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영의 아내와 딸마저 인질로 잡고 강도영과 격투를 벌이던 전태성은 안보사령부 부장 차영한에게 살해당했고, 강도영은 아내와 딸을 구한 뒤 모든 진실을 밝혔다.
넷플릭스로 감상한 영화. 가족과 함께 볼만한 영화를 찾다가 보게 되었네요.
테러범이 폭탄이 설치된 장소를 알려줘가며 주인공과 대결하는 설정은 수도 없이 많았지만 ("다이하드 3"가 떠오르네요), 깔끔, 명쾌하고 속도감있는 전개에 적당한 긴장감도 가져다 주어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습니다. 감초 역할을 하는 기자 오대오의 개그씬도 평은 별로 좋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어요. 축구 시합을 지연시키기 위해 일반 관객이 할 수 있는 행동이 뭐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어차피 한 개 뿐인 탓에 별로 억지스럽게 느껴지지도 않았고요.
하지만 결말 부분은 조금 지루했습니다. 한라함 승조원들이 투표로 생사를 가르는 부분 분량이 다소 길고, 신파조로 흘러간 탓이 큽니다. 마지막에 생존 승조원들이 정복을 입고 찾아와 경례하는건 사족 중의 사족이었고요.
개연성도 부족합니다. 일단 범인이 '소리를 활용하여 기동시키는 폭탄'을 만든 이유에 대해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온갖 소음과 교차 편집하여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영화적인 역할 외에는 의미가 없어요. 그냥 시한 폭탄과 차이가 없으니까요. 뒤로 가면 일반 시한 폭탄이 사용되는걸 보면, 감독(각본도 맡으셨더군요) 스스로도 영화를 위한 단순 소재에 불과했다는걸 자인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소리'를 활용한 폭탄을 만든 이유는, 좌초 사건의 원인이 잠수함 내 소음이 탐지되어 타격되었기 때문에 생긴 강박증 때문이었다고 설명하는게 어땠을까 싶네요. 소리를 차단하며, 소음의 원인을 없애려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더라면 설득력이 조금 있지 않았을까요? 갑자기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의 "썰물에 죽다" (아래)가 떠오릅니다.
혼자서 이런 폭탄을 자작한 뒤 여러 군데에 설치해서 원하는대로 폭파시켰다는 것도 - 심지어 국방장관 등 VIP가 탑승한 자동차까지 - 현실적이지 못하며, 테러의 목적도 잘 모르겠습니다. 강도영을 괴롭히는게 목적인지, 강도영 가족을 죽이는게 목적인지, 진실을 밝히는게 목적인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아요. 강도영에게 지옥을 선사하려면 가족을 납치한 뒤 눈 앞에서 폭사시키는게 더 나은 선택이었을텐데 말이지요. 승조원 중에서 용의자는 전태성밖에 없는데 강도영이 범인을 바로 알아채지 못한 이유, 일면식도 없었던 오대오가 강도영의 딸 설영이를 위해 목숨을 거는 이유도 설명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 킬링 타임용 영화였습니다. 머리를 비우고 볼 만 합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 킬링 타임용 영화였습니다. 머리를 비우고 볼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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