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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3

전쟁 연대기 1/2 - 조셉 커민스 / 김지원, 김후 : 별점 4점

 

전쟁 연대기 1 - 8점
조셉 커민스 지음, 김지원.김후 옮김/니케북스

전쟁 연대기 2 - 8점
조셉 커민스 지음, 김지원.김후 옮김/니케북스

제목 그대로 역사의 흐름을 바꾼 주요 전쟁에 대해 기원전 그리스 - 페르시아 전쟁부터 최근의 이란 - 이라크 전쟁까지를 2권 800여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설명해 주는 전쟁사 - 미시사 서적.

개인적으로 역사 서적, 특히 미시사 서적, 그 중에서도 일제 강점기나 전쟁사를 다룬 책들을 좋아해서 많이 읽은 편입니다. 이 책 작가의 전작을 비롯하여 전쟁사 서적은 이런 것들을 읽었었죠. (더 많은데 이글루스 내 검색이 안되서 링크 걸기가 힘드네요)
그런데 이 책은 다른 책들과는 비교를 불허합니다. 주요 "전쟁"에 집중하는 것은 다른 전쟁사 서적과 유사하나 해당 전쟁의 동기와 결과, 그리고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과 병기는 물론 이후 역사가 어떻게 되었는지까지를 1, 2권 800페이지 이상되는 방대한 분량에서 다양한 도판과 함께 상세하게 소개해주고 있어서 자료적 가치가 굉장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내용이 알차지만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항목을 몇개 꼽아보자면,
1권에서는 에스파냐의 멕시코 정복, 임진왜란, 대북방 전쟁이 눈에 들어옵니다.
에스파냐의 멕스코 정복은 몬테수마 왕이 다스리던 멕시카 제국을 정복한 코르테스의 정복전쟁 이야기입니다. 그동안은 신병기의 힘으로 코르테스가 비교적 수월하게 정복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사실은 압제에 시달리던 지역민의 협력을 통해 2만 ~ 2만 5천명이라는 군대를 출력시켜 병력의 우위로 제압한 것이라는 것은 처음 알았어요.
그리고 임진왜란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내용이죠. 약간의 오류가 있기는 해도 비교적 정확하게 서술하고 있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핵심 전쟁으로 한산도 대첩을 꼽은 것, 의병의 활동을 중요한 포인트로 잡은 것 등이 좋은 예겠죠.
대북방 전쟁은 스웨덴의 카를왕과 러시아의 표토르 대제가 맞붙어 자웅을 겨룬 내용인데 그야말로 군웅물을 보는 듯한 드라마틱한 이야기였습니다. 대하드라마나 만화의 소재로 사용해도 좋지 않을까 싶었어요.

2권에서는 태평천국의 난, 영국 - 줄루 전쟁, 멕시코 혁명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태평천국의 난에서의 홍수전과 태평천국군의 흥망성쇠는 공부가 부족하여 다른 곳에서 접해 보지 못했었는데 광신자들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잘 느끼게 해 주었어요. 식량이 떨어진 난징에서 홍수전이 "모두 만나를 먹게 해 주겠다" 며 잡초를 뜯어먹었다는 것이 그 전형이겠죠. 그리고 홍수전이 선교사에게 받은 <권세양언>이라는 전도서가 결국은 이 난의 원인인데 성서의 내용을 중국식으로 열정적, 예언적으로 바꾼 탓이 크다는 내용도 충격적이었어요. 그야말로 혹세무민이 따로 없는 것이니까요.
영국 - 줄루 전쟁에서는 줄루왕 케츠와요가 끝까지 영국군과 협상하려 했으나 영국이 협상조건으로 내 놓은 줄루족 부대가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해야 한다는 것을 강요할 수 없어서 결국 파멸적인 울룬디 전투가 벌어졌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네요. 전사들에게 체면과 자부심은 포기할 수 없는 것이었겠지만 후일을 기약하는 것이 확실히 나았을 겁니다. <캄 브레이커>의 명대사가 떠오르네요. "패배를 인정하고 후일을 기약하는 것이 진정한 사나이인거야!"
마지막 멕시코 혁명 이야기는 이름만 많이 들어봤지 실제로는 잘 알지 못하는 판초 비야가 누구인지, 전쟁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해줘서 좋았습니다. "비바 사파타!"로 유명한 사파타에 대해서도 잘 알게 된 계기가 되었고요. 판초 비야와 사파타가 손을 잡았더라면,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멕시코가 더 살기 좋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태여 약간의 단점을 들자면 아무래도 서양인의 시각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에 그쪽 역사에 많이 치중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그래도 모든 이야기들이 익히 알고 있던 것이라도 새로운 시각, 다양하고 화려한 도판으로 상세하게 설명되기에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번의 긴 추석연휴를 즐겁게 보내게 해 준 일등공신이에요. 별점은 4점입니다. 당분간 전쟁사책은 안 읽어도 되겠어요.

덧붙이자면, 인터넷 교보문고 특가로 5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하여 기쁨 두배였습니다. 정가로 구입해도 후회가 없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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