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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19

Arms 암스 1~22 - 미나가와 료지 : 별점 3점

Arms 암스 21 - 6점
료우지 미나가와 지음, 박련 옮김/세주문화

료는 평온하게 학교생활을 보내는 평범한 고등학생. 그러나 그의 학교에 하야토가 전학온 뒤 그의 일상이 급변한다. 료는 몸에 나노 생체 병기가 이식된 실험체, 이른바 “암스” 의 한명이었던 것. 료는 하야토, 그리고 또다른 암스인 다케시 등과 함께 자신들을 노리는 비밀의 조직 “에그리고리”에 맞서게 된다.

최근 남는 시간에 만화책 읽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읽게 되었네요. 
이 만화는 이른바 90년대 식 소년 만화의 왕도랄까.. 뭐 그렇습니다. 외계에서 온 미지의 무언가에 의해 전투 무기가 되는 소년(들), 그리고 그 소년(들)이 그들을 쫓는 범세계적인 어둠의 조직과 맞서 싸운다는 배틀물로 지금 읽기에는 너무나 낡은, 흔해 빠진 설정이지만 당시 상당히 유행을 이루었던 소재로 기억됩니다. “열혈”과 “근성”, 그리고 “노력”으로 대표되는 소년만화 감수성이 강한 것 역시 90년대라는 시대를 느끼게 하기에는 충분하고요.

하지만 이 작품은 이러한 설정을 답습한 배틀물이 전부인건 아닙니다. 외계에서 온 생체병기(?)와 “진화”가 뒤섞인 이야기는 이미 “가이버”가 써 먹긴 했지만, 접근 방식이 전혀 다른 독특함을 지니고 있어서 아류작이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고요. “진화”를 곁들인 이야기의 변주가 괜찮았고, 이른바 “암스”라는 존재 보다는 “인간”이 더 강하고 소중하다는 주제가 꽤 그럴싸했던 덕분입니다.
아울러 주인공이 두뇌파에 실력을 겸비한 소년이라는 것 역시 독특했습니다. 주인공이 그 자체로는 이미 완성된 인물이라는 접근은 새로왔기 때문입니다. (물론 암스 "자바워크"를 다루기 위한 약간의 성장통은 등장합니다만) 덕분에 “성장기” 로서의 소년만화적인 접근은 주인공 료보다 주인공 친구 하야토, 그리고 케이에게 집중되어 있다는 것도 신선했고요. 그 외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에서 따온 몇가지 장치들도 작품에 잘 어울렸습니다.
그러나 문제점도 확실합니다. “가이버”를 너무나 연상시키는 줄거리야 앞서 말했듯 “유행”이라고 넘어간다고 치더라도, 단편 옴니버스 스타일이 아닌 장기 연재 장편이기 때문인지 곳곳에 스토리상의 헛점이 눈에 뜨입니다. 점점 강해지는 악당 캐릭터들의 상성도 문제점이었고요.
캐릭터들도 애매합니다. 대표적인 인물이라면 “백토끼” 다케시와 “하트의 여왕” 케이, 그리고 악당 중 한명인 “키스 그린”을 들 수 있습니다. 다케시와 케이는 "오리지널 암스"라는 거창한 칭호에 걸맞지 않게 주인공 친구 1, 2 정도밖에 되지 않는, 이야기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할 정도로 비중이 모호하고, 잔인하고 냉정한 악당 “키스 그린’ 역시 갑작스럽게 카츠미에게 버닝하며 자신을 희생하는 이타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영 이해가 되지 않았던 탓입니다. 아울러 료의 부모인 전설의 용병 부부는 “만화” 라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과장의 극치라 설득력이 0에 수렴합니다.

