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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11

중세의 뒷골목 풍경 - 양태자 : 별점 3점

중세의 뒷골목 풍경 - 6점
양태자 지음/이랑

한국인 양태자 박사가 꼼꼼하게 조사한 중세 유럽의 갖가지 문화와 풍속을 소개하는 미시사 서적입니다. 결혼, 구혼, 성문화, 패션과 유행, 도박, 술, 장례문화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장점이라면 딱딱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쓰여졌다는 것입니다. 소개하는 주제마다 적절한 도판으로 이해를 도와주는 것도 좋고요. 이 점은 바로 전에 읽은 "에도의 패스트푸드"와는 정반대이지요. 짧은 분량이지만 핵심을 전달하는 글솜씨가 빼어난 덕입니다. 

출처로 밝히는 사료도 굉장히 방대합니다. 이 책 한 권만 읽어도 중세 유럽의 생활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실려 있는 내용 모두가 재미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를 몇 개 소개하자면, 먼저 당시 있었다고 널리 알려진 '영주의 초야권'을 다룬 항목입니다. 저 역시도 존재했던 역사로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현재도 찬반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검증되지 않는 사실이라고 하네요.

또 성문화 항목(네, 관심이 안 갈 수가 없죠)이 흥미를 당기는데, 실려 있는 '남성 성기능 보충약(정력제)' 처방 몇 개 소개해 보겠습니다.

  1. 금어초를 씹어 먹는다.
  2. 절인 생강을 먹는다.
  3. 튤립의 뿌리, 일반 양파, 지중해 지방에서 나는 아니스, 파, 회향풀, 엉겅퀴, 사프란 등도 권장

이른바 '최음제'도 등장합니다. 소박하면서도 현실적인 처방입니다.

  1. 노란 순무
  2. 파슬리와 당근
  3. 가지과의 독초인 사리풀

이외에도 소매를 떼었다 붙였다 하는 옷의 유행 등 새롭고 재미난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추천작입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중세 문화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필독서라 생각되네요. 이런 좋은 책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쓰였다는 게 자랑스럽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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