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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6

월관의 살인 상/하 - 아야츠지 유키토 / 사사키 노리코 : 별점 2.5점

월관의 살인 -하 - 6점
사사키 노리코 지음/삼양출판사(만화)

기차를 혐오하는 어머니 때문에 기차를 단 한번도 타보지 못한 여고생 소라미는 어머니의 사후, 자신에게 외할아버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고 외할아버지의 초대로 "월관"에 찾아가게 된다. 월관으로 가는 특별 열차를 탄 소라미는 그 열차의 동승객들이 전부 철도 매니아, 즉 철광이라고 불리우는 인물들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것에 놀라며, 이윽고 열차가 출발한 뒤, 철도 매니아만 노리는 연쇄 살인범에 의해 살인극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관 시리즈의 작가 아야츠지 유키토와 독특한 일상속 개그를 선보이는 만화가 사사키 노리코의 공동 창작물.
하지만 이 책만 놓고 본다면 아야츠지 유키토 스러운 분위기는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연쇄 살인범이 등장하는 사사키 노리코의 개그 만화를 봤다라는 인상이 더욱 강할 정도로 만화적 재 창조가 원작을 압도하기 때문인데 굉장히 조화롭지 못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을 전해 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사키 노리코의 재 해석이 더욱 빛났다고 할 수 있겠네요.
특히 사사키 노리코의 굉장히 세밀한 특정 직업군들 (수의대생, 간호사, 프랑스 레스토랑 직원 등)에 대한 묘사가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로, 예전에 봤던 "아이러브 트레인" 이라는 철도 매니아 만화가 생각날 정도로 철도 매니아 (철덕)에 대해서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있어서, 이게 철도 매니아 만화인지 추리 만화인지 헛갈리기 까지 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사사키 노리코의 재해석은 단점도 있어서, 추리적으로도 나름 괜찮은 설정과 복선이 깔려 있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묘사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추리 만화로서의 가치는 상당히 떨어집니다. 아야츠지 유키토 특유의 폐쇄적인 공간, 그리고 공간의 특수성을 이용한 살인극이 이 작품에서도 동일하게 펼쳐지는데 다른 요소들, 특히 개그적인 부분에 많이 묻히고 있는 탓입니다. 
사사키 노리코의 담담하면서도 일상적인 연출 탓에 사람이 많이 죽는데도 불구하고 극의 긴박감이나 위기감이 정말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것 역시 추리 만화로서는 감점 요인이겠죠. 연쇄살인마가 등장하는 개그물을 보는 느낌마저 들었으니까요....

사사키 노리코의 팬이라면 어떠한 이야기도 자신만의 세계로 만드는 그녀의 능력에 경탄하며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야츠지 유키토나 추리물의 팬이라면 뭔가 이질적이고 기대하지 못한 결과물로 볼 수 있을 거에요. 추리적으로는 분명 아쉽긴 하거든요. 저는 두 작가 모두의 팬이기에 어느 정도 만족했지만, 취향을 좀 많이 탈 듯한 느낌이 드네요.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사사키 노리코의 팬이 훨씬 두터운 만큼 좋은 결과를 기대해 봅니다. 대박나서 이러한 창작물이 많이 나오면 그걸로 좋은 거니까요.

그리고 제가 산 것은 초회 한정판인데 굉장히 싼티나는 보드게임이 부록으로 들어 있더군요. 절대 해 볼 것 같지는 않지만 뭐 부록은 부록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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