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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3

비뚤어진 집 - 애거서 크리스티 / 정성희 : 별점 3점

비뚤어진 집 - 6점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정성희 옮김/해문출판사

영국의 외교관 찰스는 이집트에서 소피아 레오니데스라는 여인을 만나 사랑에 빠지지만 전쟁과 업무로 인한 해외 파견으로 잠시 헤어지게 된다. 헤어지기전 사랑을 고백하며 2년뒤에 영국으로 돌아와서 그녀에게 청혼할 것을 약속한다.
2년뒤 영국으로 돌아온 찰스는 신문을 통해 소피아의 할아버지이자 입지전적인 거부 애리스티드의 사망기사를 읽고 소피아를 만나나 그녀의 할아버지가 사실은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자신의 아버지인 런던 경시청 부총감과 함께 레오니데스 저택 -일명 "비뚤어진 집"- 으로 찾아가 사건에 뛰어드는데...

애거서 크리스티의 장편으로 포와로나 마플 시리즈가 아닌 작품입니다. 인터넷 헌책방 "신고서점"에서 이번에 해문 애거서 시리즈가 다량 풀렸는데, "애거서 크리스트 스스로 뽑은 베스트 10" 중 가지고 있지 않거나 기억이 흐릿해서 구입한 작품 중 한권입니다. ( 베스트 10 작품목록 :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 화요일 클럽의 살인 / 오리엔트 특급살인 /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 움직이는 손가락 / 0시를 향하여 / 비뚤어진 집 / 예고살인 / 누명 / 끝없는 밤 )

부유한, 카리스마 넘치는 노인이 지배하는 약간씩 이상한 일가족과 그들이 거주하는 희한한 저택, 그리고 이 일가족 중에 단 한명있는 천사같은 아가씨와의 멜로 드라마까지 등장하는 설정인데 일본의 추리소설에서 흔히 보던 것들이죠? 그러나 싸구려같은 변태스럽고 엽기스러운 묘사 없이 캐릭터들의 확실한 성격 부여와 심리묘사를 통해 점진적인 공포 분위기를 표현하는 것이 역시 여사님 답더군요.
또한 추리소설 황금기의 걸작답게 독자에게 제공되는 단서도 공정한 편이며 결말부분의 임팩트도 상당합니다. 탐정없이 "화자" 캐릭터에 의한 전개만 보여주는 것도 무척 색다른 시도라 생각되고요.
무엇보다도 전체적으로 "Y의 비극"과 상당히 유사한 설정과 전개라는 점에서 비교해서 읽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Y의 비극" 쪽이 10여년 먼저 발표되었으니 여사님이 어느 정도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 내용의 깔끔함은 이 작품을, 추리적인 요소의 완벽함으로는 "Y의 비극"쪽을 더 쳐주고 싶네요. 뭐 그래도 두 작품 모두 재미있는 작품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과 같은 화자 중심의 이야기는 아무래도 관찰자 역할에 충실하기 때문에 논리적인 전개에 의한 지적 쾌감을 느끼기에는 약간 부족하다 생각되며 트릭과 동기를 특정할 수 없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어서 정통 본격물을 기대한다면 조금 실망할 수도 있다고 보이네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읽다보니 예전에 읽었었던 것이라 중반 이후에는 조금 시시해졌다는 것도 조금 아쉬웠고요. 추리 소설의 가장 큰 재미 중 하나가 범인을 나름대로 상상하고 추리해 보는 것인데 큰 재미 하나가 빠져버려 약간 맥이 풀리긴 했습니다...

그래도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 어쨌거나 좋은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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