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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8

Air

"그들에게는 잔혹할지라도... 우리에게는 새로운 시작을"

하아.. 이게 도대체 얼마만에 애니메이션 시리즈 전화 감상작인지 기억도 안나네요. 1쿨밖에 안되는 12화 시리즈로, 여러 사이트를 통해 본 정보로는 비교적 제 취향인 듯 하여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일단 이 쪽 게임(미연시..라고 하나요?)은 전혀 즐기지도 않고 관심도 없습니다. 때문에 관련 정보는 전혀 없었고, 그래서인지 캐릭터 디자인은 쉽게 적응되지 않더군요. 내용과 좀 맞지 않는다고나 할까.... 뭔가 실감을 주지 않는 캐릭터 디자인이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모녀간의 나이차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디자인은 최악! 으로 여겨지네요) 거기에 더해 소재 그 자체는 그동안 흔했던 "불치병의 소녀" 이야기의 변형으로 진부하게 여겨질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용 전개와 부가 설정들이 독특하고 이야기와 잘 어울려서 신비로움과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해 주며, 처음에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단순한 멜로물이 아닌 것이 포인트라 생각됩니다. 무언가 수수께끼로 가득찬 미스즈라는 소녀에 대한 진실을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밝혀가는 구성인데 1,000여년의 시공을 넘어 "꿈을 꾸다가 마지막 꿈을 꾸면 죽는"다는 시한장치와 "사람과 친하게 지낼 수 없다"는 저주에 걸렸다는 전개는 여주인공 미스즈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하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개에 여러 복선들을 잘 사용함으로써 다음편을 계속 보게 만들더군요. 초, 중반부에 본 Story와는 별 상관없는 캐릭터들의 이야기들도 재미있었고요.

거기에 감독의 연출 센스가 발군입니다. 초반의 개그컷들은 물론이고 감정을 증폭시키는 화면 연출이 뛰어납니다. 또한 굉장히 좋았던 음악과 잘 어울리는 연출이라 더욱 마음에 듭니다. 종반부에 유키토가 도대체 어떻게 되어버린건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것은 마음에 걸리지만 그것을 계기로 시점을 변화시켜 오히려 더 슬픈 감정이 들게끔 하는 연출은 정말이지...!

무엇보다도 최근 보기 힘들었던 엔딩은 이 작품을 기억에 남게 해 주네요. 슬프기도 하지만 뭔가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 같기도 한 마지막 12화는 꽤나 가슴 뭉클하면서도 여운을 진하게 남겨줍니다. 감상한지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도 선명하네요.
캐릭터만 조금만 더 제 취향이었으면, 그리고 조금만 더 제가 젊었더라도 아마 DVD를 구입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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