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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31

장난감 수리공 - 고바야시 야스미 / 김은모 : 별점 2점

장난감 수리공 - 4점
고바야시 야스미 지음, 김은모 옮김/알에이치코리아(RHK)

아래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일본의 호러, 장르문학 작가 고바야시 야스미의 데뷰작인 표제작과 중편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남자"가 수록된 중단편집입니다. 호러 소설이라 생각하고 읽었는데, 생각과는 다르게 조금 기묘한 장르 소설이더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제 별점은 2점입니다. 딱히 새롭지도 않고, 약간의 반전 역시 별로입니다. 가볍게 읽기에는 좋지만 추천드리기는 어렵네요.

상세 리뷰는 아래와 같습니다. 언제나처럼 스포일러 가득하니 읽으시기 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장난감 수리공"

소녀는 무엇이든 고칠 수 있다는 장난감 수리공 '요그소토호스후'를 찾아갔다. 함께 육교를 건너다 사고로 굴러 떨어진 뒤 죽은 미치오를 고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그가 동생의 시체를 낱낱이 분해하는 것을 지켜보는데..

작가의 데뷰작입니다. 죽은 사람도 고치는 기묘한 능력자가 나오는 심리 호러이자 독특한 크리쳐물 (장난감 수리공을 크리처로 볼 수 있을까요?)입니다. 누나의 눈이 고양이 눈이고, 이 이야기를 듣는 '나'가 두번이나 죽었던 동생 미치오라는게 밝혀지는 결말의 반전은 좀 서늘합니다. 기묘한 맛 장르물을 연상케도 하고요.
누나의 장황한 대사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내용도 상당한 흡입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수리공의 수리법이라던가, 죽은 동생이 어떻게 되었는지 등 볼거리가 많아서 끝까지 단숨에 읽게 됩니다. 분량도 적절하고요.

그러나 문제는 전혀 무섭지 않다는 점입니다. 장난감 수리공의 정체 등 대충 넘어간 부분이야 단편이니 그렇다 치더라도, 전체적으로 너무 담백했던 탓입니다. 반전도 그다지 충격적이지는 않았고요. 시각적인 상상력에 많은 부분을 기대고 있는데 소설보다는 영상, 그림으로 보는게 훨씬 나았을 작품입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남자"

대학 시절 연인 데고나를 되살리기 위해 두 남자가 의기투합하여 금단의 뇌 시술을 서로에게 시행한 후, 시간을 떠돌아다니는 존재가 되어버린다는 내용의 중편 SF입니다.

장점이라면 갖가지 물리이론을 들먹이며 펼쳐지는 장황한 설명이 제법 그럴싸하다는 점입니다. 작가가 물리학도라는 것이 잘 드러나지요.

그러나 이 장황한 설명 외에는 이야기가 거의 없다시피 하다는건 문제입니다. 뇌의 특정 부분을 파괴하여 시간을 인식하는 능력, 시간을 제어하는 능력, 파동 함수를 재 발산하지 않는 능력 등 다양한 능력을 잃는다는게 전부거든요. 이를 앞서 말씀드린 장황한 설명으로 때울 뿐입니다. 이렇게 길어질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이고, 그만큼 지루합니다.

아울러 시공을 초월한게 아니라 시간의 덫에 갇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일종의 저주라는 결말은 씁쓸하면서도 진한 여운을 남기지만, 지금 읽기에는 좀 뻔했습니다. 차라리 이 모든 것이 정신병자의 거대한 헛소리고 주인공은 그에 속아넘어간 것에 불과하다는 결말이 더 나았을 겁니다. 뭐 어느 쪽이든 지옥이긴 마찬가지겠지만요.

하여튼 별점은 2점입니다. 재미와 완성도 모두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습니다.

2016/10/30

서프라이즈 : 인물편 -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제작팀 지음 : 별점 1.5점

서프라이즈 : 인물편 - 4점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제작팀 지음/MBC C&I(MBC프로덕션)

MBC의 방송 프로그램 "서프라이즈"에서 다루었던 인물들이 소개되는 책입니다. 그런데 직전에 읽은 "사건편"보다도 더 재미없고 자료적 가치도 없습니다. 두 권이 세트 느낌이라 한꺼번에 읽기는 했지만 역시, 슬픈 예감은 틀리지가 않네요.

