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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30

디자이너의 문화 읽기 - 스티븐 헬러, 마리 피나모어 엮음 / 장미경

디자이너의 문화 읽기
스티븐 헬러, 마리 피나모어 엮음. 장미경 옮김/시지락


유명한 그래픽 디자인 저널인 "AIGA"에 실렸던 다양한 글들을 주제별로 엮은 책입니다.

목차는
  • 디자인의 차용
  • 미디어의 이해
  • 정체성과 도상
  • 예술과 기술
  • 모던과 기타 사조들
  • 디자인 교육
  • 미래의 충격
  • 사실과 인위
  • 사랑, 돈, 권력
  • 공공작업
입니다.

짧은 글들을 위 목차대로, 주제별로 모아놓았는데 전문적인 글을 비롯하여 유명 작가와의 인터뷰, 가벼운 신변잡기 스타일의 글까지 엄선(?)하여 수록되어 있습니다. 좀 어려운 주제를 다루는 전문적인 글들도 있지만 워낙 글들이 짧기에 충분히 가벼운 마음으로 쉽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400여페이지가 넘는 분량안에서 워낙 다양한 주제들이 등장하기에 디자이너나 디자인에 관심있는 일반인들도 흥미거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겠죠.

디자인쪽으로만 본다면 아무래도 프린트 쪽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디자이너들이 많다보니 생각외로 폰트와 타이포, 편집에 관한 글들이 많은 편입니다. 저는 앞부분의 C.I 쪽 글들이 훨씬 관심가는 분야이기 때문인지 뒷부분보다 재미있고 마음에 들더군요. 폰트 디자인은 아무래도 영어권 폰트 (헬베티카, 가라몬드, 유니버스 등...) 쪽 이야기만 나오고 그쪽 역사만 나오다 보니 왠지 와 닿지도 않았고 이슈가 되기에도 부족해 보였습니다.

폰트의 예를 들었지만 전반적인 글들의 내용이 전부 미국쪽에 치중된 것과 다양한 도판이 수록되지 못하여 글 안의 이미지들이 잘 전달되지 않는 점, 그리고 90년대 중후반에 출간된 탓에 현재의 데스크탑에서 이루어지는 디자인 환경을 잘 반영하고 있지 못하는 단점도 있지만 외려 당시에 컴퓨터의 진화에 따라 달라지는 디자인 환경을 고민하여 적었던 글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측면도 있었던 것은 의외의 수확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일반인들도 쉽게 디자인 작품을 원하는 디자이너 스타일로 만들 수 있게 해 준다는 가상의 "디자이너 프로그램"에 대한 짧은 글은 정말 굿 아이디어! 라고 생각되거든요. 물론 디자이너에게는 재앙이겠지만...

하여간 두꺼워도 재미있고 유익한 독서였다 생각합니다. 특히 저에게는 맨 앞의 "디자인의 차용"과 "정체성과 도상" 부분이 가장 유익했던 것 같네요. 전문가나 디자인에 평균이상의 관심을 가진 독자들이나 눈길을 줄만한 책이라 이런 책이 국내에 출간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도 되지 않지만 계속 독자들이 구입해 줘야 비슷한 서적들이 꾸준히 출간될 수 있겠죠? 출판사의 건투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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