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검색어 "어시장 3대째"에 대한 글을 관련성을 기준으로 정렬하여 표시합니다. 날짜순 정렬 모든 글 표시
검색어 "어시장 3대째"에 대한 글을 관련성을 기준으로 정렬하여 표시합니다. 날짜순 정렬 모든 글 표시

2010/12/20

츠키지 어시장 3대째 築地魚河岸三代目 (2008) - 마츠하라 신고 : 별점 2점

상사맨 아카기 슌이치는 과장 진급과 동시에 회사 구조조정을 떠맡게 된 후 존경하던 선배의 구조조정을 직접 진행한다. 이 일로 회사생활에 환멸을 느낀 그는 우연찮게 애인을 돕기 위해 뛰어들었던 츠키지 어시장에서 일을 할 결심을 굳히는데...

인기 만화 "어시장 3대째"의 영화화 작품.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는 1권 시작 직전 부분을 다루고 있습니다. 츠키지 어시장의 도매상인 우오마츠에 3대 째로 사위가 새롭게 들어오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지요. 

에이지와 아스카의 관계를 오해한 어시장 사람들을 그린 에피소드 등은 괜찮았고, 특히 치아키 - 에이지 커플의 이야기는 원작에서의 재미만큼 영화에서도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내가 여자 옷 따위를 고를 수 있을줄 알아!" 라는 명대사가 작렬하는 부분은 인상적이었어요.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영 별로였습니다. 로맨틱 코미디로 변질되는 중간 과정은 마음에 들지 않았으며, 원작에는 존재하지도 않던 한국 막장드라마같은 에이지 - 아스카 설정은 불필요했습니다. 클라이막스에 이르기까지는 솔직히 지루했고요. 

그래서 제 별점은 2점입니다. 산만하고 포인트를 못 잡은듯한 느낌이 강합니다. 원작의 재미요소 - 초보자의 어시장에서의 성장기 + 다양한 해산물에 대한 정보 제공 - 를 모르고 만든 작품이에요. 슌이치가 츠키지에 일을 시작하면서 다양한 생선의 시식과 여러 훈련을 거쳐 생선 요리와 생선을 다루는 스킬을 높여 나가는 과정, 그리고 츠키지 어시장 상인들의 에피소드를 상세하게 그린 TV 시리즈로 만드는게 더 좋았을겁니다. 구태여 찾아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2018/01/27

오로지 일본의 맛 - 마이클 부스 / 강혜정 : 별점 2점

오로지 일본의 맛 - 4점
마이클 부스 지음, 강혜정 옮김/글항아리

영국인 요리사 출신 작가가 쓰지 시즈오의 "일본 요리 : 단순함의 예술"에 깊이 매료된 탓에, 현재 일본 요리를 탐구하고자 3개월 동안 아내, 두 아들과 함께 도쿄를 비롯한 일본 이곳저곳을 다니며 여러가지 다양한 문화를 맛보고 즐긴 경험을 기록한 여행 에세이집입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실망스럽습니다. 여행 목적은 그럴듯했지만 내용이 목적에 딱히 부합하지 않는 탓입니다. 그냥 일본 이곳저곳 여행기와 식도락이 결합된 뻔한 여행기에 불과합니다.
또 색다른 곳에서 느끼고 경험한 이색적인 체험을 쓰기는 했는데, 서양인 시각에서만 신기하고 재미있을 만한 체험이라는 문제도 큽니다. 일본에 이웃한 한국인 시각에서 봤을 때 새롭게 느껴지는 것은 하나도 없었어요.

