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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3

100년의 난제 푸앵카레 추측은 어떻게 풀렸는가 - 가스가 마사히토 / 이수경 : 별점 3점

100년의 난제 : 푸앵카레 추측은 어떻게 풀렸을까? - 6점
가스가 마사히토 지음, 이수경 옮김, 조도상 감수/살림Math

언젠가 EBS에서 방영 예고했던 동일한 내용의 다큐를 놓쳐서 무척이나 안타까왔었는데, 간만에 본가에 가니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던 NHK PD 가스가 마사히토가 쓴 책이 있어서 읽게 되었네요.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책은 두 가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푸앵카레 추측"이 무엇인지와 이 수학상의 어마어마한 난제를 어떻게 풀게 되었는지를 약 반세기에 걸쳐 관련 인물들과 이론을 추적하며 자세하게 서술하는 것, 그리고 두 번째는 이 푸앵카레 추측을 푼 수학자 페렐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중 첫번째 이야기는 제가 수학과는 담을 쌓은 사람이라서 완벽한 이해는 불가능했지만, 이 추측의 가장 중요한 핵심인 "우주공간"에서 끈을 당긴다... 라는 것 정도만 머리에 집어 넣어도 이해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게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영상화된 다큐멘터리에 근거한 책이다보니, 여러가지로 쉽게 설명하려는 노력이 군데군데 묻어나고 있거든요. 이러한 고등수학을 쉽게 설명하기는 정말로 어려운 일이었겠지만 이 책은 상당한 수준으로 잘 해내고 있습니다. 이쪽 바닥의 명저인 과거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라는 책이 연상될 정도로요. 그 외의 Q.E.D에서나 접해봤던 필즈상 이야기라던가 이런저런 친숙한 용어들도 반가운 부분이었고요.

그러나 두번째 이야기, 즉 수수께끼의 수학자 페렐만에 대한 이야기는 솔직히 기대 이하였습니다. 어려운 수학상의 난제를 해결하고도 수학계의 노벨상이라 할 수 있는 필즈상과 클레이 수학연구소에서 내건 상금 100만불까지 거부하고 현재 고향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은둔하며 사는 페렐만이라는 인물에 대해 피상적인 정보만 쫓을 뿐, 결국 페렐만이 왜 상과 상금을 거부했는지와 지금 뭐하고 사는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한 채 이야기를 마무리하기 때문에 김이 확 빠져버렸어요. 수수께끼만 나열한채 해답없이 끝나는, 2권짜리 추리소설에서 전편만 본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첫번째 이야기가 쉽고 재미있었으며 이런저런 아이디어 같은 것도 얻을 수 있던 만큼 자료적 가치도 있기에 전체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는 것은 명확합니다. 재미없고 실망스러웠던 두번째 이야기도 이런저런 상상의 여지가 많아 최소한의 흥미거리는 되니까요. 별점은 3점입니다.

그나저나 페렐만 박사는 도대체 뭘 하고 있을까요? 푸앵카레 추측을 발판으로 뭔가 다른 새로운 증명에 돌입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왠지 푸앵카레 추측을 해결하며 쌓은 노하우를 통하여 지구, 아니 우주를 정복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새로운 연구를 하고 있을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드네요. 이런이런... 만화를 너무 많이 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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