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리프 1 - 타카하타 쿄이치로 지음, 키누타니 유 그림/대원씨아이(단행본) |
평범한 여고생 카시마 쇼우카는 어느날 잠에서 깬 뒤 분명 "월요일" 이어야 하는데 그날이 "화요일" 이라는 사실을 알고 당혹해한다. 그런 그녀가 찾은 것은 자신의 일기장. 기억에 없는 "월요일"에 쓴 일기는 지시한다. 이 일에 대해 같은 반 동급생 와카마츠 카즈히코에게 도움을 요청하라고...
일본 플레이보이지 선정 "미스테리 - 철야본을 찾아라!"
위 포스트에서 언급한 일본 미스테리 올타임 베스트 100에 무려 18위! 라는 순위로 올라와 있는 작품. 국내에서는 라이트노벨 대표 브랜드인 NT 노벨을 통해 2004년도에 발간되었습니다. 이 리스트를 통해 알지 못했더라면 절대 구입할 일이 없었겠지만, 이런 리스트에 워낙 잘 낚이는터라 혹해서 구입하게 되었네요.
그런데 감상문에 앞서 구입 과정을 꼭 언급하고 싶습니다. 정말 드라마틱했거든요. 국내 출간되었다는 것을 알아낸 뒤 인터넷을 여러날 뒤졌지만 구하는 사람은 많은데 책 자체는 도저히 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불과 5년밖에 안 지난 책을 이렇게 구하기 힘들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제가 절판본 구하는데는 상당히 유능한(?) 편인데도 불구하고 모든 루트를 총 동원한 끝에 내린 결론은 "포기" 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지난 주말 방문한 북오프 신촌점 판타지소설 서가에 이 책이 두질이나 떡하니 꽂혀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거 참 황당하기도 하고 좀 어처구니도 없고 기쁘기도 하고... 그야말로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것이겠죠.
책도 어렵게 구한만큼 상당히 재미있게 읽어서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생각했던대로 본격 미스터리의 요소가 많은 것은 아니었습니다만, 몸은 그대로 있고 정신만 시공을 넘나드는 "타임리프"라는 설정 자체도 독특했고, 이러한 공상과학같은 이야기가 지구와 우주가 걸려있는 거창한 세계관이 아닌 실제 있음직한 고등학교를 무대로 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설득력있는 소품이라는 것, 그리고 "타임리프의 원인"과 "잊혀진 일요일에 벌어진 사건의 진상" 을 풀어나가는 과정이 굉장히 흥미진진했기 때문이죠.
특히 이 책을 광의의 미스터리의 영역에 위치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는 이 타임리프로 시공간을 오가는 이야기가 일요일에서 토요일까지의 딱 6일간으로 깔끔하게 정리되고 있으며 모든 이야기들이 앞뒤가 딱딱 맞아떨어지도록, 퍼즐처럼 씨줄과 날줄같이 잘 짜여져 있는 등 치밀함이 돋보이는 것이 한층 재미를 더합니다. 전개과정에서도 복선과 여러 단서가 절묘하게 이어지는 것은 물론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수학시험이나 편지, 호신술 같은 장치도 이야기의 설득력을 더하며 재미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거든요.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거창한 이름의 리스트 상위권에, 무려 18위에 위치하는 만큼의 재미는 보장하는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그간 저 역시 라이트노벨이라는 쟝르를 무시해 온 경향이 없잖아 있는데 반성해야 겠더군요. 어렵고 무겁고 진지하게 쓴다고 좋은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니죠. 쉽고 재미있게 쓰면서도 쟝르 자체의 재미만 제대로 보여준다면 충분히 가치있는 작품이 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준 책입니다.
단, 어디서 본듯한 이야기가 이어진다는 것 (시간을 달리는 소녀 부터 시작해서...) 과 너무 어린 취향의 책 디자인과 삽화는 마음에 들지 않은 탓에 약간 감점하여 별점은 3점. 그래도 재미는 있었던 만큼 이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도 있다는데 꼭 구해봐야겠습니다. 역시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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