그래도 적당한 길이로 완결지어 다행이랄까요? 이야기는 전형적이지만 완벽하게 마무리되고 결말 또한 뒷끝없이 깔끔한 해피엔딩이라 마음에 듭니다. 왕도의 길을 걸은, 마음 비우고 뒤적이기에는 좋은 작품이기에 별점은 3점입니다. 그림도 좋은 편이니까요. 아직까지도 읽지 않으셨다면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2018/09/16

Beck 1~34 해롤드 사쿠이시 : 별점 3.5점

벡 Beck 34 - 8점
사쿠이시 해럴드 지음/학산문화사(만화)

해롤드 사쿠이시의 장편 록 밴드 만화입니다. 요사이 답답한 일상이 이어지던 차에 다시 꺼내어 읽게 되었습니다.

내용은 뭐 다들 아시다시피 굉장히 단순합니다. 무명의 인디 밴드가 최정상에 오르는 과정을 주인공 유키오의 성장과 함께 그리는데, '음악'을 정말 멋지게 그려내면서도 열혈 배틀물의 전개를 띄게 만든게 이 작품을 당대의 인기작으로 만든 이유라 생각됩니다. 최강자에게 짓밟히지만 밑바닥에서부터 차분히 힘과 실력을 키우고, 타고난 재능이 뒷받침되어 결국 최고의 정점에 우뚝 선다는 전형적인 흙수저 성장기니까요. 이 과정에서 밴드 멤버들의 개성은 물론 경쟁 밴드의 캐릭터성도 확실히 구축되어 보는 재미를 더해 주며, 음악적으로 성장해 나가는 유키오와 유우지의 모습 역시 언제 보아도 흐뭇하고 훈훈해서 마음에 듭니다.

물론 장기 연재작답게 문제가 없는 건 아니에요. 우선 유키오와 마호의 관계가 수시로 엇나가는 걸 들 수 있습니다. 그나마 이 정도는 허용 범위하고 할 수 있지만, 밴드에 닥치는 위기들은 선을 좀 많이 넘습니다. 지나칠 정도로 작위적이고 반복적이어서 읽다보면 짜증이 날 정도에요. 거의 모두 류스케가 가져오거나 자초했다는 것도 짜증의 요인 중 하나고요. 일본 굴지의 프로듀서 란의 눈밖에 난 이유는 캐릭터성 등을 놓고 보면 그렇다 치더라도, 레온 사익스의 개와 기타를 훔친 것은 명백한 범죄로 변명의 여지는 없습니다. 술 문제로 공연에 지장을 초래한 일탈도 마찬가지라서 솔직히 공감하기 힘들어요.
이런걸 보면 아마 Beck 완전체도 오래 가지 못했을 겁니다. 원래는 류스케의 원맨 밴드에 가까왔지만 숨겨진 리더로 베이스 타이라가 급부상했고, 이후는 류스케보다 유키오의 천재성과 스타성에 기대고 있는 측면이 강하니 자존심 강한 류스케가 계속 버텼을리 없지요. 머지않아 타이라가 리더로 유키오와 유우지 3인 체제로 재편되었을테지요. 치바는 록 밴드에서 MC로서의 제약을 체감하고 독립해서 홀로서기를 하고요. 류스케는... 롤링 스톤스의 브라이언 존스처럼 마약, 알콜 중독으로 경력을 제대로 마치지도 못하고 젊은 나이에 급사해 버릴 가능성이 높겠지요. 이렇게 되면 아집을 벗어던진 Beck은 사이가 좋아진 란, 벨 암과 손잡고 앨범을 낸다는 고도의 상업화 방향으로 나아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덧붙이자면, 애니메이션 OST를 들으며 리뷰를 쓰고 있는데 OST는 영 별로네요. "Toy"도 그랬고, 코우카 윤의 "어시안" OVA에서도 그랬지만, 음악을 다룬 만화 작품의 OST가 실제로 좋았던 경우는 거의 없는데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만화에서 표현된 전율의 보컬이 없는 탓이 큽니다. 게다가 가사에 대한 고민이 담긴 에피소드들에 부합하는 곡들, 'Out of Hall'이라던가, 작 중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Devil's way'가 없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네요.

그래도 단점은 사소하며 애니메이션 OST는 작품의 가치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음악을 다룬 만화 중에서는 All time best 중 한편으로 꼽아도 무방할 좋은 작품임에는 분명해요. 제 별점은 3.5점입니다.

