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사의 뒷얘기 4 - 과학적 발견 - |
1,2,3권은 수십년 전에 이미 읽었기에 있는지도 몰랐던 4권부터 읽게 되었습니다.
4권의 부제는 "과학적 발견", '새로운 것이 어떻게 발견, 발명되었고 그것이 어떻게 널리 퍼지게 되었는가?'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 1. 최초의 압력솥
- 2. 유별난 스테이크 굽는 법
- 3. 한 접시의 감자
- 4. 튤립광 시대
- 5. 콩에 얽힌 기담
- 6. 애플파이와 열의 전도
- 7. 병맥주의 효시
- 8. 담배는 만병 통치약
- 9. 보라빛 속에서 태어나
- 10. 두가지 식물 염료
- 11. 두 수도승, 누에알을 훔쳐내다
- 12. 국왕을 위해 면양을 훔쳐내다
- 13. 정부를 위해 고무의 씨앗을 훔쳐내다
- 14. 음악을 잘하는 못대장장이
- 15. 도기와 자기
- 16. 셰필드의 칼 대장장이
- 17. 현수교 위에서는 발을 맞추지 말라
- 18. 플림솔의 마크 - 만재홀수선
- 19. 초기의 증기기관
- 20. 기관차, 길에 나오다
- 21. 탱크의 비밀
- 22. 일식, 월식의 공포
- 23. 우리에게 열하루를 돌려다오
- 24. 콜롬부스와 달걀
목차만 보아도 알 수 있지만, 과학적 발견 이외의 것들도 많이 실려있습니다. 감자와 담배가 전래된 과정, 네덜란드의 튤립광 시대를 다룬 부분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 모두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티레의 쇠고둥에서 보라색을, 섀프런과 꼭두서니에서 오렌지색과 붉은색을 추출하여 천연 염료로 쓴다는건 처음 알았고요.
또한, 산업스파이 행위에 대한 상세한 소개도 볼거리입니다. 예를 들자면 러시아의 못 만드는 기계를 바이올린 연주자로 가장하여 2년 동안 친분을 쌓은 뒤 설계도를 그려 귀국했지만, 중요한 핵심 설계도가 빠져 있어서 제대로 동작하지 않자 다시 잠입하여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자르기 전에 물을 뿌린다'를 알아낸다는 이야기처럼요. 이 이야기가 실재인지, 아니면 허구인지도 저자가 자세하게 설명해 줍니다(실재로 있었음직한 이야기라고 하네요).
그 외에도 와트의 증기기관에 대한 상세한 설명, 탱크의 탄생에 대한 비밀 등 진짜 발명 이야기도 많습니다. 현수교 위를 행진하던 군대가 발을 맞추어서 공진현상이 일어나 현수교가 무너진 사건 같은 황당한 이야기는 보너스 같은 느낌이고요.
아울러 책 뒤 번역자의 말도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최대한 많은 자료를 가지고 번역에 신경 쓴 노고도 감탄스럽지만 번역한 해가 1973년이기 때문입니다! 무려 40년 전, 저와 같은 나이의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더욱 반가웠습니다.
그러나 책 자체의 완성도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뒤로 갈수록 그렇잖아도 형편없었던 인쇄가 더 엉망이라 글자 자체가 번지고 어떤 페이지는 반쯤은 흐릿하게 인쇄되는 등 기본적인 부분이 부실한 탓입니다. 웬만한 복사집 제본책보다도 못한 결과물이에요. 책 뒤를 보니 2006년에 13쇄를 찍은 이후의 기록이 없고, 원래의 가격을 칼로 파내고 8,000원이라는 가격 스티커를 붙여 놓았던데 원가 천 원 이하의 재고본을 쌓아놓고 저 같은 호구에게 책을 팔아서 연명하는 게 아닌가 싶은 의심마저 듭니다.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내용만 본다면 8,000원이라는 가격은 그다지 과하지 않고 저만의 옛 추억을 되새기는 의미에서는 충분히 지불할 만한 가격이지만 이래서야 남에게 권하기는 어렵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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