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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8

2023 두산 베어스 정규시즌 단평

KBO 레전드 이승엽 선수를 새로운 감독으로 맞아들이며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한 2023년 두산 베어스의 정규 시즌이 끝났습니다. 간략하게 평을 정리해봅니다.

제 평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겁니다.
작년 대비 외국인 선수의 합산 승수는 +10승이었습니다. 양의지 선수의 WAR은 박세혁 선수보다 +4이상이니 작년보다 14승을 더한 74승을 거두고 5위를 차지한건 일견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작년보다 빼어난 성적을 거둔 곽빈, 최승용 선수 등의 스텝업이 반영되어 있지 않으며, 역시나 작년보다는 뛰어난 성적을 거둔 외국인 타자, 양석환 선수, 정수빈 선수 등의 성적도 반영되어 있지 않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야수들 성적도 작년보다는 좋았습니다.
즉, 단순 +/-로는 더 많은 승수를 거두었어야 하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왜 그렇지 못했을까요? 팀의 방향성을 정하는데 실패한 탓이라 생각합니다. 올해 두산 베어스에서 가장 내세울 만 했던건 괜찮은 선발진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지키는 야구로 가는게 당연했는데 여기서 감독의 패착은 두가지에요. 첫 번째는 "지키지도 못했다"는 것과 두 번째는 "지킬 점수가 없었다"는 겁니다.
첫 번째는 믿었던 박치국, 정철원, 홍건희 선수의 부진 탓이니 온전히 감독의 탓이라고 보기는 힘들긴 합니다 (정철원 선수는 작년의 혹사도 영향을 미쳤을테니까요). 그리고 계투진을 혹사시키지 않고 성적이 나올 수 없는게 KBO의 현실이니 어느 정도는 이해합니다.
그러나 두 번째는 명백히 이승엽 감독의 잘못입니다. 알칸타라 선수를 비롯한 선발진이 잘 버텨주었지만 패한 경기가 수도 없는데, 이 경기들 대부분 베어스는 한, 두 점 밖에는 내지 못했습니다. 10개 구단 통틀어 타점이 꼴찌니 더 말해 무얼하겠습니까.
그렇다면 한 방을 쳐 줄 수 있는 타자 위주로 기용해야 했는데, 감독은 한 점 짜내기 전문의 발야구 담당 선수들을 중용합니다. 이게 맞는 방향입니까? 도대체 왜 조수행 선수가 김인태 선수보다 더 많은 기회를 받아야 하죠? 올해만 보나 통산으로 보나 베스트 시즌으로 보나 두 선수의 타격은 급이 다릅니다. 마찬가지로 2군 무대를 평정하다 못해 지배했던 홍성호 선수라던가, 타격으로는 2군에서 더 보여줄게 없는 김민혁 선수 등을 기용하지 않는 이유도 모르겠습니다. 조수행 선수에게 줄 기회를 저 선수들에게 고루 나누어 주었어야 합니다.
애초에 이승엽 감독을 선임한 이유부터가 타격 생산성 향상에 방점이 찍혀 있을텐데, 이래서야 김태형 감독 시대와 비교해서 더 나은 점을 찾기 힘드네요. 마찬가지 이유로 포스트시즌도 별 기대가 되지 않습니다. 감독의 능력이 더 중요한 경기들이니....
 
5위 확정을 한 날, 이승엽 감독을 향한 야유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런 날 야유를 할 필요는 없었겠지만, 감독으로서 잘못하고 반성할 부분을 느끼고 다음 시즌에는 모쪼록 다른 모습으로 이승엽 감독만의 두산 베어스 팀 컬러를 찾아서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깡패곰, 육상부, 판타스틱 4 등 다양한 수식어가 있었던 과거의 두산 베어스와 비교해볼 때 올해의 두산은 뭐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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