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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2

C.S.I 시즌 5 episode 24, 25 생매장

C.S.I 도 시즌 1 당시에는 한편도 빼놓지 않고 다 봤지만 어느새 좀 시들해 져 버려 안본지가 꽤 되었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쿠엔틴 타란티노가 직접 감독한 에피소드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또 얼마전의 C.S.I Day도 인상적이었기에 구해보게 되었습니다.

이 에피소드는 TV 시리즈임에도 Special 버젼 답게 두편이 연결되어 있어서 100여분 정도 되는 긴 호흡의 작품입니다. 내용은 정체불명의 괴한에게 납치된 닉을 구하기 위한 시간제한이 있는 C.S.I 대원들의 사투...라는 비교적 간단한 스토리를 따라가고 있지만 생매장된 닉을 웹캠으로 실황중계한다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극의 긴박감을 엄청나게 높여주고 있습니다. 단순히 생매장에서 끝나지 않는 여러가지 설정들, 예를 들면 범인이 만든 생매장 관의 장치들 (불이 꺼져야 환풍기가 돌아간다는 등)의 디테일도 마음에 들었고 또한 시간제한이 있으면서도 시간대 별로 위험도가 가중되는 관의 상황 (1단계 : 공기부족 >> 2단계 : 관에 금이 가고 흙이 들어오기 시작 >> 3단계 : 개미 습격) 도 표현이 일품이라 드라마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시켜 주고 있습니다.

C.S.I에 걸맞게 과학과 법의학적인 측면에서도 시청자를 만족시키는 수준의 전개를 보여주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압권은 닉이 묻혀있는 장소를 찾는 단서가 되는 "불개미" 부분이라 생각되네요. 그리섬 반장이 놀고만 있는줄 알았는데 역시 고수는 다르달까요? 하지만 불개미 이외에는 뾰족한 단서다운 단서가 없어서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요.

그런데 솔직히 범인의 복수 방법에 대한 납득이 잘 가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왜 C.S.I 요원을 노리는 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나 배경이 완벽히 드러나지는 않는 것 같더군요. ("감사합니다"님의 덧글이 있어서 조금 보충한다면, 제가 이해가 가지 않은 것은 그리섬 반장의 요원들이 타겟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명확치 않았던 부분이었습니다. 불특정 C.S.I 요원을 노린 범죄라고 하기에는 너무 치밀하기에 이왕이면 해당 요원이 누구인지 좀 드러나는 전개가 낫지 않았을까 싶었던 부분이죠) 덧붙이자면 C.S.I 요원들의 활약도 미미한 편인데, 액션이 화려해야 할 필요는 없고 그럴 필요도 없지만 감독이 타란티노이기에 약간은 기대했었거든요. 그리섬 반장마저도 오로지 생중계화면에서 단서를 잡을 뿐이었고 다른 대원들도 너무 머리(?)만 쓰려고 하는 탓인지 발로 뛰는 모습은 전무하다시피 할 정도라 한두명 정도는 좀 몸으로 때우는 것이 스페셜 에피소드에 걸맞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묻혀있는 장소가 초반에 특정 가능한 복선아닌 복선이 있기에 실제로 범인의 딸이 그 장소를 알고 있는 것 처럼 마지막 장면을 처리하였으면 더 여운이 남지 않았을까요? 뭐 제 생각일 뿐이지만.

그래도 흥미와 재미, 몰입감 측면에서는 명불허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에피소드였다 생각합니다. 지금 들은 생각인데 여름 휴가용으로 아껴 놓을 걸 그랬네요...  이왕지사 이렇게 된거 여름 휴가에는 못 본 과거 시즌을 다시 처음부터 돌려봐야겠습니다.

PS : 생매장된 폐쇄적 상황과 권총이라는 조합은 우리나라 영화 "주홍글씨"의 마지막 부분을 연상케 했습니다. 어느 작품이 먼저 발표되었는지 따지는 것은 무의미 하겠지만 폐쇄적 상황에서의 심리적 긴장감을 표현하는 것 하나만은 "주홍글씨"가 훨씬 성공한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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