게다가 와패니즈라 불려도 무방할 정도로 저자가 지나치게 일본을 맹신하는 묘사도 별로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일본 요리 장인이 만든 튀김을 맛본 후, 엄청난 기술과 맛에 감탄하는 정도는 괜찮아요. 일본 튀김은 저도 좋아하니까요. 그러나 아지노모토사를 방문기를 통해 MSG의 무해함을 강조하며 합성 조미료를 전도하고, 쓰키지 시장 방문 경험의 마지막을 '장기를 팔아서라도 꼭 가봐야 하는 곳' 이라고 마무리 하며, 생 와사비야 말로 슈퍼 푸드로 그 맛에 중독되었다고 묘사하는 식으로 직접 찾아서 경험하고 맛본 모든 요리와 재료에 대해 끝없는 칭찬과 홍보가 지겹게 반복됩니다. 이러한 맛에 대해 부정하는건 아니지만, 일본 내 식문화를 소개하는 다른 작품들과 비교할 때 특별한 내용도 없어요. 예를 들어 튀김이나 와사비, 가쓰오부시 등은 모두 "맛의 달인" 등에서 자세히 소개했던 것입니다. 튀김의 핵심 비결인 밀가루 대충 풀기, 와사비 농원의 생육 환경과 강판에 가는 법, 가쓰오부시 제조법 및 전용 대패 모두 말이죠. 쓰키지 어시장은 "어시장 3대째"라는 더 길고 방대한 작품이 이미 존재하고요. 이는 일본 요리가 건강식이며 장수에 도움이 된다며 오키나와 요리와 장수의 비결을 탐구하는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시나 "맛의 달인"에서 이미 등장했던 소재입니다. 그나마 오키나와의 새로운 소금 제조법 정도만 기억에 남을 뿐입니다.

직접 '비스트로 스맙'을 찾아 가서 기무라 타쿠야 등을 만나고, 스모 연습장을 찾아가 챵코 나베를 직접 먹어 보는 식의 현장감 넘치는 경험담은 좋아요. 그러나 이 역시 방송이나 다른 여러가지 컨텐츠에서 보았던 내용에 반복에 불과하고, 저자가 신기하게 생각한 대부분은 앞서 말했듯 우리나라에서는 새롭지 않습니다. 장인 정신을 발휘하는 요리사들, 연예인들이 직접 스튜디오에서 요리를 해서 게스트에게 먹이는 등은 우리나라 방송에서도 흔히 볼 수 있으니까요.

물론 고래 고기처럼 일본의 정책을 비판하고, 맛없다고 이야기하는 부분도 있기는 합니다. 도쿄를 벗어나서의 이야기들에서 조금 많이 드러나는 편이에요. 허나 고래 고기는 이런저런 컨텐츠에서 특유의 풍미가 있다고 언급되어 왔으니 색다를 것도 없고, 도쿄 이외의 장소에서의 에피소드는 음식, 요리 관련 이야기라기 보다는 외국인의 좌충우돌 여행기에 더 가깝다는 점에서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무엇보다도 비판적 시각은 일부일 뿐, 결국 글은 가이세키 요리나 오사카 패스트푸드를 극찬하는 기승전'일본맛있쪄'로 마무리되니 온전한 비판이라고 보기는 어렵겠죠. 일본 최고의 회원제 레스토랑 미부에서의 놀라운 경험이 소개되는 마지막 묘사가 대표적입니다. 일본 요리란 무엇인지, 그 진가를 제대로 체험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거든요. 맛을 떠나 일본 요리의 찬양이 반복되는 느낌이라 지루했습니다. 게다가 저자의 일본 여행 목적이기도 했던 일본 요리의 비결은 '재료 본래의 맛을 끌어내는 것' 이라는 것도 로산진 이래로 너무 많이 접한 내용이라 식상합니다.

개인적으로 그나마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요리사다운 시각이 돋보이는 몇몇 디테일이었습니다. 일본인들이 숯불구이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비결이 재료를 작게 만드는 혁신 덕분이라는 착안이 대표적이에요. 서구에서 초밥이 진짜 이유를 끌게 된 이유에 대한 주장도 신선합니다. 설탕, 소금, 식초로 이루어진 초밥 양념이 빅맥의 기본 양념과 동일하다는 것이죠.
또 저자의 재기발랄한 글솜씨 덕분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은 큽니다. 예를 들어 성게 맛에 대한 묘사도 제가 본 작품 중 최고로 꼽을 만 해요. 인어들이 바닐라 맛만 있는 수제 아이스크림 가게를 연다면 이런 맛이 아닐까 싶다는데, 정말로 멋드러진 발상입니다!

