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아들 조쉬가 체스에 대해 천재적인 재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된 아버지 프레드는 아들의 교습을 브루스 판돌피니라는 거물급 플레이어에게 맡긴다. 그러나 토너먼트에 출전하면서 조쉬는 점차 체스와 승부에 지쳐가는데...
원제는 searching for bobby fisher. 체스 천재 조쉬 웨이츠킨을 주인공으로 한 성장영화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 하네요.
일단 성장영화다운 교훈적인 내용이 가득합니다. 예를 들자면 "체스" (또는 다른 것이라도)에 빠질 필요는 없다, 인생에 있어서 승부라는 것이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라, 스스로가 즐기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등등 같은거요.
이러한 교훈과 더불어 저 역시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공감했던 부분은 조쉬의 천재성을 소유하려 하고 통제하려 하던 아버지 프레드의 모습이었어요. 우리나라의 무리한 교육열과 비슷하게 생각되기도 했고요. 천재마저도 현실에 좌절하고 피로감을 느끼는데 아이의 능력조차 제대로 모른 상태에서 아이들을 통제하려 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 아닐까요? 영화 속 조쉬가 체스를 잊고 아이다운 삶을 즐기며 부활하듯 아이는 정말로 아이처럼 키우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다시 들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키우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힘든 일이겠지만....
단지 교훈만 있는 것은 아니고 체스를 잘 몰라도 즐길 수 있는 시합 장면의 박진감을 잘 살린 좋은 체스 영화이기도 합니다. 전설적 체스천재 바비 피셔의 소개가 곁들여진다는 것도 마음에 들고요. 또 "퀸을 먼저 사용하면 안된다"라는 지시를 영화 내내 복선처럼 써 먹는 것도 괜찮았어요. 마지막 결승전은 아주 약간의 체스 지식 -끝까지 간 졸은 자신이 잃은 말과 바꿀 수 있다 / 퀸은 전후좌우대각선 어느 방향으로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 이 있어야 완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긴 하나 이 정도는 허용범위 내라고 봐야겠죠.
그 외에도 주인공 아역, 특히 조쉬 역의 꼬마도 귀엽고 체스 선생 역의 벤 킹슬리, 조쉬 아버지 역의 조 만테냐, 조쉬의 동네 친구이자 선배(?) 비니 역의 로렌스 피쉬번 등 화려한 조연진도 볼거리입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조금 있는데 조니의 현명한 어머니의 비중이 너무 작고 아버지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과 동네 친구 비니의 역할이 애매한 점 (사실 비니는 빼고 브루스에게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집중시키는게 나았을 거에요), 그리고 마지막 승부에서 졸을 움직여 퀸으로 승부를 내는 장면은 너무 뻔한 결말로 끝판왕 최종보스인 라이벌 조나단과의 마지막 결전치고는 좀 김새는 결말이었다 생각됩니다.
그래도 성장영화로서도 우수하고 체스 영화로서도 괜찮은 만큼 결론은 추천작입니다. 별점은 3점. 성장기 아이가 있다면 더 와 닿을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싶네요.
아울러 영화에서 최종보스 끝판왕으로 나오는 조나단과의 마지막 챔피언쉽 매치가 실제로는 조금 달랐다고 하는 후일담도 재미있네요. 정말로 조쉬가 무승부를 제의했지만 실제 마지막 경기 상대였던 제프 역시 거절했고 경기 끝에 공동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자세한 정보는 위키피디아를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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