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16/05/10

퀸 수사국 - 엘러리 퀸 / 배지은 : 별점 2점

퀸 수사국 - 4점 엘러리 퀸 지음, 배지은 옮김/검은숲

엘러리 퀸 단편집. 18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300페이지도 안되는 분량이라서, 이야기의 깊이가 없다는 점입니다. 대부분 '1. 사건이 발생한다. 2. 유일한 단서로 OOO이 있다. 3. 용의자들 중 범인은 누구인가?' 로 구성되어 있을 뿐입니다. 한마디로, 엘러리 퀸이 쓴 "추리 퀴즈" 모음집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트릭이나 수수께끼의 수준이 굉장히 중요하겠지요? 그러나 역시 기대에 미치지는 못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영어권"에서만 적절하게 해석될 수 있는 일종의 말장난같은 트릭이 많은 탓입니다. "협박 부서 돈이 말한다", "희귀 서적 부서 괴상한 학장", "자살 부서 명예의 문제", "보물찾기 부서 구두쇠의 황금", "다잉메시지 부서 GI 이야기"의 다섯 편 트릭 모두 말장난입니다. "담합 부서 대리인들의 문제"는 특정 지식 전문성에 기반한 트릭이라 평범한 독자가 해독하기 어렵고요. "허위 주장 부서 타임 스퀘어의 마녀"는 추리물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형편없는 쓰레기라서 작가 명성에 누가 될 뿐입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뒷받침되지 않아서, 동기와 용의자가 명백하여 범행을 일으킬 수 없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트릭만 믿고 범행을 저지르는 이야기가 많은데, 이 역시 비현실적입니다. 훨씬 설득력있는 설명이 필요했습니다. 이 작품들이 '추리 퀴즈'가 아닌 하나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다면요.

물론 전부 폄하하기 어렵긴 합니다. 아래 작품별 리뷰에서 상세하게 설명드리겠지만, 엘러리 퀸의 명성에 걸맞는, 정통 본격물 황금기의 고급진 트릭을 사용한 작품도 있기는 하거든요. 저같은 정통파 고전 본격물의 팬에게는 번역되어 출간된 것 만으로도 아주 반가운 일이고요.

그러나 괜찮은 작품은 절반 정도에 그치며, 괜찮은 작품도 트릭을 활용한 '추리 퀴즈' 수준이라서 한 편의 "작품"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더해 별점은 2점입니다만, 좋은 작품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각 단편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포일러 가득한 점 읽으시기 전 꼭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협박 부서 돈이 말한다

촉망받는 오페라 가수 루치아를 협박하는 협박범의 정체는?
답은 중고 서점 직원 아널드였다. 루치아 출생의 비밀에 대한 협박인데, 비밀은 미국에서는 일언반구 꺼낸 적도 없으므로 영국에서 알려졌을 터였다. 즉 범인은 영국인일 가능성이 높다. 아널드는 고향을 감추기 위해 노력했지만, 긴급한 상황에서 영국식 단어를 말해서 들통나고 말았다.

우리나라도 따지면 고향을 속여왔지만 긴급한 상황에서 사투리가 튀어나왔다는 이야기입니다. 문제는 "경성탐정록"의 "운수 좋은 날"처럼 해당 언어권 독자가 아니면 풀 수 없는 트릭이라는 점입니다. 한국 독자로서 딱히 점수를 줄만한 부분이 없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담합 부서 대리인들의 문제

엄청난 돈이 걸린 권투 시합의 도전자가 유괴된다. 범인들의 요구사항은 10만 달러. 그리고 돈을 전달하는 대리인으로 엘러리 퀸이 임명된다. 범인들의 대리인은 유명한 스포츠 기자 잭맨이었다.
돈을 건네주는 자리에서 엘러리는 범인이 기자를 가장했다는걸 눈치채고 그를 제압했다. 스포츠 기자라면 모를리 없는 권투 시합에 대한 잘못된 설명을 떠벌였기 때문이었다(오서독스 스타일의 권투 선수는 라이트 훅으로 치명타를 날릴 수 없다).

일종의 말실수로 꼬투리를 잡는다는 내용인데 비약이 너무 심합니다. 엘러리가 권투에 이렇게까지 빠삭한 이유도 설명되지 않고요. 유괴범 중 한명이 배신했다는 설정도 지나치게 작위적입니다.

