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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11

자토이치 - 기타노 다케시 : 별점 3점


'자토이치’는 도박과 마사지로 생계를 이어가는 맹인 방랑자. 하지만 이 남루한 행색의 사내에겐 외모와는 달리 신기에 가까운 능력이 있다. 번개처럼 빠르고 한치의 오차도 없이 상대를 찌르는, 전광석화 같은 검술이 그것! 민심이 흉흉한 어느 마을에 당도한 자토이치. 그는 도박장에서 비밀스러운 게이샤 자매를 만난다. 치명적인 미모를 지닌 ‘오키누’와 그녀의 동생 ‘오세이’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신분을 위장한 채 주점에서 일하고 있다. 

한편, 마을에 군림한 채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긴조’는 숙적들을 처단하기 위해 떠돌이 무사인 하토리’를 고용하기에 이른다. 맹인 검객, 게이샤 자매, 떠돌이 무사. 이제 이들은 결코 피할 수 없는 숙명적인 대결 앞에 서게 되는데…

기타노 다케시의 신작.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오래전에 영화화된 시리즈를 리메이크 한 것이라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영화제 초청 작품 답지 않은, 전형적인 사무라이 무협 활극 줄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맹인 검술 천재 자토이치와 낭인 무사로 복수와 아내를 위해 경호원 일을 하는 고수 핫토리, 10년전 도적단에게 살해당한 부모의 복수를 위해 살아가는 게이샤 자매와 서서히 밝혀지는 흑막 등이 그러하죠.

피가 난무하고 과장될 정도의 검술 액션에 사운드와 영상의 조화에 신경쓴 여러 장면은 볼 만 합니다. 그리고 긴조 일당의 배후를 밝혀내는 후반 부분까지의 스토리도 제법 짜임새 있고요. 하지만 금발머리의 자토이치는 나름대로 멋지고 잘 어울렸지만, 그 외의 호평 받았다는 탭댄스 장면 같은 지나치게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장면은 빼고 대신에 보다 더 고전적인 정통 활극으로 만들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물론 저도 그 장면들은 마음에 들기는 했어요. 작품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아서 문제지. 그리고 마지막의 핫토리와 자토이치의 대결은 고수들 대결답게 단칼에 끝내긴 하는데 조금 맥이 빠지더군요. 좀 더 멋진, 웅장한 한판 대결을 기대했었는데 말이죠.

그래도 신기치나 옆집 바보 같은 개그 캐릭터도 전면에 배치 되어 있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며 마지막 장면까지 유머를 잃지 않는 등, 기타노 다케시스럽지 않은 상당히 흥행위주의 작품으로 즐겁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코미디언으로서의 기타노 다케시스러운 영화랄까요? 별점은 3점. 소재나 내용이 상당히 재미있었던 만큼 후속작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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