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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03

스쿨 인어 (スクール人魚) 1~2 - 요시토미 아키히토 : 별점 2.5점

스쿨 인어 (スクール人魚) 1~2권 (완) : 인어 먹는 소녀들

"이트맨"의 작가 요시토미 아키히토의 단편 옴니버스 판타지 호러 연작. "이트맨" 이후 발표했던 작품들은 대체로 시원치 않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블랙잭 스핀오프였던 "레이"는 역대급 쓰레기였지요. 그래서 한동안 관심을 끊었었는데, 이 작품은 인터넷에서의 평이 좋아서 구해보게 되었습니다.

읽다 보니 다카하시 루미코의 "인어" 시리즈가 떠올랐습니다. "인어 고기를 먹으면 뭔가 얻을 수 있지만 그에 따른 댓가가 있다"라는 핵심 설정이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다카하시 루미코 작품은 일본 괴담 분위기가 물씬나는 전형적인 호러물로, 인어는 일종의 크리쳐로 등장했었지요. 반면 이 작품은, 호러보다는 판타지 성향이 강하며 순애, 백합물 성향을 담뿍 담고 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기본 설정부터가 "영원한 생명"에 비교하면 터무니없을 정도로 작은 "사랑"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이야기들도 조금은 가볍게 느껴집니다. 물론 실제 사춘기 소녀들에게는 목숨보다 소중할 수 있는 게 "사랑"이기에 묵직하고 진지한 이야기도 있는데, 그것도 나름 매력적이었어요(waterlotus님 블로그를 참조하시길...).

또 인어를 불러내는 방법에 대한 노트의 중요한 페이지가 찢어져 있는데, 이 페이지에 '시간 내에 인어고기를 먹지 못하면 주문을 말한 사람이 인어가 된다'는 중요한 사실이 적혀있었다는 등의 부가적인 설정들이 여러 가지 반전을 이끌어내는 전개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초반부의 한두 개 에피소드는 "이트맨"의 좋았던 분위기가 아주 약간 떠오를 정도였어요.

인어들은 인어를 불러내었지만 고기를 먹는 데 실패한 당사자들로, 학교 수영복을 입고 있다는 디자인적인 참신함도 괜찮았습니다. 좀 대놓고 밀어붙인 감도 없잖아 있긴 하지만, 여튼 확실히 현대적이고 경쾌한 맛은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이트맨"과 비교하기에는 많이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첫 이야기에서 밝혀지는 설정 이외의 것이 별로 없어서 반전이 놀라운 이야기는 드물고, 떡밥도 제대로 회수가 안 되는 이야기가 있는 탓입니다. 또 "사랑"은 작중 한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노처녀 노리코 선생 말대로 직접 부딪쳐서 얻어내도 충분한 것이니 긴장감이 떨어지고, 감정이입이 어렵다는 문제도 큽니다. 과연 목숨을 걸 정도로 절박하냐 하면 별로 그렇게 보이지도 않았고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아쉬운 점은 분명 있습니다만, 평균 수준의 재미는 전해 줍니다. 장르물 애호가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2018/07/31

지구의 방과 후 (地球の放課後) 1~6 - 요시토미 아키히토 : 별점 1.5점

"이트맨"의 작가 요시토미 아키히토의 서바이벌 하렘 SF 만화입니다.

작가의 작품은 편차가 커서 이전에 읽었던 "이트맨"은 대박, "스쿨인어"는 중박, "레이"가 쪽박이었습니다. 중박 이상일 확률이 60%가 넘기는 하지만... 아쉽게도 이 작품은 쪽박입니다. 서바이벌 하렘 SF라는, 인기있을만한 요소는 다 때려넣었지만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는 탓입니다.

