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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1

슈퍼맨 : 레드 선 - 마크 밀러 외 / 최원서 : 별점 2점

슈퍼맨 : 레드 선 - 4점
마크 밀러 외 지음, 최원서 옮김/시공사(만화)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난(?) 슈퍼맨은 공화국 동지들을 위해 스탈린의 뒤를 이어 위대한 지도자가 된 후, 뛰어난 능력으로 전 세계의 패권을 차지했다. 오직 슈퍼맨에 대한 전의를 불태우는 렉스 루터가 버티고 있는 미국을 빼고. 그러나 슈퍼맨의 독재와 인류에 대한 간섭이 심해지자 무정부주의자 테러리스트 배트맨 등 반대 세력이 등장했고, 결국 슈퍼맨은 렉스 루터에게 패배하고 세계의 패권을 그에게 넘겨주게 되었다.

걸작이라고 소문난 작품. 이번 추석 연휴 때 우연찮게 읽어보았습니다. 
소련의 영웅이 된 슈퍼맨 뿐 아니라 배트맨의 부모를 죽인게 스탈린의 서자이자 비밀경찰의 우두머리였던 표토르였다던가, 그린 랜턴 할 조단을 공산주의와 싸우는 미국 해병대원으로 각색하는 식으로 여러 DC 히어로들의 신화를 비틀어 이야기에 적절히 녹여낸건 볼 만 했습니다. 단순히 설정 변경 놀이보다는 고민한 흔적이 많이 보였어요. 슈퍼맨이 다른 지구에서 와서 태양광 - 레드 선- 을 받으면 힘이 약해진다는 반전도 괜찮았고요. 붉은 군대, 즉 소련의 리더의 정체성과도 잘 엮이는 멋진 설정이었습니다. 후술할 어이없는 결말보다는 이 설정을 더 잘 살리는 쪽으로 이야기를 끌고가는게 좋았을겁니다.

그러나 전개는 평이해서 특별히 재미를 느낄 부분은 별로 없었습니다. 배트맨과 원더우먼은 비중에 비하면 하는게 너무 없기도 하고요. 무엇보다도 슈퍼맨이 아래와 같은 렉스 루터의 편지 하나에 큰 죄의식을 느끼며 무너져버린 뒤 렉스 루터가 이를 40년 전부터 계획했다는 결말은 최악이었습니다. 여러모로 설명이 부족했어요. 슈퍼맨이 세계를 지배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렉스 루터 따위가 걸림돌이 될 까닭도 없고요.
번역도 이상할 정도로 읽기 힘들었는데, 번역 결과물이 원전을 충실히 반영한 것인지도 살짝 의문이 듭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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