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에서 꽤 인상깊었던 잭 블랙 주연의 영화입니다. 무엇보다도 포스터로 보는 사람을 압박하는 영화죠. 잘 만든 포스터와 여러 영화평들로 사뭇 기대를 가지고 보기 시작했습니다.
락 밴드 단원인 듀이 핀 (잭 블랙 분)은 로커 답지 않게 뚱뚱하고 촌스러운 외모 때문에 밴드에서 쫒겨 난다. 월세가 밀려 집에서도 쫒겨 나게 된 그는 급한 김에 친구 네드의 이름을 사칭하고, 호레이스 그린 초등학교의 대리교사로 취직한다. 수업 첫날부터, 공부를 가르칠 생각은 않고 시간 때울 궁리만 하던 듀이는 기발하고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 앞으로 열릴 락 밴드 경연대회에 자기가 가르치는 학생들과 함께 참석하려는 것!
클래식기타와 피아노, 첼로, 심벌즈 등의 악기를 다뤄본 애들을 뽑아, 리드 기타, 베이스 기타, 키보드, 드럼을 가르치고, 다른 아이들에겐 백 보컬, 매니저, 코디, 장비 담당 등의 일을 맡긴다. 3주동안, 듀이와 아이들은 여자 교장 멀린스 (조안 쿠삭 분)의 눈을 피해 교실에서 락 음악을 연습하고, 드디어 오디션 접수까지 끝낸다. 마침내, 경연대회가 있던 날, 듀이가 가짜 선생임을 알게 된 학부모들은 멀린스 교장을 앞세우고 대회장으로 쳐들어 오는데…
주연과 포스터, 간략한 영화소개만 보아도 “가짜”인 주인공에게 벌어지는 상황을 소재로 한 설정자체는 흔하디 흔한, 누군가 이야기 했지만 "시스터 액트"류의 코미디 물입니다. 그러나 열혈 락커가 일년 학비가 만 오천불이나 된다는 상류층 고급 초등학교 학생들을 락으로 세뇌시키며 진정한 락커로 만든다는 줄거리는 신선하고 유쾌하고 재미있습니다. 락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다면 조금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겠죠. 무엇보다 주인공 듀이역의 잭 블랙의 원맨쇼를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진짜배기 락커가 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잭 블랙의 노래나 기타도 꽤 마음에 들더군요. 유쾌한 맛이 있어서요. 무엇보다 “스쿨 오브 락”이라는 밴드명으로 참가한 마지막의 밴드배틀 장면은 압권입니다. 역경을 딛고 촌스럽고 유치하지만 자기의 음악을 선보이는 아이들과 듀이의 모습이 인상적이죠.
하지만 기대했던것 만큼 웃기진 않았습니다. 각본과 감독이 “비포 선라이즈”라는 달착지근 영화를 만들었던 리처드 링클레이터이고 가족영화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인지 화장실 유머 같은 저질 유머나 슬랩스틱 코미디 대신 락에 빠져가는 아이들과 인간적으로 성숙해 가는 듀이의 모습을 보여주며 어느정도 교훈적인 내용도 줍니다. 마지막에 교장, 듀이의 친구와 학부모들도 듀이와 아이들을 이해하며 마무리 하는 해피 엔딩은 너무 전형적이라는 느낌까지 줍니다. 락& 코미디판 “홀랜드 오퍼스”가 정답이겠죠.
그래도 오디션을 통해서 가려 뽑았다는 귀여운 아이들 (특히 베이스 치던 아이… 크면 분명 미인이 될 것 같습니다)과 잭 블랙의 연기를 보는 것, 덤으로 흥겨운 락까지 흐르는 즐거운 영화입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볼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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