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김종화씨의 저술로 도서출판 세주에서 출간된 책입니다.
제목 그대로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처음부터 끝까지 서술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스탈린그라드 전투와 파울루스 장군의 독일 제 6군, 그리고 추이코프의 소련 제 62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죠. 초반부의 독일군의 파죽지세와 소련 62군의 소모전, 그리고 소련의 우라누스 작전에 따라 스탈린그라드에 포위되어 버린 독일 제 6군의 처절한 반격과 그 종말이 그려집니다.일단 자료적인 가치가 상당하네요. 당시 독일 제 6군에 소속되었던 부대들의 마크에서 시작하여 독일군 지휘관 계보, 소련군 지휘관 계보로 그 뒤를 잇고 당시의 작전 계획과 비교적 상세한 지도들로 전술사적인 가치를 높여주고 있거든요.
또 대충의 간략한 이야기로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당시 상황을 300페이지가 넘는 분량으로 자세히 설명하는 본문 역시 흥미진진하며 여러가지를 느끼게 해 줍니다. 이전에 읽었던 "아집과 실패의 전쟁사"에 이 전투가 포함되지 않은 것이 놀라울 정도로 지휘관들의 고집과 무식함이 특출나다는 것도 인상적이에요. 그 중에서도 상명하복에 충실했던 예스맨 파울루스에게 거의 모든 책임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잘못 알고 있었던 역사적 사실들과 그 후일담까지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저는 33만 제 6군이 전멸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어쨌건 5만 정도는 탈출, 12만 정도가 포로로 잡혔더군요. 포로중에 6천명정도만 결국 귀국하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관심있는 분야라 상당히 재미있게 읽긴 했는데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제일 먼저 소련군의 비인간적이고 무식한 부분을 강조하며 승리의 요인 역시 물량과 인원이었다고 폄하하는 듯한 시각입니다. 전사도 역사의 일부인데 이러한 주관적인,편향적인 시각으로 저술하다니 저자의 수준이 의심스럽기까지 합니다.
아울러 전체적으로 균형잡히지 못한 논조에 더해 일본책을 그대로 번역한 듯한 읽기가 상당히 따분한 문체 역시 높은 역사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책 자체의 수준을 낮추고 있습니다. 비교적 충실한 사료들과 증언, 증거들에 비해 도판의 수준이 많이 열악한 것도 아쉽고요.
그래도 간만에 읽은 2차대전사로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해 준 책입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그나저나.... 역사에 가정은 없다고 하지만 여기서 파울루스가 몇번에 걸친 기회를 전부 손에 넣어 스탈린그라드를 점령했더라면? 그래도 소련의 우라누스 계획에 막혀 결국 전선을 내어 주었으리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전선이 너무 길어져서 그것을 방어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겠죠. 전쟁이 더 길어질 수는 있었겠지만 제 3제국의 영광은 결코! 찾아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소설 "Fatherland"는 정말 꿈일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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