우선, 서바이벌 만화로는 빵점입니다. 소녀 3명, 소년 1명만이 살아남은 도쿄 중심가에서의 삶을 그리고 있는데 위기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으니까요. 단지 사람들이 사라졌을 뿐, 모든 필요한 용품들은 고스란히 남아 있어서 삶은 어렵지 않고, 약간의 불편함도 오히려 캠핑같은 묘사로 즐거움만 가득합니다. 드럼통 목욕이라던가, 비료로 쓰기위해 밭 가까이에 설치한 화장실이 좋은 예이지요. 너무나 행복해서 '방과 후'라고 부르며 이러한 삶을 만끽하는 아이들의 묘사를 본다면, 그 누구도 이 작품을 서바이벌 만화라고 부를 수 없을거에요.

하렘물로는 어떨까요? 역시나 함량 미달입니다. 거유 안경녀, 장발 츤데레, 단발 로리라는 인기를 끌 만한 캐릭터는 모두 긁어모으긴 했습니다. 그러나 성격과 행동 모두 전부 어디서 본 듯 합니다. 무엇보다도 작화가 부족하여 별다른 매력을 느끼기 어려워요. 그야말로 색기 제로이지요. 기묘한 설정은 나름 잘 하지만 매력적인 여성을 그려내지는 못했던 작가의 실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그나마 SF쪽 설정은 조금 괜찮은 편입니다. 지구를 구하기 위해 이러한 현상(팬텀의 습격)을 일부러 일으켜 미래로 사람들을 납치했다는 진상은 억지 투성이라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지만... 그래도 진상에 이르기까지 아주 조금씩 드러나는 복선들 - 주인공이 갑자기 타임슬립을 하고, 주인공과 다른 세 명의 소녀가 모두 수학 천재이고, 전혀 다른 장소에 있던 생존자들 그룹 리더가 동일 인물이었다는 등 - 은 제법 흥미를 갖게 만들거든요. 

하지만 장점은 미미할 뿐 전반적으로는 망작입니다. 긴장감과 색기 제로의 방과 후 이야기는 다 집어 치우고 팬텀의 습격 와중에 생존자들이 수수께끼를 찾아나가는 이트맨 스타일 전개의 한 권짜리 단편으로 발표하는게 훨씬 나았을 겁니다. 제 별점은 1.5점입니다. 구해보시지는 마세요. 시간 낭비입니다.

2021/08/07

산괴담 - 이토 준지 외 4인 + 아즈마 준페이 : 별점 2점

산괴담 - 4점
이토 준지 외 4인 그림, 아즈미 준페이 원작/미우(대원씨아이)

아즈마 준페이의 원작을 이토 준지, 이토 미미카, 이노카와 아케미, 이마이 다이스케, 요시토미 아키히토의 5인이 만화화한 단편집입니다. 등산 중 일어났던 여러가지 괴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마사토끼가 블로그에 연재하는 만화 소갯글을 보다가 꽂혀서 읽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완벽하게 실패했습니다. 무섭지도 않고, 재미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단순 '괴담'일 뿐, 기승전결이 거의 없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며, 비슷한 설정이 많다는 점도 감점 요소입니다. 원작자 솜씨가 부족한 탓이겠지요. 

마사토끼가 무섭다고 했던 첫 번째, 네 번째 이야기가 그나마 볼 만 했지만 과연 만원이라는 가치에 어울리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제 별점은 2점입니다만, 한없이 1.5점에 가깝습니다. 마사토끼의 소개가 훨~씬 재미있었어요.

수록작별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한 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첫 번째 이야기. 이토 준지. 

H다케 일출 산장에 관리인과 3명의 등산객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며칠 전 일어났던 기묘한 조난 사건에 대해서였다. 노련한 등산객이었던 50대 여성이 등산로에서 제법 먼 절벽에서 떨어져 사망했던 사건이었다. 그리고 젊은 등산객과 사진 작가가 각각 자기들이 등산 중 만났던 괴이한 남자에 대해 말하기 시작하는데... 