하지만 거의 5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을 이 정도의 단편적인 장점만으로 덮을 수는 없습니다. 실망이 컸기에 별점은 2점입니다. 이 책을 읽느니 "맛의 달인" 을 다시 정독하는게 정보와 재미 측면에서 더 나을 겁니다.

2010/01/30

도염 (陶炎) 1,2권 - 히라다 다이키 / 하시모토 미츠오 : 별점 3점

도염 1 - 6점
히라다 다이키 스토리, 하시모토 미츠오 그림, 김문광 옮김/삼양출판사(만화)

대단한 실력을 갖추고는 있지만 작품 발표를 삼가한채 "어둠의 도공사"라는 이름으로 의뢰받은 자기를 높은 보수로 재현해 주는 일을 하는 자유가마의 도공 하마다 토요타가 등장하여 여러가지 도자기들을 만들고 사람들의 갈등을 풀어나간다는 만화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자유가마라는 작은 가마에서 아마츄어들을 가르키는 일을 하는 등 실력을 숨기고 있다는 것 등 모든 면에서 다른 "프로페셔널 직업군 히어로"와 별반 다르지 않은 설정이긴 한데 "도예가"라는 직업군에서 특화된다고 할 수 있겠죠.

어시장 삼대째 작가이기도 한 하시모토 미츠오의 부드러운 작화가 빛을 발하는 2001년도 작품으로, 단 2권으로 완결되기 때문에 전부 3편밖에 에피소드가 담겨있지 않습니다.

첫번째인 에치젠자기의 "눈물자기" 재현에 대한 이야기는 자기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함께 사람과 사람이 서로의 이익과 애증으로 얽히는 관계가 잘 묘사된 수작이었습니다. "물을 부으면 구멍은 없는데 눈물처럼 물이 흐르는 자기"라는 설정부터가 일단 호기심이 생기며 이것을 재현해 나가는 과정을 추리물처럼 다루고 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거든요. 별점 3점은 너끈합니다.

두번째인 "환상의 아씨다완" 이야기는 특이하게도 연쇄살인과 함께 시작됩니다. 노부나가에게 진상되었다는 차를 담으면 차안에 벛꽃이 휘날린다는 환상의 자기와, 그 자기의 재현에 성공한 사람이 살해당한다는 서두에서부터 뒤이은 연쇄살인극과 함께 토요타의 다완재현 이야기가 잘 어우러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 다완 재현이야말로 범행의 동기인데 상당히 의외의 진상을 품고 있어서 추리적으로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이 정도면 별점 4개도 아깝지가 않죠.

그러나 좋았던 부분은 여기까지입니다. 세번째이자 마지막 이야기인 현대에 재현 불가능한 환상의 도기 "요변휘홍" 에피소드는 토요타가 어둠의 도공사가 된 과거, 원수, 라이벌, 그를 흠모하는 여인의 정체, 기타 등등 상상가능한 모든 요소들이 등장하여 억지스럽게 전개되다가 끝나버립니다. 그나마 "요변휘홍" 재현에 대한 이야기로만 끝냈더라면 좋았을 것을, 필요없는 등장인물들과 억지스러운 설정들의 난무로 "요변휘홍" 이야기마저 매몰된 채로 별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단지 이야기를 끝맺기 위한 이야기였을 뿐으로 별점은 두점도 과한 수준입니다. 최소한 한 권 정도의 분량을 더 할애해서 완벽하게 마무리지었어야 했습니다.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뭐 그래도 첫번째, 두번째 에피소드만으로도 한번 읽을 가치는 있다 생각되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소재는 좋았지만 인기없어서 아깝게 끝난 만화"의 전형적 케이스로 봐도 무방할 것 같네요.

2009/10/10

스시수첩 - 사카모토 가즈오 / 이은경 : 별점 3점

스시 수첩 - 6점
사카모토 가즈오 지음, 이은경 옮김, 안효주 감수/우듬지

총 94종의 스시를 사진과 짤막한 설명으로 수록한 책.
미려하게 찍은 사진은 감탄사를 자아냅니다. 제목과는 다르게 재료(생선) 쪽에 보다 비중을 둔 정보를 전해주고 있는데 - 만화로는 "초밥왕"이 아니라 "어시장 삼대째" 가 연상될 정도로 -,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습니다. 

