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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6

새댁의 위험한 취미 - 아로 히로시 : 별점 2점

"새댁의 위험한 취미 若奥さまのア・ブ・ナ・イ"

방대하고 깊이 있는 리뷰가 많아서 자주 찾는 만보님 블로그에서 알게 된 만화. 만보님 정보대로 J Comic에서 공짜로 볼 수 있어서 보게 되었습니다.

아로 히로시는 국내에서는 정말로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이지만 저에게는 굉장히 깊은 인상을 심어준 작가입니다. 왜냐하면 대표작 중 하나인 "유&미"를 일본에서의 단행본 발행과 거의 동시에 실시간으로 접했기 때문이에요. 지금 읽으면 낡아보이고 유치한 스타일일 수 있지만 당시에는 정말 끝장이었었죠. 그야말로 과격 슬랩스틱 싸이코 캐릭터 개그의 결정판이었으니까요. (이 역시 J Comic에서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

이 작품은 "유&미"와 같은 캐릭터 개그물로, 2편의 시리즈가 함께 실려 있는 구성의 옴니버스 단편집입니다. 첫 번째 시리즈는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내 아내라면?"이라는 발상에서 시작된 듯한 표제작입니다.

사실 요새는 용사, 마왕이라던가 지구정복을 하러 온 괴인, 심지어는 신까지 평범한 곳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 많아서 설정 면에서는 특이하다고 보기는 어렵겠죠. 그러나 발표 시기를 감안한다면 선구자적인 작품일 수 있으며, 남편의 은밀한 취미 부분은 확실히 깼습니다. 또 기묘한 발명품들의 재미도 쏠쏠한 것도 장점입니다. 나름 과학적 근거까지 제시하는 것들도 있고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고도차를 이용한 풍력 발전 이야기가 괜찮더군요. "피스 전기 만물상"이나 "도라에몽"의 성인 버전이라고 해도 괜찮을 정도로 잘 짜여진 이야기들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성인 버전다운 므흣한 장면들도 적절히 삽입된 것도 마음에 든 부분이고요.

그러나 서둘러 대충 끝내고 슈퍼 히어로물의 대사 ("언젠간 또다른 영웅이 나타날 것이다 어쩌구")로 마무리하는 결말은 영 마음에 들지 않네요. 좀 더 길게 끌고 나갈 수 있는 이야기였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시리즈인 미녀 매드사이언티스트가 나오는 "오쿠 치치부 연구소"는 일반적인 매드 사이언티스트에 충실한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전작보다도 더 별로더군요. 조수 사이보그의 "극도로 인간에 가까운 사이보그"라는 설정 개그는 볼 만했고, 바이오 의류와 광물 수집 물고기 이야기는 그럴듯했지만 확실히 전작보다는 깨는 맛이 덜했거든요.

이래저래 별점은 2점. 그래도 저에게 잊혀진 이름과 다름없었던 작가를 다시 떠올리게 한 추억 점수는 값을 매기기 힘들긴 합니다.

그나저나 잠깐 작가의 근황을 조사해보니 "후타바군 체인지" 이후 별다른 작품 없이 잊혀져가다가 요사이는 성인만화 쪽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그림도 그닥 특출난 것이 없고 개그도 지금 읽기에는 시대착오적인 캐릭터 개그에 불과할 수 있으나 나름 한 시대를 풍미한 작가인데 좀 아련합니다... (물론 본인은 그게 더 행복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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