호러 킹 이토 준지 작품이라 기대했었는데, 영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등산로에서 얼굴에 증오심을 한껏 드러낸 괴이한 남자를 만났다, 그 남자가 한 명이면 왔던 길을 되짚어 도망갈 수 있었지만 두 명이면 어쩔 수 없이 등산로를 이탈하여 도망가다가 죽을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인데, 별로 무섭지 않던 탓입니다. 전개도 뻔했고요. 이토 준지다운, 괴이한 남자에 대한 묘사만큼은 볼만 했습니다만 기승전결이 있는, 완성된 이야기라고 보기 어려우며, 전체적인 수준도 그닥이에요. 제 별점은 2점입니다. 뻔하더라도 일출 산장에 모였던 사람 중 한 명이 그 남자였다! 아니면 이야기를 끝내자 산장 문을 열고 그 남자가 들어왔다! 같이 마무리하는게 훨씬 나았을 겁니다. 문으로 들어오면 도망갈데가 없으니...

두 번째 이야기. 이마이 다이스케. 

T대학 산악부는 1년 전, 신입인 코이즈미를 구하려다 실종된 리더 추모 등반에 나섰다. 그날 밤, 산장에 급작스러운 눈보라가 몰아쳤고, 누군가 코이즈미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1년 전 죽은 리더가 코이즈미를 계속 찾다가, 코이즈미의 괜찮다는 말을 듣고 안심한채 성불한다는 이야기로 괴담이 아닙니다. 뻔하디 뻔한 감동 신파극에 가깝달까요. "오겐키데스카~"와 별다를게 없어요. 전혀 무섭지 않은건 당연합니다. 제 별점은 1.5점입니다.

세 번째 이야기. 이토 미미카. 

3-1 : 버섯 채집을 나선 아즈미와 타키가와. 버섯 채집은 실종자가 많이 발생하는 위험한 산행이었다. 송이버섯에 정신을 빼앗긴 아즈미는 길을 잃고 말았다. 헤메던 중 폐허가 된 리프트를 발견하는데... 

3-2 : 아즈미는 등산 중 급작스러운 악천후로 휘테로 향하던 중, 지친 등산객과 만났다. 그리고 휘테에서, 그 등산객이 이미 죽어있는걸 알게 되는데... 

두 편의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두 편 모두 뻔하고 별로 무섭지 않다는건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도 앞서의 이야기가 조금 더 낫기는 합니다. 아쉽지만 리프트가 사람을 홀려 죽게 만든 뒤, 망자를 태우고 움직인다는 설정을 효과적으로 풀어냈더라면 괴담으로서는 꽤 쓸만했을 테니까요. 

하지만 지금 이대로는 너무 짧고, 결말도 시시해서 여러모로 점수를 주기는 힘듭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네 번째 이야기. 요시토미 아키히토. 

10년 전, 곤들메기를 잡기 위해 산행을 떠났을 때의 이야기. 누군가 먼저 텐트를 쳐 놓은 것을 발견했지만, 텐트 주인은 자러 들어갈 때 까지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잠자리에 누으니 옆 텐트에서 수 많은 사람들의 대화 소리가 들려왔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모두 자기가 사고로 죽었을 때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마사토끼가 무섭다고 한 또 다른 이야기로 "이트맨", 등의 작가 요시토미 아키히토의 작품입니다. 그다지 무섭지 않다는 점에서는 다른 작품들과 똑같지만, 그래도 기승전결이 있는 완결된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조금 낫습니다. 특히 '나'가 텐트를 친 곳 바로 옆 텐트에 귀신들이 모였던 이유가, 텐트를 친 곳이 물살이 잔잔해져 조난자들이 많이 발견되는 곳이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괜찮았어요. 무언가 타당한 이유를 대고 있다는 점에서요. 제 별점은 2.5점으로, 수록작 중에서는 베스트였습니다. 확실히 단편으로 단련된 작가는 다르네요.