독특한 소재 (권투 시합과 유괴) 외에는 점수를 줄만한 부분이 없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불가능 범죄 부서 세 과부

새어머니의 유산을 노리는 두 자매는 그녀를 독살할 계획을 세웠다. 새어머니는 첫 번째 독살 기도 실패 이후 철저하게 조심하던 중이었는데, 결국 독살당하고 말았다. 어떻게 그녀를 독살할 수 있었을까?
답은 자매 중 한명이 새어머니의 주치의를 유혹한 뒤, 진찰 시 입에 넣는 체온계에 독을 바른 것!

오래전 "세계의 명탐정 50인 (이후 44인)"에서 접했던 트릭입니다. 트릭만큼은 아직도 선명하게 빛을 발할만한 멋집니다. 문제는 동기가 명확하고 용의자가 뻔해서 트릭만 믿고 범행을 저지른다는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그야말로 추리 퀴즈를 위한 이야기랄까요.

그래도 평균 이상의 트릭이 사용된 것은 분명합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희귀 서적 부서 괴상한 학장

셰익스피어 전문가인 뉴욕 대학교 인문학부 학장 매슈 아널드 호프 교수는 엘러리의 하버드 시절 은사로 두음 전환을 하는 말버릇이 있었다. 그는 셰익스피어와 베이컨의 관계를 증명하는 중요한 서적을 1만달러에 구입할 약속을 한 후, 안전을 위해 엘러리와 아버지 퀸 경감이 거래에 입회해 줄 것을 부탁했다. 그런데 도착한 현장에서 엘러리는 쓰러진 교수를 발견했다. 교수는 "고먼"이라는 말만 남기고 기절했다. 범인은 누구인가?
처음에는 영문학교 교수 오즈월드 고먼으로 의심되었으나 교수의 두음 전환 버릇을 반영하여 엘러리는 진범이 누구인지 밝혀냈다. 진범은 바로 영문학 강사 "모건"이었다.

영어권 독자를 대상으로 한 트릭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워낙에 명확한 트릭이라 풀기 어렵지는 않습니다. 추리 퀴즈라면 초심자용이랄까요? 솔직히 트릭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에요. 범행도 굉장히 허술합니다. 교수의 두음 전환은 차치하고라도 범인을 잡는 것이 별로 어렵지 않아 보였습니다. 솔직히 추리적인 면보다는 셰익스피어 관련한 도서 거래 이야기가 더 재미있었습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살인 부서 운전석

세명의 브라더스 형제는 형수 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였다. 형수가 자신들을 알거지로 만들 권한을 소유했기 때문이라는 명확한 동기가 있는 탓이었다. 그런데 범행 당일 세명 모두 자신들의 차(캐딜락, 롤스로이스, 쉐보레)를 타고 형수를 방문했기 때문에, 세 명 중 누가 범인인지는 알 수 없었다. 아마도 제비뽑기로 범인을 정한 뒤, 제비를 뽑은 사람을 다른 두 형제가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유일한 단서는 오른쪽 소매 끝자락이 푹 젖은 레인코트 뿐이었다. 범인은 누구일까?
오른쪽 소매만 젖은 이유는 비오는 날 팔로 수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며, 수신호를 오른쪽으로 보낸 이유는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었던 것. 즉, 영국 차 롤스로이스의 주인이 범인이다.

트릭과 단서가 뭐건 차종을 통해 범인이 드러난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세 대 중 한 대만 영국차니까요. 이 경우 쓸만한 소재는 운전대 위치일게 뻔하고요.
이 작품에서는 그것을 드러내기 위한 방법으로 '수신호'를 선택했는데 시대를 느끼게 하지만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동기가 되는 주식 지분에 대한 이야기 등 세세한 재미도 있고요. 

허나 레인코트의 물기가 왜 마르지 않았는지, 레인코트가 범인의 것이 확실한지 등 세세한 부분에서의 설명이 부족한 건 문제입니다. 때문에 감점하여 별점은 2점입니다.

공원 순찰 부서 각설탕

기마 순찰 경관 윌킨스는 세익스 쿠니의 시체를 발견했다. 유력한 용의자는 그에게서 협박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상원의원 크레그, 금융업자 밀라드, 정치가 스티븐스 3명이었다. 유일한 단서는 셰익스 쿠니가 죽기 전 움켜쥔 것으로 보이는 각설탕 한 개라는 다이잉 메시지 뿐이었다. "설탕"을 "돈"이라는 의미로 본다면 세 명 모두 부자이며 승마에는 문외한이라는 공톰점이 있었다. 그 외에는 사업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설탕과 관련이 있는 사람은 없었다. 최초 엘러리의 추리는 "당뇨"에 걸린 사람이 아닐까 였지만 세명 모두 당뇨와는 무관했다. 범인은 누구인가?
범인은 기마 순찰 경관 윌킨스였다. 각설탕을 손에 들고 다닌다면, 말에게 먹이기 위해서 말고는 다른 답이 없기 때문이다. 세 명 모두 승마와 무관하다면 범인은 제 4의 용의자이기도 하고.