아울러 읽다보니 허영만의 "고독한 기타맨"과 여러모로 비교가 되어 재미있었습니다. 기타, 밴드, 록이라는 공통 분모를 가지고 있지만 그 결과물이 사뭇 다르기 때문인데 우선 주인공부터 비교해 볼까요? "고독한 기타맨"의 이강토는 자기를 파괴하면서까지 봄을 사랑한다는, 병적인 사랑에 집착하는 천재이고 유키오는 친구들과, 동료들과 함께 걸어가는 것으로 충분한 음악 소년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유키오 쪽이 설득력이 높죠. 이강토는 자기 파괴적인 사랑, 증오를 바탕으로 실력을 발휘하는 80년대~90년대 초반 한국 극화 주인공들과 똑같아요. 사랑을 위해 지면 안되는 경기를 고의로 망치고 실명한거나, 링에서 죽어 버리는 등 모두 다 마찬가지인 그 시절의 초상인데 유행이 지난 지금 읽기에는 여러모로 와 닿지 않습니다. 발표 시기를 감안한다 해도 고등학생이 아폴네르의 시를 읆으며 누군가에게 목숨을 건다는 건 정신병이라고 봐야죠. 유키오처럼 그냥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고, 조심스럽게 마음을 전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인건 당연합니다. "고독한 기타맨"에서 유일하게 사실적인건 봄이 강토를 거부하는 것 뿐이에요. 스토커처럼 자신을 쫓아다니는 무능력한 고아보다야 음반 회사 사장 아들로 장래가 보장된 푸른땅에게 마음이 가는게 뭐가 이상합니까? 심지어 자신을 파괴하면서까지 자기를 사랑한다면 감동보다는 부담을 먼저 느끼는 것이 인지상정일 테고요. 그런데 푸른땅을 악당처럼 묘사한 내용은 정말이지 어처구니 없어요.

게다가 두명 다 천재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도 엄청나게 차이가 납니다. 강토는 거의 지옥훈련과 같은 훈련을 받으며 기타를 익히지만 유키오는 꾸준한 연습, 라이브를 통해 실력을 키우죠. 이 역시 어느 쪽이 더 설득력 높은지는 더 이야기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기타가 지옥훈련으로 실력이 는다는 것도 웃기는 발상이고요. 전미 최고의 밴드 다잉 브리드의 보컬 맷이 유키오의 보컬을 인정하는 것, 밥 딜런이 이강토의 기타 실력을 인정하고 앨범 제작을 돕는다는 설정도 어찌보면 같지만 밥 딜런이 너무 전능하게 그려지고 앨범 제작이 일사천리라 이 역시 Beck 쪽의 설득력이 훨씬 높습니다.

그나마 강타가 성장하여 세속을 초월한 음악의 신이 된다는 결말만큼은 나쁘지 않았는데... 문제는 봄에 대한 사랑도 모두 잊어버리고 음악에 모든 걸 바친 후 승천한다는 결말 외에 몇 달 같이 지냈을 뿐인 장애우 소녀에게 결혼하자고 하는 사족을 덧붙인 것입니다. 이야기와 어울리지도 않는 무리수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어요.

한마디로 "고독한 기타맨"은 지금 읽기에는 시대 착오적인 코미디입니다. Beck은 아직 유통기한이 살아있는 생생한 작품이고요. 두 작품의 발표시기는 20년 차이가 나지 않는데, 앞으로 이 차이는 계속 벌어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2010/06/16

밤비노! 1~15 - 세키야 테츠지 : 별점 2.5점

밤비노 Bambino! 15 - 6점
세키야 테츠지 지음/대원씨아이(만화)

후쿠오카의 대학생 반 쇼고(애칭 밤비노 (애송이))가 도쿄의 전통있는 유명 이탈리안 레스토랑 롯폰기 바카날레에서 일하게 된 뒤 요리사로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만화입니다. 제 53회 소학관 만화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TV드라마까지 만들어진 인기작이죠.

