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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0

시소게임 - 아토다 다카시 / 유은경 : 별점 3점

시소게임
아토다 다카시 지음, 유은경 옮김/행복한책읽기



아토다 다카시는 전에 쓴 "A사이즈 살인사건" 글에서도 이야기했었지만 제가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대부분의 글들이 짤막짤막하면서도 재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죠. 엄청난 다작 탓에 작품의 편차가 고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를 분명 가져다 주는, 평균타율 3할은 보장하는 작가라 생각되네요.

이 단편집은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단편집인 "과거를 운반하는 다리"의 번역서입니다. 제목을 다른 단편 제목으로 가져다 붙였을 뿐이며 아마도 내용은 동일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존 재팬에서도 이 책의 목차를 찾을 수 없어 확인은 못했지만요. 어쨌건 조사해보니 1978년도에 출간된 것이니 벌써 30여년이 다 되어가는 오래된 작품이긴 하지만 지금 읽어도 재미있고 흥미있는 이야기 15편이 실려 있습니다.

아토다 다카시의 두개의 작품군, 즉 미스테리와 "기묘한 맛" 이라는 두개의 작품군 모두가 실려 있는데 이 책은 미스테리 쪽 성향 작품이 보다 많이 실려있는 것이 특징적이네요. 그동안 국내 소개된 아토다 다카시의 작품들 대부분이 "기묘한 맛" 류였던 것을 생각하면 괜찮은 작품 구성이라 생각됩니다. 이 책이 출간된 레이블 "작가의 재발견"에도 부합하고요.

저는 아무래도 쟝르로 따진다면 정통 추리물을 선호하는 쪽인데 "천국에 가장 가까운 풀"과 "기호의 참살" 두편은 국내에서는 거의 소개된 적이 없는 아토다 다카시의 정통 추리물이라 더욱 반갑더군요. 두 작품 모두 트릭이 허술하고 약점이 있긴 하지만 추리물로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표제작인 "시소게임"도 사건의 진위여부와 트릭이 모두 주인공의 상상속에서 존재하는 만큼 정통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추리적 성향만큼은 본격물에 가까운 작품이었고요. 그리고 괴담 이야기에서 완전범죄 살인극으로 전개되는 독특한 작품인 "얼음처럼 차가운 여자"는 미스테리와 기묘한 맛이 잘 섞여 있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마츠모토 세이쵸의 작품 중에 비슷한 트릭이 쓰인 것이 있는데 저는 이 작품이 훨씬 마음에 들더군요.
"나폴레옹 광"의 팬이라면 반길만한 "기묘한 맛" 류의 작품도 "사망진단서"라는 멋진 작품이 실려 있습니다. 나폴레옹 광 만큼의 충격적 반전은 아니지만 정말 뒷골이 서늘한 느낌이 전해져 옵니다.

약간 성적인 묘사가 과하고 사건들의 동기가 대부분 치정에 얽혀 있는 진부한 부분이 있으며, 몇몇 작품은 다른 작품들과 유사한 부분이 있다던가, 아니면 하나의 완성된 결과물로 보기에는 너무 짧고 미진한 작품도 일부 수록되어 있긴 하지만 (예를 들면 "행복을 교환하는 남자"는 프레드릭 브라운의 "교환 살인"이죠) 워낙 실려있는 작품이 많고 풍성한 탓에 이 작가를 잘 모르신다면 새로운 발견을, 원래 알고 계셨다면 작가의 새로운 면을 접할 수 있는 좋은 선택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별점은 3점. 저의 개인적인 베스트는 "시소게임"과 "얼음처럼 차가운 여자" 입니다.

15편이나 실려 있기에 작품별 리뷰는 생략합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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