범인이 제 4의 인물이었다는 발상의 전환이 돋보였던 작품입니다. 수수께끼고 뭐고, 마지막에 메시지를 남기려면 범인을 곧바로 지칭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엘러리의 이론도 공감할 만 하고요. 허나 다이잉 메시지로는 너무 빈약해 보이긴 합니다. 기마경찰과 각설탕이 그렇게나 짝이 잘 맞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거든요. 발표 당시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떠 올릴 수 있는 보편 타당한 상식이라면 그건 또 그것대로 너무 쉬워지니 문제네요. 결론적으로, 별점은 2점입니다.

공개 파일 부서 차가운 돈

챈슬러 호텔에서 필리 멀레인이 시체로 발견되었다. 그는 맨해튼 급여 강도 협의로 10년 복역 후 출소한 상태로, 돈을 찾으러 온 것으로 의심되었다. 그런데 그의 사체는 깨끗이 면도가 되어 있었는데, 호텔 방 안에는 수건이 없었다. 범인은 누구?
범인은 바로 메이드였다. 쓰던 수건이 없는 이유는 메이드가 가져가고 수건을 교체한 것이었다.

사소한 단서를 통해 범인이 누구인지를 밝혀내는 전형적인 고전 황금기 본격물입니다. 돈을 호텔방에숨겨 놓았다는 설정도 재미있었어요. 별점은 2.5점입니다.

횡령 부서 구관조

늙은 앤드러스 부인은 의사, 변호사, 말벗이 자신의 돈을 횡령하고 있는 사실을 알아챘다. 세명의 횡령범은 그녀를 죽여 입을 막는데 성공했지만, 마침 경찰이 들이닥쳐 그들을 체포하고 말았다. 앤드러스 부인이 미리 퀸 경감에게 연락을 했기 때문이었다. 세명 중 범인은 누구?

용의자들은 브릿지 게임 중 카드를 뽑아 범인을 뽑았다. 3, 9, 킹의 카드를 각각 뽑았는데, 킹을 뽑은 사람은 킹 옆 재떨이에 시가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의사 쿡이었다. 그러나 의사가 심장의 위치를 놓쳐 4번이나 칼질을 할 이유는 없으므로, 범인은 3을 뽑은 말벗 배곳양이다.

카드 추첨으로 실행범을 결정했다는 잔혹한 아이디어에 더해 누가 무슨 카드를 뽑았는지, 그리고 범인이 누구인지까지의 추리는 논리적이고 재미있었습니다. 그런데 의사가 심장의 위치를 잘 안다고 해도 살인을 저지르는 것은 좀 다른 이야기 아닐까요? 손이 떨릴 수도 있는 등 변수가 많은데 말이죠. 범행 직후 경찰이 들이닥쳤기에 딱히 추리가 필요한지는 잘 모르겠고요. 

이런 점에서 추리 퀴즈의 영역을 벗어나지는 못한 듯 싶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자살 부서 명예의 문제

중요한 결혼의 당사자를 협박하는 협박범과 교섭하기로 한 런던 경시청의 버크 경감이 시체로 발견되었다. 협박범이 버크 경감의 뒤통수를 쳐 돈을 빼돌린 탓에, 절망하여 자살한 것으로 보였다. 유력한 용의자 애클리, 체이스, 벤슨 중 범인은 누구인가?
유서로 보이는 셰익스피어의 대사가 영국식으로 표기되지 않은 것으로 볼 때, 범인은 문서위조범 벤슨이다.

앞서 말씀드렸던 미국식 - 영국식 표현을 이해해야 풀 수 있는 트릭물이라 딱히 와 닿지 않았습니다. 단서가 뭐든, 유서를 위조했다면 범인은 벤슨일 수 밖에 없기도 하고요. 세 명의 알리바이를 파헤치는 짤막한 추리는 나쁘지 않았지만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습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노상강도 부서 라이츠빌의 강도

마을의 성공한 사업가 앤슨 휠러는 공장의 급여를 도둑맞았다. 범인은 의붓아들 델버트로 추정되었는데, 엘러리는 사건이 벌어진 현장에서 도둑맞은 돈뭉치를 찾아냈다. 그러나 5개월 여 방치되어 거의 썩어 못 쓰게 되어 버렸다. 범인은 누구인가?
당연히 돈을 방치할 이유가 없으므로 바로 찾을 생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5개월이나 찾아가지 못한 이유는? 모종의 이유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던 탓이었다. 즉, 범인은 델버트를 쫓다가 부상당해 누워있는 경관 조킹이었다.