다섯번째 이야기. 이노카와 아케미 

5-1 : 아즈미는 오래 전, 겨울에 카미코우치에 들어가면 K다이라 캠핑장에 있는 화장실은 사용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선배로부터 들었다. 화장실 거울을 봤을 때 목이 없으면, 사고로 목이 날아간 시체가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선배도 K다이라에서 실종되고 말았다. 화장실 거울을 본 것일까?

5-2 : 신주쿠발 급행 '알프스'를 타고 북알프스로 향할 때, 파란 비옷을 입은 청년을 만났었다. Y다케에서 청년이 알려준 흑백합 군락지를 찾았는데, 그 곳에서 청년의 시체를 발견했다. 

세 번째 이야기처럼 두 편의 짤막한 괴담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가 조금 더 낫다는 것도 똑같네요. 곧 죽을 사람은 목이 잘린 채로 보이는 거울이 있다는 설정이 꽤 흥미로왔거든요. 물론 단순한 괴담이고, 결말도 시시한 편이라는 단점마저 같다는건 문제지만요. 뒤이은 이야기도 이미 죽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일종의 드라마라는 비슷한 설정을 반복할 뿐입니다. 별점은 1.5점입니다.

2007/05/07

동경물어 1 (東京物語) - 후쿠야마 게이코

음.. 이게 과연 추리만화일지는 의심스럽지만, 어쨌건 오래된 에니메쥬 독자라면 누구나 아실법한 만화 "동경물어" 문고판 1권입니다. 문고판이 붐이긴 붐인가 봅니다. 이런 만화까지 다시 나오고.
어쨌건 스토리는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쇼와시대 초기의 동경을 무대로 한 가벼운 추리+모험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주인공은 동천출판사 편집부에서 일하는 히노구마 헤이스케와 동네 백수건달(?)인 마키노 소지로로 주로 헤이스케가 사건을 가지고 오거나 액션을 전담하고 소지로(표지의 인물입니다)가 탐정역을 전담하는 구조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책 소개에 나온 것 처럼 "레트로 터치의 미스테리 코믹"이라고 하기에는 어렵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단편들로 채워져 있는 옴니버스 물이죠. 
두명이 서로 만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첫번째 이야기 "보석의 행방"은 나름 깔끔하고 재미난 트릭이 보여지고 있으며 두번째 이야기인 "암호문의 비밀" 역시 조금은 어처구니 없지만 귀엽고 기발한 암호 트릭이 선보여서 추리적으로 기대를 가지게 해 줍니다. 

그러나 이후의 다른 이야기들은 추리와는 많이 동떨어진 단순한 모험물이 반복될 뿐이라 조금 아쉽긴 했습니다. 특히나 소지로의 숨겨진 과거가 등장하는 여섯번째 이야기 "산호와 해송 (산고와 미루 : 이 이야기의 주인공 남매의 이름)"은 작가가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황당한 내용이라 실망이 컸습니다. "이트맨" 같은 곳에서 흔히 보이는 아이들 모아놓고 초능력 실험 비스무레 어쩌구 하는 이야기인데 이야기도 뻔하고 내용도 아주 별로였거든요.

그래도 전체적으로 후쿠야마 게이코 여사의 디테일하면서도 둥글둥글하고 귀여운 그림을 보는 재미는 무척이나 각별하더군요. 제가 이런 스타일을 좋아라 하기도 하지만 설홍주 만화버젼이 나온다면 꼭 작화를 부탁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 쇼와 초기의 시대상을 차분하게 그리고 있기에 변사, 댄서, 초기 영화나 서커스들 같은 재미난 소재들이 등장해서 이래저래 자료로도 쓸만 하더군요. 그래서 충동구매로 북오프 책 가격치고는 제법 비싼 5000원이라는 거금(?)을 지불했지만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라면 국내에 번역되어 나와도 좋겠다 싶을 정도로 착하고 귀여운 만화라고 생각되네요. 물론 잘 팔리지는 않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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