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도 화가 나서 줄거리는 대충 쓰겠습니다. 사실 줄거리는 한줄이니까요. "무림에 다시 출도한 12신마를 금마옥주 좌혼지가 소탕한다!" 입니다.
아래의 "태극문"과 같은 작가가 쓴 것은 작가이름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는데 왜냐면 작품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자신의 작품의 좋았던 아이디어를 그대로 베끼고 스케일만 더 키운 어처구니 없는 소설이었기 때문이죠.
일단 태극문에도 등장하는 "평범한 초식이 고수를 제압한다"라는 아이디어와 "품검 대회"라는 가장 중요한 설정을 그대로 따서 작품을 진행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 아이디어와 설정을 좀 더 교묘하고 세련되게 짜 맞추어도 고작 본전일 판에 아이디어와 설정은 이야기의 핵심과 따로 놀고 있다는 점입니다. "평범한 초식이 고수를 제압한다"라는 독특한 발상은 "태극문"과는 다르게 주인공 좌혼지의 강함을 설명하는 곁다리일 뿐이며 좌혼지 자신은 외려 무림 최고 수준의 무공을 몸에 익히고 있습니다. 결국 "평범한 초식"은 진정 극강한 무공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스스로의 아이디어를 묵살하는 희한한 전개. 요걸로도 일단 마이너스 백만점.
게다가 "품검 대회"가 마인들을 끌어내기 위한 꼼수라는 전개는 설득력이 제로에 가깝습니다. 일단 극강한 마인들이 3인이상이 모이면 좌혼지를 제압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정작 12명이나 있으면서 왜 더욱 고수가 되기 위해 전전긍긍하는지에 대한 묘사가 없거든요. 나 같으면 12명이서 그냥 처들어 가서 쑥밭을 만들어 놓겠다. 3명씩 조를 짜서 제트 스트림 어택이라도 보여주면 될거야냐? 이거 역시 마이너스 백만점.
또 "태극문"의 단점이기도 했던, 왜 등장하는 지도 알 수 없는 여러 고수들은 정말 들러리(!)일 뿐입니다. 어디어디의 최고수, 어디어디의 넘버원이라는 작자들이 등장해서 진정한 마인들에게 일초에 피떡이 되는 장면은 한마디로 기가 막히는 수준이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장면들이 정말로 수도 없이 계속된다는 점이죠. 이러한 어처구니를 쌈싸먹은 전개의 화룡점정은 이 최고수들을 일초만에 피떡으로 만드는 마인들이 주인공 좌혼지에게 일초만에 피떡이 된다는 전개인데 정말 소설 쉽게 쓰는구나.. 하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습니다. 정말로 이 작품의 무공 대련 장면의 대부분은 "파파박" "크아악!" 이 두줄로도 다 쓸 수 있거든요.
아울러 좌혼지의 정사장면은 사족을 넘어선 작가정신이 의심되는 장면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장면이 꼭 나와줘야 책이 팔린다고 생각했을까요? 아무런 흑심없이 미모의 여인의 옷을 벗겨 치료하다가 눈이 맞아 떡을 친다는 구닥다리 발상은 찰리 채플린 시대에 사라진 줄 알았었는데....
이러한 무의미한 무공의 난무로 인해 단편 분량의 얄팍한 소설이 그나마의 미덕도 갖추지 못한채 품검대회라는 핑계로 질질 늘어지는 마이너스 삼백만점짜리 쓰레기가 되어 버렸네요.
어쨌건 최근 본 소설 중에서 가장 밑바닥 소설이었습니다. 솔직히 다른 작품을 모방하던 자기 작품을 모방하건 상관은 없습니다. 자존심을 버리고 이거저거 설정을 끌어왔으면 독자에게 최소한의 재미는 안겨줘야죠. 용대운이라는 작가가 요새 무얼 하는지는 모르지만 이 소설 하나만큼은 아무리 욕을 먹어도 무방한 소설이라 생각됩니다.
하나는 괜찮았고 하나는 밑바닥이었으니 "유섬검"과 "탈명검"을 읽어보고 작가에 대한 평가를 해 봐야 겠네요. 그나저나 "검" 시리즈는 거진다 쓰레기라는 평을 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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