라이츠빌이 무대라 오랜 팬으로 무척 반가왔습니다. 내용도 다른 작품들과는 다르게 나름 하나의 작품으로서 충분한 수준을 보여주고요. 주어진 단서도 공정하며 추리도 합리적이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수록작 중 최고로 꼽고 싶네요. 별점은 3점입니다.

사기 부서 돈을 두배로 돌려드립니다.

전형적인 폰지 사기로 투자자를 모으고 있는 시어도어 F. 그루스를 체포하기 위해 퀸 경감과 엘러리가 출동했다. 그러나 그루스는 개인 사무실에서 사라져 버렸다. 비서 앨버트 크로커가 사무실 문을 열지만 방은 완벽한 밀실 상태. 그는 어디로 사라졌나?
방에는 출구가 단 두 개 - 문과 창문 - 뿐인데, 문은 경찰들이 지켜보고 있었으므로 탈출구는 창문일 수 밖에 없다. 그루스는 창문을 통해 옆방으로 이동한 뒤, 그곳에서 대머리, 몸 속 패드 등을 뗀 후 변장하여 다시 사무실을 "크로커"라는 이름으로 방문했던 것이다. 그리고 창문을 잠가 완전 범죄를 완성하려 했다.

독특한 인간 소실 트릭물. 트릭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문이 잠긴 상황 말고는 명확한 탈출 방법이 있다는 점에서 의외성이 높지는 않습니다. 현실적이라는 장점은 있지만요. 무엇보다도 이 상황을 만들기 위해 그루스가 도주 후 변장하여 다시 돌아온 이유가 이해불가라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네요. 단지 불가능 범죄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설득력이 너무 약합니다. 별점은 2점입니다.

보물찾기 부서 구두쇠의 황금

의사 벤과 서점 주인 이브 커플이 엘러리를 찾아왔다. 전당포 주인 엉클 맬러키가 남긴 유산 4백만달러를 찾기 위해서였다. 유일한 단서는 멜러키가 "도둑맞은 편지"를 읽다가 "방 안에 명백한 단서가 있다"라는 말을 남긴 것 뿐이었다. 책으로 가득찬 그 방에서 엘러리가 찾은 단서는 무엇인가?

말 그대로 오 헨리의 "4백만 달러"라는 책이 단서이다. 책 속 목차를 통해 의미가 있는 유일한 제목인 "between rounds"라는 말을 찾아내어 돈을 찾아낸다.

요약된 줄거리 그대로 영어권 독자를 위한 트릭물입니다. 별로 코멘트할게 없네요. 별점은 1.5점입니다.

마술 부서 7월의 스노볼

보석강도 다이아몬드 짐 그레이디를 교수대로 보낼 수 있는 증인 리즈벳의 열차 호송 작전에 퀸 경감과 엘러리가 동행했다. 그러나 전 역을 출발한 열차가 다음 역에 도착하지 않았고, 경찰들은 두 역을 수차례 오갔지만 열차를 찾지 못했다. 열차는 어디로 갔는가?
전 역 역장이 매수되어 거짓말을 했던게 진상이다. 즉 열차는 전 역과 지금 역 사이가 아니라 전 역과 전전역 사이에 있었다.

딱 한명 (전 역 역장)만 매수하여 기차가 사라진다는 놀라운 불가능 범죄를 구현한 아이디어가 기발했던 작품입니다. 변장 호송 작전, 화끈한 총격전 등 잔재미도 괜찮으며, 리즈벳의 대사 등에서 엿보이는 유머도 돋보였어요. 현실적으로 과연 잘 되었을지 궁금하기는 하고 엘러리 퀸이 명탐정답지 않게 너무 헤메기는 하지만, 이 정도면 평작급은 되지 싶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허위 주장 부서 타임 스퀘어의 마녀

위칭검 양 사후, 그녀의 재산은 조카에게 가기로 되어 있는데 공교롭게도 두 명의 조카가 나타났다. 둘 중 한명은 가짜. 누가 가짜인가?

엘러리가 말도 안되는 이론을 들먹여 범인을 자백처럼 밝혀내는데... 솔직히 추리물로 볼 수 없을 만큼 조잡했던 작품입니다. 별점은 1점.