그러나 기대와는 다르게 지금 읽기에는 그다지 새로운 작품은 아니었습니다. "전문 직업군에서 엄격한 교육 및 체계를 몸으로 떼워가며 성장하는 젊은이"라는 장르 자체부터가 흔해 빠졌죠. 재능과 더불어 근성과 프로 의식으로 무장한 주인공 캐릭터 역시 진부하기 이를데 없었고요. 스포츠로 따지자면 전형적인 열혈 근성물에 불과한 셈입니다. 또 아무리 재미를 위해서였다고 하더라도, 역경을 너무 극단적으로 표현한 것도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았어요.

이러한 설정은 재미 요소로 칠 수 있다 쳐도, 실상 더 큰 문제는 이야기가 길어지면서 내용이 산, 아니 안드로메다로 간 것입니다. <바카날레 2호점>은 새로운 성장을 위해서 필요했겠지만, 미국 연수와 연수 기간 중 벌어지는 요리 배틀은 흥행과 재미를 위해서 끼워 넣은 꼼수에 불과해 보였어요. 하야마의 죽음은 너무 상투적이어서 짜증이 날 정도였고요. 에리가 결혼하게 됨으로서 여주인공이 사라진 작품의 이후 전개를 위해 아스카와 반을 붙여주기 위함이었던 것이 아닐까 싶긴 한데, 완전 실패한 무리수였습니다. 어차피 바로 그 다음 회로 끝나버리니까요...
그 외에도 인물들 여러 명을 상세하게 만들어 놓기는 했는데 거기서 어떤 드라마를 엮어가는 모습이 보이지 않은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어요. 캡틴 요나미네와 왕언니 지배인, 굉장한 헤어스타일의 소믈리에, 플레이보이 홀 웨이터 3인방 등 개성 넘치고 재미있는 캐릭터는 넘치는데 이야기 전개하고는 상관이 없다보니 촛점이 흐려진 느낌이 들더군요.

물론 중반 이후 등장하는 "왜 일본인이 이탈리아 요리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충분히 하나의 주제로 쓰일 수 있는 만큼 괜찮은 것이긴 했고 이야기를 부풀리는 것도 어느정도 수긍은 가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 요리는 소재를 소중하게 음미하는 향토요리다. 이 지방의 소재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것이 내 이탈리아 요리야!!" 라는 극초반의 (3권) 신 아저씨의 말과 동일한 결론으로 끝나버리기 때문에, 과연 미국 연수나 마피아 앞에서의 요리 배틀같은 유치하고 과장된 설정이 필요했을지는 의문이네요. 이럴바에야 반이 후쿠오카로 돌아가는 정도로도 해결 가능했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리고 개인 취향이겠지만 요리사가 나올 뿐 "요리 만화"는 아니라는 것도 실망했던 부분입니다. 요리들은 주로 주인공 밤비노 반 쇼고의 성장을 다루는 소재로만 쓰이거든요. 그나마도 자주 등장하지도 않고요. 초반에 하야마와의 스파게티 승부와 중반의 바카날레 요리 경연대회, 디저트 경연 대회에서의 디저트 정도만 기억에 남습니다. 그 외의 요리들은 그냥 이야기에 맞추어 등장할 뿐, 전형적 이탈리아 요리이며 인상도 흐릿한 그냥 소재일 뿐입니다.

그래도 흔해빠진 쟝르물에서도 흔해빠진 요리사라는 주제를 굉장히 깊이 파고들었다는 것 하나는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대형 레스토랑의 다양한 직업군을 상세하게 소개해주는 전개와 디테일만큼은 대단했고요. 작화도 괜찮아서 만화적인 완성도는 높습니다. 인기를 허투루 얻은건 아닐테니 당연한 이야기겠지만요.
때문에 이야기 부풀림없이 레스토랑과 요리사, 독특한 손님, 독특한 요리라는 디테일한 소재에 집중하면서 미국 연수 등의 이야기 없이 에리의 결혼과 반의 성장이라는 일상적이지만 잔잔한 결말로 끝냈더라면 걸작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최소한 연재는 더 길어질 수 있었겠죠) 별점은 2.5점입니다.

