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보씨와 더불어 경성을 가다 조이담.박태원 지음/바람구두 |
1, 2부로 나뉘어져 있는 책으로 구보씨로 유명한 박태원의 1934년까지의 일대기를 당시 시각으로 묘사하여 조이담씨가 저술한 것이 1부고, 2부는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을 싣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구보씨가 씨네 21에 영화 칼럼을 연재하는 사람으로만 알고 있었기에 소설로 원래 존재하던 인물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이렇게 무식할 수가...
그러나 씨네 21에 영화 칼럼을 연재했던 사람보다도 궁금하지 않던 인물인 박태원씨의 1934년까지의 일대기는 예상대로 크게 재미있지도, 드라마틱하지도 않더군요. 어딘가 드라마나 소설에서 많이 보아왔던 이야기 같았거든요. 구보씨 이야기 역시 지금 읽기에는 너무 오래되었고 말이죠. 즉 1, 2부 모두 소설로만 본다면 크게 추천할 만한 작품은 아닙니다. 재미만 놓고 본다면 "소설가 구보씨의 영화구경" 이라는 예전 씨네 21 칼럼 모음집이 훨~씬 재미있었죠.
하지만 이책의 장점은 박태원의 일대기도 아니고 구보씨 이야기도 아닙니다. 이 책은 어마어마한 사전 조사와 자료를 바탕으로 하여 일제 강점기 당시의 경성을 손에 닿을 듯 묘사하고 있는 것이 최대의 강점이죠. 당시 경성의 지도는 물론 유명 건물의 상세한 자료, 신문기사, 도판과 사진 등을 충실하게 같이 실어주고 있거든요. 책 소개에서 "소설 원본보다 각주의 분량이 더 많은 파격적인 형식이다."라는 것이 결코 빈말이 아닙니다. 이러한 자료 반, 소설 반 형식은 몇번 보아 왔지만 이 책은 그러한 소설적 파격을 잘 소화하고 있어서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30년대 경성을 무대로 추리소설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소장해야만 하는 책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만큼 자료적 가치가 뛰어나거든요. 단, 자료적 가치 이외의 가치를 찾기가 조금 어렵다는 것이 아쉽네요.
저같은 독자를 위해서라도 자료 부분만 따로 떼어서 반값에 팔았으면... 하는 얄팍한 생각도 조금 드는 책이었습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