투기부서 증권 투기자 클럽

증권에 대해 정보를 공유하는 16명으로 구성된 클럽 멤버 3인이 엘러리를 찾아왔다. 자신들에게 지난 세 번에 걸쳐 좋은 정보를 제공한 정보원이 2만 5천달러를 주면 진짜 핵심 정보를 가져다 주겠다고 유혹했기 때문이었다.
진상은 퀸 경감의 말대로 16명의 그룹원을 반으로 나누어 반대 정보를 제공했던 것이었다(반은 오른다, 반은 떨어진다). 이렇게 3주가 지나면 호구(?)는 두명만 남는다. 때문에 찾아온 3명 중 한명이 범인이다.

퀸 경감의 이론이 재미있었던 작품. 시대를 감안하면 아주 선구자적인 아이디어였다 생각됩니다. 이 작품이 원조인지가 좀 궁금하네요.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추리쇼를 할만한 범죄가 아니라는 겁니다. 세 명의 재정 상태만 조사하면 될 일이잖아요? 게다가 두명의 돈을 가져가려면 당연히 가장 늦은 시간대에 찾아갈 사람이 범인일 확률이 제일 높을테고요. 안 그러면 두번 가야할테니 금방 들통날 거잖아요. 이러한 전개면에서의 작위적인 부분이 많아 조금 감점합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다잉메시지 부서 GI 이야기
라이츠빌의 가정용 조명 기구 상점 주인 클린트 포스딕이 살해된다. 용의자는 포스딕의 의붓아들들 중 하나인데, 유력한 상황 증거에도 불구하고 클린트가 죽기전 남긴 "GI"라는 글과 부합하지 않아 골머리를 썩는 중. GI의 의미, 그리고 범인은 누구인가?
GI는 조지 워싱턴 스미스의 이름을 쓰려 한 것이고, E의 세로획까지만 쓴 것이다.

다잉메시지가 아니라 다이잉 메시지 아닌가요? 여튼, 누가 자기에게 그런 짓을 했는지 안다면 이름을 적었을 것이다라는 당연한 논리가 핵심입니다. 이 논리에 기반하고 있기에 트릭은 별거 없어요. 아들들의 풀 네임만 알면 누구나 풀 수 있는, 추리 퀴즈 초심자용 작품이라 할 수 있죠. 

당연한 이야기에 뻔한 트릭, 나름 가치는 있지만 많이 부족하네요. 별점은 2점입니다.

마약 부서 검은 장부
미국 내 주요 지역 마역 공급책의 이름이 적혀있는 52페이지짜리 장부를 뉴욕으로 옮기는 임무를 맡은 엘러리 퀸. 그러나 출발과 거의 동시에 마약왕에게 납치되고 말았다. 그러나 마약왕의 꼼꼼한 수색에도 장부는 발견되지 못했다. 장부를 어떻게 옮겼을까?
마이크로 필름으로 찍은 뒤 파이프 속에 숨긴 것.

일종의 장치 트릭이 등장하는데, 시대를 생각한다면 상당히 앞서간 아이디어라 생각됩니다. 

허나 본격물 특유의 공정한 맛(담배맛에 대한 묘사로 넘어가기에는 너무 부족하죠)은 없다시피하며, 트릭 역시 뛰어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냥 몸만 뒤지고 고이 풀어주는 마약왕의 행태가 설득력없어요. 당연히 고문이라도 했어야죠. 트릭과 내용 모두 평균 이하의 작품으로 별점은 1.5점입니다.

유괴 부서 아이가 사라졌다!

뉴욕에 사는 빌리 하퍼가 유괴된 후, 유괴범의 몸값 편지가 도착했다. 그러나 몸값 전달 장소가 로스앤젤리스로 지정된 탓에, 편지 도착 후 2시간 뒤 몸값을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괴상한 편지는 무엇이고 유괴범은 누구인가?
엘러리는 옛 신문을 뒤져 협박 편지가 1년 전 기사화된 유괴 사건에서의 편지와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범인은 사건을 벌였지만 뉴욕과 로스앤젤리스가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 즉, 어린 아이 빌리 하퍼로 사건은 부모의 이혼을 앞두고 벌인 자작극이었다.

유괴범의 편지로 진상이 드러나는 전개가 인상적이었던 작품. 단서들도 공정하게 배치된 편이며 이야기의 설득력도 높습니다. 가족간의 행복을 다룬 주제와 모두가 행복해지는 해피 엔딩도 마음에 들고요. 추리소설 입문자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괜찮은 소품이에요. 별점은 3점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