2004/03/04

스쿨 오브 락! - 리처드 링클레이터 : 별점 2.5점


이 영화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에서 꽤 인상깊었던 잭 블랙 주연의 영화입니다. 무엇보다도 포스터로 보는 사람을 압박하는 영화죠. 잘 만든 포스터와 여러 영화평들로 사뭇 기대를 가지고 보기 시작했습니다.

락 밴드 단원인 듀이 핀 (잭 블랙 분)은 로커 답지 않게 뚱뚱하고 촌스러운 외모 때문에 밴드에서 쫒겨 난다. 월세가 밀려 집에서도 쫒겨 나게 된 그는 급한 김에 친구 네드의 이름을 사칭하고, 호레이스 그린 초등학교의 대리교사로 취직한다. 수업 첫날부터, 공부를 가르칠 생각은 않고 시간 때울 궁리만 하던 듀이는 기발하고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 앞으로 열릴 락 밴드 경연대회에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들과 함께 참석하려는 것!

클래식기타와 피아노, 첼로, 심벌즈 등의 악기를 다뤄본 애들을 뽑아, 리드 기타, 베이스 기타, 키보드, 드럼을 가르치고, 다른 아이들에겐 백 보컬, 매니저, 코디, 장비 담당 등의 일을 맡긴다. 3주동안, 듀이와 아이들은 여자 교장 멀린스 (조안 쿠삭 분)의 눈을 피해 교실에서 락 음악을 연습하고, 드디어 오디션 접수까지 끝낸다. 마침내, 경연대회가 있던 날, 듀이가 가짜 선생임을 알게 된 학부모들은 멀린스 교장을 앞세우고 대회장으로 쳐들어 오는데…


주연과 포스터, 간략한 영화소개만 보아도 “가짜”인 주인공에게 벌어지는 상황을 소재로 한 설정자체는 흔하디 흔한, 누군가 이야기 했지만 "시스터 액트"류의 코미디 물입니다. 그러나 열혈 락커가 일년 학비가 만 오천불이나 된다는 상류층 고급 초등학교 학생들을 락으로 세뇌시키며 진정한 락커로 만든다는 줄거리는 신선하고 유쾌하고 재미있습니다. 락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다면 조금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겠죠. 무엇보다 주인공 듀이역의 잭 블랙의 원맨쇼를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진짜배기 락커가 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잭 블랙의 노래나 기타도 꽤 마음에 들더군요. 유쾌한 맛이 있어서요. 무엇보다 “스쿨 오브 락”이라는 밴드명으로 참가한 마지막의 밴드배틀 장면은 압권입니다. 역경을 딛고 촌스럽고 유치하지만 자기의 음악을 선보이는 아이들과 듀이의 모습이 인상적이죠.

하지만 기대했던것 만큼 웃기진 않았습니다. 각본과 감독이 “비포 선라이즈”라는 달착지근 영화를 만들었던 리처드 링클레이터이고 가족영화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인지 화장실 유머 같은 저질 유머나 슬랩스틱 코미디 대신 락에 빠져가는 아이들과 인간적으로 성숙해 가는 듀이의 모습을 보여주며 어느정도 교훈적인 내용도 줍니다. 마지막에 교장, 듀이의 친구와 학부모들도 듀이와 아이들을 이해하며 마무리 하는 해피 엔딩은 너무 전형적이라는 느낌까지 줍니다. 락& 코미디판 “홀랜드 오퍼스”가 정답이겠죠.

그래도 오디션을 통해서 가려 뽑았다는 귀여운 아이들 (특히 베이스 치던 아이… 크면 분명 미인이 될 것 같습니다)과 잭 블랙의 연기를 보는 것, 덤으로 흥겨운 락까지 흐르는 즐거운 영화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볼 만 합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