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17/07/30

바쿠만 (2015) - 오오네 히토시 : 별점 1.5점

 

히트만화 <<바쿠만>>이 영화화되었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지만 별 관심없던 차에, 이용하는 '옥수수' 앱에 무료 영화로 등록되어 있어 보 되었습니다. 와이프가 애청하는 <<품위있는 그녀>>라는 막장 드라마가 방영하는 동안 눈과 귀를 잡아둘 무언가가 필요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영화는 기대를 밑돕니다. 원작에서 가장 좋았던, 여러 편집자 및 라이벌들과의 대화와 경쟁을 통해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나간다는 부분은 거의 사라졌으며, 당연히 <<소년 점프>>의 독자 앙케이트를 통한 순위 경쟁이라는 핵심 요소 역시 제대로 등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원작을 상위 호환 각색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어설픈 코스프레로 원작 에피소드만 나열하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겠죠. 
캐릭터들의 각색도 아주 심각합니다. 모리타카를 좋아하는 여자의 응원 한마디로 만화에 목숨을 거는 열혈 청춘으로 단순화 한 것은 짧은 분량의 영화화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덕분에 슈진의 분량이 대폭 삭제된 것은 대표적인 실수죠. 슈진은 원작을 쓴다고는 하지만, 초반 몇 장면을 제외하고는 '서태지가 만화 어시스턴트를 하네?'라고 생각될 정도의 역할 밖에는 소화하고 있지 못하거든요. 하기사, 슈진 정도는 악역으로 돌변한 니즈마 에이지에 비하면 약과죠. 자기 실력에 자신이 있어서 건방을 떠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애초에 이런 역할은 불필요한 이야기 구조였습니다. 편집부와의 갈등을 중심축으로 그렸어야 하는데 괜히 원작의 인기 캐릭터를 끌고 들어오려고 무리한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아요. 기묘한 CG와 함께 니즈마와 사이코, 슈진 컴비가 그림을 그려가며 싸우는 장면은 개중 최악이고요. 이럴거라면 두 작가 작품 속 캐릭터가 작가들을 대신해서 싸우는 식으로 화면을 꾸미는게 훨씬 보기도 좋고, 내용도 와 닿았을 것 같더군요. 

또 클라이막스라 할 수 있는, 사이코가 병으로 쓰러진 후 친구들과 함께 연재 분량을 완성하여 개제한다는 것도 솔직히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어시스턴트를 왜 안쓰는지부터가 제대로 설명되지 않으니까요. 이렇게 연재를 한 회 연장한다고 뭐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기에 '우정, 노력, 승리'라는 점프 3대 키워드를 써먹기 적합한 장면도 아니었어요. 대체 누구한테, 뭘 이겼단 말입니까?

물론 몇몇 인상적인 장면이 없지는 않습니다. 주인공과 라이벌들의 만화라던가, 만화를 그리는 부분의 디테일은 상당히 괜찮았어요. 실제로 오바타 타케시가 직접 작화를 맡은 듯한 사이코의 만화는 특히나 그럴듯 했고요. 그러나 여러모로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드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요새 일본 영화계가 위기라고 하는데 왜 그런지 와 닿는 느낌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