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결! 궁극의 맛 2 - 츠치야마 시게루 지음/중앙books(중앙북스) |
요새 읽은 만화들 37
"신장개업"과 "먹짱" 등으로 요리만화계에서 입지를 굳힌 츠치야마 시게루의 신작입니다. 대산초어님의 글을 읽고 관심도 갔고, 워낙에 요리만화를 좋아하던 차에 좋은 기회가 생겨 읽게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2권까지밖에는 진행되지 않았지만 여태까지 보아왔던 요리만화중에서 가장 독특한 만화더군요. 사실 제가 그동안 읽었었던 츠치야마 시게루의 과거 작품 2편도 정통 요리만화라고 보기는 좀 어려운 (신장개업 - 명요리사가 망해가는 식당을 살리는 전문가로 활약하는 이야기 / 먹짱 - 대식대결, 즉 푸드파이팅 이야기) 내용이었지만 이 만화는 한술 더 떠서 아예 "요리하는 장면" 이라던가 실제의 요리 자체는 거의 등장하지 않습니다! 교도소의 재소자들이 자기가 먹었던 가장 맛있었던 요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승부가 펼쳐지는 내용으로 모든 요리들이 (일부 교도소 제공 음식을 제외하고는) 단지 등장인물들의 추억담으로만 펼쳐진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이거야말로 발상의 전환!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꾸미면 억지스럽지 않게 다양한 요리를 소개하고 이야기를 끌어나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더군요. 등장인물들의 직업과 나이, 고향도 제각각이라 캐릭터나 배경 이야기도 무궁무진하게 끌어낼 수 있을테고 말이죠,
무엇보다도 나오는 요리들이 과장되거나 화려한 대신 재소자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평범한 것들이라는 것, 그리고 그러한 요리들을 벅찬 감동으로 눈물이 넘치는 등의 과장된 묘사 없이 단지 "먹고싶다"라는 원초적 감정만 전달하는 절제된 묘사가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 그냥 맛있는건 먹고싶다라는 생각 정도면 충분하잖아요? 음식 하나로 거의 지구를 구하는 듯한 과장된 묘사가 넘쳐나는 작금이 요리만화 현실에 이런 묘사를 보여주다니 정말 놀랍고도 반가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은 있습니다. 일단 인물들의 작화가 전작들에 비교한다면 좀 엉망입니다.예를 들자면 1권의 주인공급인 슌스케와 죠지, 2권의 류지는 인물을 도저히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약간의 눈매와 흉터 정도의 차이?) 유사하고 그 외의 인물들도 컷마다 인물 뎃셍이 조금씩 어그러지는 등의 문제를 보이거든요. 또 1권에 비하면 동일한 포맷이 단지 교도소 방만 바뀌어 진행되는 2권부터는 조금 식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뭐 이건 좀 더 지켜봐야겠죠.
그래도 앞서 이야기한 독특한 설정에 츠치야마 시게루의 정성들인 요리 그림은 돋보이는 편이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작가의 요리그림은 그 요리에 대한 정보를 전해주는 측면에 있어서는 거의 당대 제일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단순히 요리사들의 배틀물이나 레시피를 전달해주는 요리 정보물로만 명맥을 이어오던 기존 요리만화에 식상하신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별점은 3점입니다.
PS : 1권에 등장하는 전직 형사 죠지가 "먹짱"의 전설적 푸드파이터 죠지일까요? 조금 궁금해지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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