재료 외에도 제대로 만들 수 있는 맛있는 초밥에 대한 짤막한 설명, 가장 맛있게 먹는 제철, 원산지 등도 함께 알려주고 있어서 짤막하긴 하지만 스시에 대한 기본 정보 제공이라는 목적에는 충실합니다. 때문에 간단한 식용 생선과 스시의 입문서 및 가이드북으로는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친숙한 도미, 참치, 광어 등은 물론이고 초밥관련 만화 등에서나 보아왔던 학꽁치, 쑤기미, 금눈돈, 눈볼대 등 생선들과 초밥의 설명을 보는 것 만으로도 너무 재미있고 즐겁더군요. 언제쯤 이런 초밥을 제대로 한번 먹어보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를 대비해서 공부라도 열심히 해 놔야 겠습니다.

읽기 편하고 재미도 있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2024/12/28

사카나와 일본 - 서영찬 : 별점 3점

사카나와 일본 - 6점
서영찬 지음/동아시아

에도시대부터 현대까지 해산물이 일본 사회와 문화에 끼친 영향을 다루며,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 사회적, 경제적, 역사적 의미까지 조명하는 책. 총 570여 페이지의 방대한 분량을 6장 34항목으로 나누어, 항목별로 해당되는 해산물, 어식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줍니다. 몇 가지 인상적이었던 내용을 요약해서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먼저, 정어리는 에도 시대 서민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생선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급 무사 사카이 반시로의 일기에서도 모두 42회 나올 정도로 서민들이 가장 자주 소비하던 음식이자, 당시 가난과 서민 문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식재료였습니다. '서민이 자주 먹는 밥반찬은 무엇인가'라는 테마의 '반즈케'에서도 생선 부문 1위는 이와시(정어리)였다고 하고요.
단순히 식탁 위의 먹거리일 뿐만 아니라, 어비(생선 비료)로 활용되어 농업 생산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농업 생산력의 증가는 화폐 경제를 발달시켰고, 쌀을 중심으로 돌아가던 사무라이 정권 체제 기반인 석고제가 흔들리게 되었습니다. 정어리의 활용은 단순한 생선을 넘어 일본 사회에 실질적인 영향을 끼쳤던 것이지요.

다시마는 일본 경제와 사회 변화를 이끌어낸 중요한 해산물로, ‘다시마 길’이라 불리는 무역 루트를 통해 일본 상업 경제의 중심축이 되었습니다. 홋카이도의 다시마가 교토와 오사카로 수송되던 이 루트는 일본 자본주의의 씨앗을 뿌린 경제적 기초였습니다. 한 차례 항해로 현재 화폐 가치로 따지면 1억 엔 정도를 벌어들였다니 대단하네요. 사쓰마번은 불법적인 대중국 다시마 무역으로 축적한 부를 바탕으로 무기류를 수입하며, 이 무기가 훗날 막부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즉, 단순한 식재료가 아닌 일본 역사를 바꾼 거대한 동력이었던 것이지요. 조금 과장된 느낌이지만 재미있는 발상이었어요.

쿠사야는 독특한 냄새와 풍미를 가진 일본 전통 발효 생선입니다. "어시장 삼대째"를 통해 단순한 건어물이 아니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쿠사야액'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건 처음 알았네요. 그리고 쿠사야는 해산물이 사회에 영향을 끼친 사례와는 달리, 당시 열악한 환경이 만들어낸 독창적인 생존 방식에서 비롯되었다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근대 이전 유배지로 알려진 이즈제도와 고토열도에서는 자원이 부족해 소금물을 재활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과정을 통해 쿠사야액이 만들어지고 쿠사야가 탄생하게 되었거든요. 이는 단순히 발효 음식을 넘어, 생존 전략으로서의 음식 문화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덴푸라는 에도 시대에 스시, 소바와 함께 미식을 대표하던 외식 메뉴였습니다. 값이 싸고 맛이 좋아 에도의 삼미(三味)로 꼽힐 만큼 큰 인기를 끌었지요. 덴푸라와 관련된 흥미로운 역사적 일화 중에는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있습니다. 건강을 중시하던 이에야스는 교토에서 유행하던 도미튀김을 처음 맛보고 지나치게 많이 먹는 바람에 복통을 겪었고, 이후 건강이 악화되었다는 군요. 그 외 덴푸라가 =일본 음식 문화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사례들이 다수 소개됩니다.

