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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19

대통령과 기생충 -서민 : 별점 2점

대통령과 기생충 - 4점
서민 지음/청년의사

"마태수"라는 이름의 "기생충 전문 탐정"이 등장해서 기생충과 관련된 각종 사건을 해결한다는 추리적 성향의 코믹물.
딴지일보에서 절찬 연재 중인 "건강동화"와 동일한 작품으로 주인공 이름만 "마태우스 (마침내 태어난 우리들의 스타)"에서 "마태수(마침내 태어난 수퍼스타)"로 바뀐 것입니다.

입영을 연기하기 위해 먹는 개회충을 밀거래하는 조직을 일망 타진한다던가, 정력증진을 위해 뱀을 먹었다가 고환을 잘라내게 된 사람을 도와준다던가, 심지어 기생충학을 없애려는 대통령에게 촌충을 몰래 먹이는 기생충학회의 음모를 분쇄하고 최연소 그랜드 슬램을 노리는 박세희에게 기생충을 먹이는 캐리 웹을 응징하는 등 황당무계하지만 기생충에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펼쳐집니다.
이러한 이야기들 중 추리적으로는 삼겹살집 주인만 노리는 연쇄 살인극이 벌어지고 기묘한 흉기 때문에 의견이 분분하지만 어렵게 고생한 어머니가 잘못 익힌 삼겹살을 먹다가 감염된 기생충 때문에 사망하게 된 범인이 복수를 위해 회충으로 삼겹살집 주인들만 목을 조른다는 "삼겹살 살인사건", 밀실에서 의문사한 재벌총수 "마달피"의 죽음을 파헤치는 "상속"편이 괜찮았습니다.

그리고 작가인 서민씨가 기생충학과를 졸업한 현직 의사이자 기생충 전문가이기 때문인지 전문가적인 지식이 실로 대단하며, 그것을 황당무계한 이야기에 섞어서 유머스럽게 포장하는 재주도 상당합니다. 정말 조금만, 조금만 더 추리적인 부분을 강화하고 보다 진지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한국의 로빈 쿡이 될 수도 있었을텐데....

허나 문학적으로나 추리적으로나 완성도는 심하게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괜찮았던 점들 때문에 별점은 2점입니다만 대부분의 이야기가 수준 이하에요. 또 딴지일보에 연재된 내용들이 대부분이라 딴지일보에서 읽으신 분들은 구태여 사실 필요까지도 없고요. 부담없이 지하철이나 화장실에서 한번 읽기에 딱! 맞는 책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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