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13/09/19

전쟁의 재발견 - 김도균 : 별점 2점

전쟁의 재발견 - 4점
김도균 지음/추수밭(청림출판)

세계사에 이름을 남긴 유명한 전쟁을 몇개의 테마로 묶어서 엮은 전쟁-미시사 서적.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1장. 세계사를 뒤흔든 천재적 조직술_ 군대의 재발견
전장에서 꽃피운 사랑―고대 그리스의 동성애 군대, ‘신성대’
수천 년 이어온 베트남 저항정신의 상징―고대 베트남의 여성 전사, 쯩 자매
오스만튀르크의 전성기를 구가한 ‘병정개미’―술탄의 친위대 예니체리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자유를 향한 열망―미국 최초의 흑인 부대, 54연대
독일군의 밤잠을 설치게 한 ‘밤의 마녀들’―소련 여성 폭격기 연대
붉은 꼬리의 검은 조종사들―아주 특별한 흑인 비행대대, 터스키기 비행대
소련의 보이지 않는 사단―히틀러도 감쪽같이 속은 소련군의 동원 제도
일본의 피를 이어받아 미군을 위해 싸우다―일본계 2세로 편성된 미군의 442연대
죽음으로도 씻을 수 없는 죄?―소련의 죄수 부대, 형벌 대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귀신도 울고 가다―미국의 땅굴전 특수부대, ‘터널 래츠’
전사는 죽어서도 전사다―전사자의 여로
힘들고 지친 병사들의 로망, 핀업걸―전장의 엔터테인먼트

2장. 인류의 문명을 비약시킨 천재적 기술_ 무기의 재발견
세계 대변혁을 일으킨 작은 금속 조각―중세 봉건시대를 연 등자
스멀스멀 피어오른 노란 안개의 정체―영혼 없는 한 과학자의 비극과 독가스
대량 살상을 부른 속도에 대한 열정―보병을 참호 속으로 밀어 넣은 기관총
독일군의 오금을 저리게 한 철갑 괴물―지상전의 왕자, 전차의 탄생
‘크기’가 승패를 가른다―대함거포주의의 산물, 드레드노트
소리 없이 다가와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다―해전의 필살 병기, 어뢰
전쟁을 가장 비인도적으로 만든 주인공―숨은 살인자, 지뢰
무인 폭격기, 미사일의 공포―나치 독일의 보복 병기, V-1과 V-2
빗나간 열정이 만든 인류 최대 재앙―현대판 ‘다모클레스의 칼’, 원자폭탄
군견 칩스가 훈장을 빼앗긴 사연―주인을 사랑한 군견의 죄
금강산도 식후경?―군 사기와 직결된 전투 식량의 역사
전장에서는 죽음에도 순서가 있다―야전 의료 시스템의 역사
‘뽕’ 맞은 전사들―전쟁의 우울한 이면, 약물

3장. 극한의 상황에서 꽃피운 천재적 리더십_ 전투의 재발견
한니발, 세계 최강 로마군을 전멸시키다―포위 섬멸전의 교과서, 칸나에전투
포위한 군대가 포위당하다―카이사르의 알레시아 공방전
‘신의 도리깨’, 유럽을 내리치다―유럽인의 황색 공포, 레그니차전투
십자가와 코란, 역사적인 첫 대결을 펼치다―레판토 해전
영국군 역사상 가장 졸렬한 전쟁―무능하기 그지없는 지휘관과 발라클라바전투
아메리카 원주민 최후의 저항―완벽한 승리와 치졸한 복수, 리틀빅혼전투
역사상 가장 값비싼 따귀 한 대―일파만파의 교훈, 타넨베르크전투
외로운 섬을 지켜낸 영국인 ‘최고의 시간’―‘나치 팽창’의 마지막 방어선, 영국전투
전투에서 지고 전쟁에서 승리하다―명절의 허를 찌른 베트남전 구정 공세

4장. 인간을 극한으로 몰고 간 천재적 심리술_ 군가의 재발견
켈트인의 아련한 독립의 꿈―〈스코틀랜드 더 브레이브〉
레드 코트, 줄루 전사들의 창을 꺾다―〈할렉의 사나이들〉
세계에서 가장 살벌한 국가―〈라 마르세예즈〉
한 급진주의자의 죽음이 부른 거대한 전쟁―〈존 브라운의 시신〉
파리를 핏빛으로 물들인 코뮌의 슬픈 봄―〈체리가 익을 무렵〉
피어보지도 못한 칠레 민중의 혁명가요―〈벤세레모스〉
영광과 피투성이는 한 끗 차이―〈라이저 위에 피〉
그림자 전사들의 연가―〈발라드 오브 그린베레

이렇게 총 4장으로 구분되는데 1장, 2장, 4장이 괜찮았어요.
1장에서는 술탄의 최정예 부대 예니체리의 흥망성쇠를 그린 이야기는 <환관탐정 미스터 야심>이, 남북전쟁 당시 북군의 흑인 부대였던 54연대를 다룬 이야기는 영화 <글로리 - 영광의 깃발>이 떠올라서 더 재미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소련의 형벌부대나 월남전의 미군 땅굴전 특수부대 터널 래츠 등이 인상적이었고요.
2장에서는 약물을 다룬 이야기에서 고대 바이킹 전사 베르세르크의 종교의식 광대버섯을 먹인 순록의 오줌이 사용되었다는 것을 처음 알게되었습니다. 이유는 광대버섯의 암페타민이 축적되어 환각효과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중독자들이 들으면 꽤나 솔깃할 정보인것 같네요.
4장은 "군가"라는 주제부터가 굉장히 이색적일 뿐 아니라 해당 군가가 발표된 시기, 발표된 이유를 디테일하게 그리려는 시도가 아주 좋았습니다. 노예해방론자인 광신자 브라운의 이야기를 다룬 <존 브라운의 시신>, 칠레의 살바도르 아옌데 정권의 최후를 그린 <벤세레모스> 등이 그 중 마음에 든 항목들이고요. 물론 "군가"로 보기 힘든 노래가 함께 실려있다는 점, 그리고 웨일즈의 군가를 다루면서 줄루전쟁 이야기로 이어지는 <할렉의 사나이들>과 같이 군가와 실제 내용의 연관성이 거의 없는 이야기가 있다는 약간의 단점이 있기는 합니다만 독특한 주제를 다루었기에 어쩔 수 없는 점이었겠죠.

그러나 다른 책에서 많이 접했던 유명 전쟁사 내용을 다시 반복하는 것에 불과한 3장과 부실한 도판은 무척이나 아쉬운 부분입니다. 도판은 그렇잖아도 부실한데 한장짜리 이미지를 4장으로 약간의 톤을 조절하여 복사하여 실어놓은 기이한 편집으로 실려있어서 더 짜증났어요. 딱히 보기좋은 것도 아니고 디자인적으로 뛰어난 것도 아닌 그야말로 삽질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며 4장 하나만큼은 다른 곳에서 접하기 힘든 주제이기는 하나 자료적인 가치가 있다고 보기에는 내용이 지나치게 간략하고 요약되어 있으며 도판이 부실한 점이 발목을 잡습니다. 진지한 전쟁사를 원하시는 분들께 권해드리기는 어려우며 짤막하게 심심풀이로 읽을거리를 찾으신다면 적당한 책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