명절 음식으로 서일본에서는 방어가, 동일본에서는 연어가 명절 요리로 소비되며, 이는 지역적, 계절적 특성을 반영한 결과입니다. 방어는 도야마만에서 잡혀 염장되어 집합지인 내륙의 히다, 그리고 주요 소비처로 운송되었으며 귀족과 무사 계급에게 주로 소비되었습니다. 도야마 - 히다 - 다카야마 - 마쓰모토 - 니가타를 이은 U자 모양 지역이 서일본 방어와 동일본 연어를 구획하는 경계선이 되었습니다. 두 갈래 방어 길은 수백 년간 지탱되면서, 각자 고유한 문화가 나뉘는 경계선으로 자리매김하였고요.

가쓰오부시는 2차 대전 당시 남태평양에서도 만들어진 적이 있다고 합니다. 가쓰오부시의 본고장 야이즈는 어선이 징발되면서 마을 기간산업이 존폐 위기에 몰린 탓에, 남태평양의 마리아나제도, 팔라우 공화국, 미크로네시아 연방, 마셜 제도를 포함하는 남양군도로 집단 이주해 가다랑어 잡이와 가쓰오부시 제조를 이어나갈 계획을 세웠습니다. '난요부시'가 이때 탄생한 것이지요. 야이즈부시와 태평양전쟁 군납에 얽힌 일화도 있습니다. 1942년 해군은 항공대 식량으로 쓰려고 가쓰오부시 가루를 압축해 만든 사각형 조각에 대해 야이즈 업자에게 조언을 구했습니다. 업자는 습기와 기온에 따라 부스러질 수 있으니 캐러멜처럼 말캉말캉하게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제안대로 납품 계약이 체결되었고요. 군납 제품명은 '반키리 가쓰오부시'로 '적군 만 명을 벤다'는 의미였습니다.
한편 난요부시는 어떻게 되었냐 하면, 전황이 악화하면서 남양군도의 야이즈 주민은 수시로 징집돼 전장에 투입되어 죽어갔습니다. 결국 야이즈 주민 620명이 남양군도로 건너가 286명이 전사했고, 46%는 영영 고국 땅을 밟지 못했습니다. 일본의 패망은 자업자득이지만, 어민들은 좀 안됐군요.

그 외에도, "술 한잔 인생 한입"에서도 자주 언급되었던 장어 먹는 날 '도요노우시노히'의 유래, '청어 소바'의 유래 등 재미있는 정보가 가득합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도판이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생선의 생김새, 특징과 소개된 요리들의 실제 모습과 조리법을 그림과 사진으로 설명해주었더라면 정말 좋았을 겁니다. 방어길과 다시마길은 지도가 함께 있었더라면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었을 테고요.

또 해산물을 단순한 식재료로 다룬 내용도 많은데, 이 경우는 스시, 타코야키, 사시미나 라멘의 유래처럼 이미 잘 알려진 게 많아서 다소 지루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맥락을 짚어주는 부분도 애매한 게 제법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동과 서를 나누는 방어길입니다. 히다에서 왜 동쪽으로는 방어를 옮기지 않았을까요? 나가노에서 니가타까지의 거리와 도쿄까지는 별로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말이지요. 단순히 동쪽에서는 연어를 먹는 걸로 정해져 있었다는 설명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이 주제 하나를 더 깊이 있게 파고들었다면, 마크 쿨란스키의 "대구"에 버금가는 이야기가 될 수 있어 보였는데 아쉬웠어요.

그래도 일본의 해산물과 엮인 문화사 서적이라는 점에서 충분히 흥미로운 읽을거리임에는 분명합니다. 해산물이 일본 사회에서 어떤 의미인지 궁금한 독자라면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제 별점은 3점입니다.

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