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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2

이상한 집 - 우케쓰 / 김은모 : 별점 1.5점

이상한 집 - 4점
우케쓰 지음, 김은모 옮김/리드비
<<아래 리뷰에는 진상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묘한 집 평면도를 가지고 범죄의 가능성에 대해 추리했던 글이 있었습니다. 원문을 처음 읽었을 때는 굉장히 감탄했었습니다. 아래의 평면도인데요, 별 관심없이 본다면 그냥 지나칠 그림이지요.
하지만 평면도에서 부엌의 불필요한 공간이 2층 아이방과 겹쳐지고, 2층 아이방은 창문 하나 없이 폐쇄된 공간이라는 것에 주목하여 이 집은 "아이 방을 통해 욕실로 이동하여 사람을 살해하기 위해 만들어진 집"이라는 추리가 그럴듯하게 펼쳐지는게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잘라낸 사체를 옮기는 방법까지 완벽하게 설명해 주고요. 이런 이야기라면 책으로 읽어도 충분한 재미를 가져다 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책은 제 생각과는 굉장히 다르게 아주 별로였습니다. 재미있었던 원문은 역시나 감탄스러웠지만, 뒤에 덧붙여진 이야기와 진상이 모두 수준 이하였기 때문입니다. 
원문에 이어지는 다른 집의 평면도를 활용한 이야기는 원문을 그대로 반복할 뿐이며, 어린아이 살인자 이야기가 진짜였다는걸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낸 '왼손 공양' 설정은 최악이었습니다. 가문에 전해져 내려온 의무때문에 어린 아이에게 살인을 저지르게 하고 왼손을 절단하여 공양했다? 기발함이나 신선함도 찾아보기 힘들었고, 설득력도 전무합니다. 오히려 이런 만화같은 설정 탓에 "평범해보이는 평면도에서 기묘하지만 있음직한 추리를 끌어낸다"는 핵심 재미마저 희석되어 버리고 맙니다. 이런 3류 괴담같은 억지 설정보다는 차라리 히키코모리 아이에게 음식을 배달하기 위한 장치가 설치되어 있었다던가 하는 식의 현실적인 설정이 더 바람직했어요.

그래서 제 별점은 1.5점. 인터넷을 통해 원문을 읽으셨다면 구태여 읽어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렇게 말도 안되는 소설 형태로의 각색을 하느니, 원문이 연재된 사이트의 저자 글들을 그대로 번역해서 책으로 만드는게 나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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