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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7

동경물어 1 (東京物語) - 후쿠야마 게이코

음.. 이게 과연 추리만화일지는 의심스럽지만, 어쨌건 오래된 에니메쥬 독자라면 누구나 아실법한 만화 "동경물어" 문고판 1권입니다. 문고판이 붐이긴 붐인가 봅니다. 이런 만화까지 다시 나오고.
어쨌건 스토리는 간단하게 이야기해서 쇼와시대 초기의 동경을 무대로 한 가벼운 추리+모험물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주인공은 동천출판사 편집부에서 일하는 히노구마 헤이스케와 동네 백수건달(?)인 마키노 소지로로 주로 헤이스케가 사건을 가지고 오거나 액션을 전담하고 소지로(표지의 인물입니다)가 탐정역을 전담하는 구조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책 소개에 나온 것 처럼 "레트로 터치의 미스테리 코믹"이라고 하기에는 어렵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단편들로 채워져 있는 옴니버스 물이죠. 

두명이 서로 만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첫번째 이야기 "보석의 행방"은 나름 깔끔하고 재미난 트릭이 보여지고 있으며 두번째 이야기인 "암호문의 비밀" 역시 조금은 어처구니 없지만 귀엽고 기발한 암호 트릭이 선보여서 추리적으로 기대를 가지게 만드는데 이후의 다른 이야기들은 추리와는 많이 동떨어진 단순한 모험물이 반복될 뿐이라 조금 아쉽긴 했습니다. 특히나 소지로의 숨겨진 과거가 등장하는 여섯번째 이야기 "산호와 해송 (산고와 미루 : 이 이야기의 주인공 남매의 이름)"은 작가가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려 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황당한 내용이라 실망이 컸습니다. "이트맨" 같은 곳에서 흔히 보이는 아이들 모아놓고 초능력 실험 비스무레 어쩌구 하는 이야기인데 이야기도 뻔하고 내용도 아주 별로였거든요.

그래도 전체적으로 후쿠야마 게이코 여사의 디테일하면서도 둥글둥글하고 귀여운 그림을 보는 재미는 무척이나 각별하더군요. 제가 이런 스타일을 좋아라 하기도 하지만 설홍주 만화버젼이 나온다면 꼭 작화를 부탁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 쇼와 초기의 시대상을 차분하게 그리고 있기에 변사, 댄서, 초기 영화나 서커스들 같은 재미난 소재들이 등장해서 이래저래 자료로도 쓸만 하더군요. 그래서 충동구매로 북오프 책 가격치고는 제법 비싼 5000원이라는 거금(?)을 지불했지만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라면 국내에 번역되어 나와도 좋겠다 싶을 정도로 착하고 귀여운 만화라고 생각되네요. 물론 잘 팔리지는 않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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