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프라이즈 : 인물편 - ![]()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제작팀 지음/MBC C&I(MBC프로덕션) |
MBC의 방송 프로그램 "서프라이즈"에서 다루었던 인물들이 소개되는 책입니다. 그런데 직전에 읽은 "사건편"보다도 더 재미없고 자료적 가치도 없습니다. 두 권이 세트 느낌이라 한꺼번에 읽기는 했지만 역시, 슬픈 예감은 틀리지가 않네요.
그나마 기대에 최소한이나마 값했던 이야기는 피타고라스 이야기 뿐입니다. 피타고라스가 무리수라는 개념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무리수를 발견한 제자 히파수스를 죽였고, 무리수를 아르곤이라고 명명한 뒤 외부로 누설되는 것을 강력히 금지했다. 그러나 무리수의 개념은 얼마후 피타고라스의 발견으로 공식 발표되었고, 오히려 거기서 확장된 개념 - 예를 들어 정오각형의 한 변과 대각선의 비는 1:1.618이라는 황금분할의 비율이다! - 이었다는건데 꽤나 그럴듯했습니다. 뭔가 수학 관련 추리소설 소재로도 쓸만해 보였고요.
그러나 그 외에는 대체로 너무 잘 알려져 있어서 식상한 이야기, 별로 미스터리하지 않은 가쉽과 스캔들, 기묘하고 흥미롭더라도 진위 여부는 의심스러운 이야기들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별 관련 없는 것들을 정말로 중요했던 단서나 진상처럼 포장해서 이야기하는 전개 방식은 정말 짜증납니다. 대표적인게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에서 진 이유는 러시아가 오스만 제국과 휴전하고 모든 대군을 프랑스에 쏟아 부었기 때문이며, 이는 나폴레옹을 증오한 오스만 황제의 어머니 에메 뒤비크 때문이었다!는 겁니다. 억지도 정도껏 해야지요... 하긴, "사건편"에서의, 워털루 전쟁 패전 원인은 통조림 대신 병조림을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보다는 조금 나아 보이기는 합니다만.
아인슈타인을 유혹한 화가의 아내 마르가리타는 사실 소련의 스파이였으며, 그녀에게 아인슈타인이 연구 기밀을 제공한 덕분에 소련이 원자폭탄 개발에 성공했다는 이야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드라마틱하기는 하지만 소련의 핵개발은 이렇게 단순하게 이루어진게 아니라는건 잘 알려져 있으니까요.
스타들에 대한 이야기들은 개중 나은 편이기는 합니다. 예로는 에디트 피아프와 결혼했던 21살 연하의 테오 이야기를 들 수 있습니다. 에디트가 결혼하고 1년만에 사망하자 테오는 임종 사진 보도에 대한 독점권을 팔았습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이 결혼은 돈이 목적이었다고 비난했고요. 허나 테오가 7년 뒤 사망한 후, 의외의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에디트 피아프가 엄청난 부채에 시달리고 있어서 그 빚을 테오가 대신 갚아 주었다는 것이지요.
장국영 자살 사건을 소개하며 그는 타살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설이 제기하는 부분도 추리소설 같아서 재미있었습니다. 등장하는 의혹들은 제법 그럴듯한데, 과연 진상이 무엇일지 궁금해지네요.
그런데 이런 스타들에 대한 이야기들은 흥미롭기는 하지만, 가쉽에 가깝다는 문제는 큽니다. "서프라이즈"가 아니라 "연예가 중계"에 가까운 내용들이거든요.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사건편"보다도 가치가 낮아 점수를 줄 만한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인터넷의 유사 사이트 검색보다 나은 점 역시 전무하고요. 가격까지 비싸니 구태여 찾아 읽지 마시기 바립니다.
덧붙이자면, 개인적으로는 방영 당시 아주 흥미롭게 보았던 일본의 여왕벌 히가 가즈코 이야기가 빠진게 의외였습니다. 검증된 사실일 뿐더러 충격적인 내용으로 이 책에 딱 맞는 소재인데 왜 빠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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