그나마 기대에 최소한이나마 값했던 이야기는 피타고라스 이야기 뿐입니다. 피타고라스가 무리수라는 개념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무리수를 발견한 제자 히파수스를 죽였고, 무리수를 아르곤이라고 명명한 뒤 외부로 누설되는 것을 강력히 금지했다. 그러나 무리수의 개념은 얼마후 피타고라스의 발견으로 공식 발표되었고, 오히려 거기서 확장된 개념 - 예를 들어 정오각형의 한 변과 대각선의 비는 1:1.618이라는 황금분할의 비율이다! - 이었다는건데 꽤나 그럴듯했습니다. 뭔가 수학 관련 추리소설 소재로도 쓸만해 보였고요.

그러나 그 외에는 대체로 너무 잘 알려져 있어서 식상한 이야기, 별로 미스터리하지 않은 가쉽과 스캔들, 기묘하고 흥미롭더라도 진위 여부는 의심스러운 이야기들이 대부분입니다. 특히 별 관련 없는 것들을 정말로 중요했던 단서나 진상처럼 포장해서 이야기하는 전개 방식은 정말 짜증납니다. 대표적인게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에서 진 이유는 러시아가 오스만 제국과 휴전하고 모든 대군을 프랑스에 쏟아 부었기 때문이며, 이는 나폴레옹을 증오한 오스만 황제의 어머니 에메 뒤비크 때문이었다!는 겁니다. 억지도 정도껏 해야지요... 하긴, "사건편"에서의, 워털루 전쟁 패전 원인은 통조림 대신 병조림을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보다는 조금 나아 보이기는 합니다만.

아인슈타인을 유혹한 화가의 아내 마르가리타는 사실 소련의 스파이였으며, 그녀에게 아인슈타인이 연구 기밀을 제공한 덕분에 소련이 원자폭탄 개발에 성공했다는 이야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드라마틱하기는 하지만 소련의 핵개발은 이렇게 단순하게 이루어진게 아니라는건 잘 알려져 있으니까요.

스타들에 대한 이야기들은 개중 나은 편이기는 합니다. 예로는 에디트 피아프와 결혼했던 21살 연하의 테오 이야기를 들 수 있습니다. 에디트가 결혼하고 1년만에 사망하자 테오는 임종 사진 보도에 대한 독점권을 팔았습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이 결혼은 돈이 목적이었다고 비난했고요. 허나 테오가 7년 뒤 사망한 후, 의외의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에디트 피아프가 엄청난 부채에 시달리고 있어서 그 빚을 테오가 대신 갚아 주었다는 것이지요.
장국영 자살 사건을 소개하며 그는 타살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설이 제기하는 부분도 추리소설 같아서 재미있었습니다. 등장하는 의혹들은 제법 그럴듯한데, 과연 진상이 무엇일지 궁금해지네요.

그런데 이런 스타들에 대한 이야기들은 흥미롭기는 하지만, 가쉽에 가깝다는 문제는 큽니다. "서프라이즈"가 아니라 "연예가 중계"에 가까운 내용들이거든요. 그래서 별점은 1.5점입니다. "사건편"보다도 가치가 낮아 점수를 줄 만한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인터넷의 유사 사이트 검색보다 나은 점 역시 전무하고요. 가격까지 비싸니 구태여 찾아 읽지 마시기 바립니다.

덧붙이자면, 개인적으로는 방영 당시 아주 흥미롭게 보았던 일본의 여왕벌 히가 가즈코 이야기가 빠진게 의외였습니다. 검증된 사실일 뿐더러 충격적인 내용으로 이 책에 딱 맞는 소재인데 왜 빠졌을까요?

