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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7

그가 사망한 이유는 무엇일까 - 류위즈.바이잉위 / 강은혜 : 별점 2.5점

그가 사망한 이유는 무엇일까 - 6점
류위즈.바이잉위 지음, 강은혜 옮김/시그마북스


두 대만 의사의 의학 관련 컬럼 모음집.

1, 2부로 구분되는데 1부 <<죽음의 현장>>은 역사 속 유명한 죽음에 대해 현대 의학 지식을 동원하여 상세하게 설명하는 이야기들입니다. 링컨, 가필드, 루즈벨트 등 미국 대통령들의 사인에 대해 분석하고, 이를 현대 의학으로는 어떻게 치료하였을지에 대해 설명하는 식으로요. 
2부는 <<죽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라는 주제로 역사 속 '과장(?)'이나 여러가지 상식에 대해서 현대 의학을 기반으로 설명하고 있고요.

1부가 전체 분량의 2/3를 넘는 핵심 내용이기는 한데 개인적으로는 2부가 더 재미있었습니다. 1부는 해당 사건, 인물에 대해 깊이 알고 있지 않으면 큰 흥미를 느끼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죽음도 당연한 것이라 내용이 와 닿지도 않았고요. 예를 들어 조지 워싱턴의 병명은 급성 후두개염인데 사혈요법 (피를 뽑는 것)으로 치료하려 해 죽었으며, 현대 의학으로 충분히 살릴 수 있었다!고 설명하지만 사망한 당시 나이가 이미 60대 후반으로 당시 평균 연령을 본다면 어차피 오래 살지는 못했으리라 생각되기 때문이에요. 만약 그를 살릴 수 있었다면 다른 병들도 적절히 치료되어 평균 수명이 올라갔겠죠.
하지만 2부는 '잘린 머리가 말을 할 수 있나?'와 같은 주제를 의학적으로 풀어내고 있어서 보다 흥미로왔어요. 

물론 1부도 아주 건질게 없지는 않습니다. 의료사고라고 해도 무방할 마이클 잭슨 죽음의 진상이라던가, 아라비아 로렌스 사고 이야기 등은 재미있었어요. 저자들이 이런저런 컬럼을 많이 쓴 글쟁이(?)라 글도 쑥쑥 잘 읽히고요. 실제 역사 속 인물에 얽힌 이야기와 우리의 현실을 이어주면서 흥미를 잡아끄는 솜씨가 특히 좋더군요. 아라비아의 로렌스 이야기가 대표적입니다. 로렌스는 오토바이를 타다가 사고로 머리에 심각한 외상을 입어 사망했다고 설명하면서, 영화에서 종종 사람의 머리를 때려 기절시키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행위라는 것을 짚어주거든요. 기절할 정도로 강력한 충격을 받으면 뇌내출혈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서 점점 악화될 것이고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하면 결국 죽을 수도 있다고 하네요. 영화 <<천장지구>>에서 유덕화는 머리를 심하게 맞고 결국 죽긴 했지만요. 이에 더해 로렌스를 치료하던 젊은 의사 휴 케언스가 이 사건을 계기로 오토바이 탑승자가 헬멧을 착용할 것을 제안했다는 것이 더해지는 구성입니다. 그나저나 헬멧이 로렌스와 관련이 있다니 의외네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그래도 더 많은 생명을 구하게 된 것은 다행입니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긴 하나 앞서 말씀드린대로, 짧아도 2부가 더 제 취향입니다. 잘린 머리가 말을 하지 못하는 것, 머리가 잘린 순간 몸이 벌떡 뛰어오른다던가 죽어서 서 있을 수 없다는 것, 남성은 사망 후에도 발기하고 사정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오래 지나면 불가능 하다는 것, 사후 경직이 지나면 경직이 풀리기에 강시는 존재할 수 없다 등등 재미있는 이야기가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시신을 훼손하는 것이 시신을 은폐하는 가장 하책이라고 지적하는 것도 색달랐어요. 분해 속도만 따지면 실외에 노출된 시신이 가장 빠르다는 이유에 기반하는데 아주 신선했습니다.시신을 숨기면 곤충 등의 접근이 막혀 분해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이죠. 강에 버리면 떠오를 수 있고, 바닷물은 염분 때문에 분해는 더 느려지고요. 땅에 묻으면 분해속도는 물 속에 던지는 것보다도 더 느려진다고 하네요.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5점. 분량에 비하면 건질게 많다고 보기는 어렵고, 읽기전 기대에 미치지도 못했지만 한번 쯤 읽을만 합니다.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신다면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경직 시간은 이런저런 곳에 쓰임직하기에 몇 자 인용하며 글을 마칩니다.
쥐를 이용하여 실험한 결과 섭씨 6도일 때 시체는 48~60 시간 후 비로서 완전히 딱딱해졌고 168시간 후 사후경직이 완전히 사라졌다. 섭씨 24도일 때 시체는 5시간 후 완전히 딱딱해졌고 16시간이 지나자 사후경직이 사라졌다. 섭씨 37도일 때는 3시간 후 완전히 딱딱해졌고 6시간이 지나자 사후경직이 사라졌다.
인체의 근육은 쥐보다 훨씬 많아서 사후경직이 지속되는 시간도 비교적 길다. 법의학자는 섭씨 5도에서 냉장한 시체 146구를 관찰하여 시체의 사후경직이 10일간 지속되었으며 심지어 16일까지 지속되는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는 사후경직이 완전히 사라지는 데 28일이 필요했을 것이다.
중독으로 사망한 경우 사후경직 시간도 달라진다. 스트리키닌 중독일 경우 사후경직의 출현과 해제는 가속화되고, 일산화탄소 중독일 경우에는 사후경직이 풀리는 시간이 길어진다.
사후경직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은 바로 운동이다. 사후경직은 근육세포의 다네소니 삼인산 함량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사망하기 전 격렬한 운동 또는 반항이나 몸싸움을 한 경우 아데노신 삼인산이 모두 소모되어 사후경직이 비교적 빠르게 일어난다. (264~26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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