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라이즈 : 사건편 -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제작팀 지음/MBC C&I(MBC프로덕션) |
<<서프라이즈>>는 최근 잘 보지는 않지만 예전에는 저도 자주 보았던 프로그램이기도 합니다. 제 절친 철호군의 애청 프로그램이기도 하고요. 이 친구가 얼마나 좋아하냐 하면, 예전에 월드컵으로 <<서프라이즈>>가 결방하자 짜증을 낼 정도였죠. 아 철호야 보고싶다....
여튼, 이 <<사건편>>은 제목 그대로 <<서프라이즈>>에 소개되었던 기묘한 사건들 중 약 90여편을 소개해 주는 책입니다.
하지만 내용이 의외성이 있다거나, 크게 새로운 이야기는 많지 않습니다. 이런 류의 컨텐츠는 이미 지겨울 정도로 많이 접해본 것이기도 하고요. 예를 들자면 아틀란티스, 모아이, 마야, 일루미나티, 야마시타 골드, 사해 사본, 코덱스 기가스.... 이런 저런 곳에서 하도 많이 언급해서 이제 쉬어버렸다고 해도 무방할 이야기들이죠.
게다가 400페이지 정도 분량에 무려 11개 주제, 90여편의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는 탓에 그다지 자세하거나 깊이 있지도 않습니다. 한 이야기당 4페이지를 할당하기도 버거울 정도이니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무엇보다도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TV에서 방영한 이야기를 가공한 것임에도 단 한장의 도판도 수록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밀림 속 신비의 사원과 같은 고대 유적이나 그림, 주요 문화재와 같은 소재는 도판이 굉장히 큰 도움이 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또 주제에 맞춰 이야기를 너무 각색하여 본질, 실제 역사가 왜곡되는 듯한 느낌의 이야기도 몇 있습니다. 나폴레옹이 워털루에서 패배한 이유가 병조림 때문이라는 (영국은 더욱 개선된 통조림을 장비) 주장이 대표적이죠.
그래도 아주 건질게 없지는 않습니다. 우선은 이슬람의 신비의 명검 다마스쿠스 검에 대한 이야기. 칼 표면의 소용돌이 또는 물결무늬가 특징인데 이 무늬가 강도와 탄력성을 부여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은 처음 알았네요. 700도까지 가열한 후 280도에서 담금질을 하였다는 제조법 또한 마찬가지고요. 마지막으로 다마스쿠스 검의 최신 분석 결과로는 탄소나노튜브가 검출되었다고 하니 놀랍기만 할 따름입니다. 오래전에 감상했던 <<13번째 전사>>에서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분한 이븐 파들란이 전투를 앞두고 준비하던 칼이 떠오르기도 했고요.
중세 집집마다 상비했던 명약 무미야는 사실 이집트 미라를 갈아서 만든 것이라는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미이라를 만들 때 쓴 "몰약" 성분 덕분이라는데 몰약은 말로는 많이 들었지만 성분이 무엇인지는 몰랐는데 공부가 많이 되었습니다. 동부아프리카 해안 자생 나무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살균, 정화 능력이 탁월하다네요.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속에 암호가 숨겨져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된 사실입니다. 그림 위에 다섯 줄의 평행선을 그리고 제자들의 손과 빵의 위치에 점을 찍은 후 거울에 반전시켜 40초 분량의 찬송곡이 나왔다는군요. 이거야말로 TV로 보았으면 그림, 음악이 실제로 나왔을터라 더욱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그 외에도 나우루 공화국이 인광석을 바탕으로 엄청난 복지를 이루었지만 자원 고갈, 환경 오염 및 섬의 고도가 낮아져 가난과 공포에 휩싸인 삶을 살아간다는 이야기라던가 하트셉수트의 사망 원인이 당뇨병, 온 몸에 퍼진 골암이었다는 이야기 등등도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TV로 보는게 더욱 의미있는 내용들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책으로 읽을만큼 가치가 있는 내용이라 생각되지도 않고요. 책으로서의 완성도 역시 수십년 전 리더스다이제스트에서 발간한 <<세계진문기담>>이나 <<세계상식백과>> 등과 비교해보아도 현격하게 처집니다. 별점은 2점. 궁금하신 주제가 있으시다면 인터넷으로 찾아보시는 것이 훨씬 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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