2016/10/29

서프라이즈 : 사건편 -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 제작팀 : 별점 2점

서프라이즈 : 사건편 - 4점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제작팀 지음/MBC C&I(MBC프로덕션)

MBC의 "서프라이즈"는 최근 잘 보지는 않지만 예전에는 저도 자주 보았던 프로그램이기도 합니다. 제 절친 철호군의 애청 프로그램이기도 하고요. 이 친구가 얼마나 좋아하냐 하면, 예전에 월드컵으로 "서프라이즈"가 결방하자 짜증을 낼 정도였죠. 아 철호야 보고싶다.... 하여튼, 그 "서프라이즈"에 소개되었던 이야기들이 두 권의 책으로 발간되었습니다. 한 권은 "사건편", 다른 한 권은 "인물편"입니다. "사건편"에서는 제목 그대로 "서프라이즈"에 소개되었던 기묘한 사건들 중 약 90여편을 소개해 주고요.

하지만 내용이 의외성이 있다거나, 새로운 이야기는 많지 않습니다. 아틀란티스, 모아이, 마야, 일루미나티, 야마시타 골드, 사해 사본, 코덱스 기가스 등은 이런 저런 곳에서 하도 많이 언급해서, 이제 쉬어버렸다고 해도 무방할 소재들이니까요. 게다가 400페이지 정도 분량에 무려 11개 주제, 90여편의 이야기가 소개되는 탓에 깊게 파고들지도 못합니다. 한 이야기당 4페이지를 할당하기도 버거울 정도이니 당연합니다. 그나마도 소개되는 이야기들도 너무 각색해서 실제 역사가 왜곡되는 듯한 느낌을 전해주기도 합니다. 나폴레옹이 워털루에서 패배한 이유가 병조림 때문이라는 (영국은 더욱 개선된 통조림을 장비) 주장이 대표적입니다. 

무엇보다도 큰 문제는 TV에서 방영한 이야기를 가공한 것임에도 단 한장의 도판도 수록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밀림 속 신비의 사원과 같은 고대 유적이나 그림, 주요 문화재와 같은 소재는 도판이 굉장히 큰 도움이 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요.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도 아주 건질게 없지는 않습니다. 이슬람의 신비의 명검 다마스쿠스 검은 칼 표면의 소용돌이 또는 물결무늬가 특징인데, 이 무늬가 강도와 탄력성을 부여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는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700도까지 가열한 후 280도에서 담금질을 하였다는 제조법 또한 마찬가지고요. 마지막으로 다마스쿠스 검의 최신 분석 결과로는 탄소나노튜브가 검출되었다고 하니 놀랍기만 할 따름입니다. 오래전에 감상했던 "13번째 전사"에서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분한 이븐 파들란이 전투를 앞두고 준비하던 칼이 떠올랐습니다.

중세 집집마다 상비했던 명약 무미야는 사실 이집트 미라를 갈아서 만든 것이라는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미이라를 만들 때 쓴 "몰약" 성분 덕분이라는데 몰약은 말로는 많이 들었지만 성분이 무엇인지는 몰랐는데 공부가 많이 되었습니다. 동부아프리카 해안 자생 나무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살균, 정화 능력이 탁월하다네요.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속에 암호가 숨겨져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된 사실입니다. 그림 위에 다섯 줄의 평행선을 그리고 제자들의 손과 빵의 위치에 점을 찍은 후 거울에 반전시켜 40초 분량의 찬송곡이 나왔다는군요. 이거야말로 TV로 보았으면 그림, 음악이 실제로 나왔을터라 더욱 좋았을텐데 아쉽습니다.

그 외에도 나우루 공화국이 인광석을 바탕으로 엄청난 복지를 이루었지만 자원 고갈, 환경 오염 및 섬의 고도가 낮아져 가난과 공포에 휩싸인 삶을 살아간다는 이야기라던가 하트셉수트의 사망 원인이 당뇨병, 온 몸에 퍼진 골암이었다는 이야기 등등도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TV로 보는게 더욱 의미있는 내용들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책으로 읽을만큼 가치가 있는 내용이라 생각되지도 않고요. 책으로서의 완성도 역시 수십년 전 리더스다이제스트에서 발간한 "세계진문기담"이나 "세계상식백과" 등과 비교해보아도 현격하게 처집니다. 그래서 별점은 2점입니다. 궁금하신 주제가 있으시다면 인터넷으로 찾아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