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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8

소울드롭의 유체연구 1~3 - 카도노 코우헤이 / 아키요시 후우린 : 별점 2점

소울드롭의 유체연구 3 - 4점
카도노 코우헤이 지음/학산문화사(만화)

보는 사람에 따라 모습을 바꾸고 감추는 괴도 '페이퍼커트'. 그러나 사실 그의 정체는 '케비닛 센스'라고 불리는 킬러로, 특정인에게 목숨과 같은 가치를 지닌 물건을 훔쳐 사망에 이르게 만들었다. 이를 쫓는 서컴 보험회사의 조사원 이사 슈운이치와 로봇 탐정 센죠 마사토는, 페이퍼커트가 범행을 예고한 요절한 천재 가수 미나모토 시즈쿠의 트리뷰트 라이브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자칭 '포카드'라는 또 다른 훼방꾼이 나타나는데...

'페이퍼커트'와 로봇 탐정이라는 설정에서 SF적인 요소가 강하게 느껴지는 미스터리 초자연 스릴러물. "부기팝"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 카도노 코우헤이의 원작을 만화화한 작품으로, '소울드롭' 시리즈 중 하나라고 합니다.

페이퍼커트의 존재 자체가 환상적인 요소를 띠다 보니 정통 추리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단서를 모아 결론에 이르는 과정 자체는 나름 합리적입니다. 

다만, 페이퍼커트의 예고장을 '모른다'고 했다는 결정적 증언에서 도출되는 결론이 너무 쉽고 뻔하다는 점은 아쉬웠고,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복잡하고 화려해 보이는 설정과 떡밥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한 채 이야기가 끝난다는 점, 그리고 뛰어난 작화에도 불구하고 빠른 전개와 많은 대사를 효과적으로 풀어내지 못한 탓입니다. 이로 인해 전체적인 흐름이 산만하고 복잡한 느낌이 강하거든요. 제목조차 직관적이지 않아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단점이고요.

결론적으로 별점은 2점. 작가의 팬이거나 추리 만화를 모두 찾아봐야 하는 독자가 아니라면 추천하기 어렵습니다.

2010/11/07

셜록 홈즈가 틀렸다 - 피에르 바야르 / 백선희 : 별점 3점

셜록 홈즈가 틀렸다 - 6점
피에르 바야르 지음, 백선희 옮김/여름언덕

이하 내용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에 읽고 상당히 놀랐던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의 저자 피에르 바야르의 또 다른 추리비평서입니다. 이번에는 "바스커빌가의 개"가 대상입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심리학적인 분석의 대상으로 삼은 인물은 셜록 홈즈가 아니라 코난 도일입니다. 코난 도일이 자신의 창조물이기도 한 셜록 홈즈에 대한 부담감, 즉 '홈즈 컴플렉스'에 시달린 나머지 그를 '죽게' 만들었고, 이후 부활시키는 과정에서도 부담을 느꼈다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증명은 작품 속 단서들을 근거로 치밀하게 분석하여 이루어지는데, 그 과정이 매우 그럴듯하고 흥미로왔습니다.

예를 들어, "바스커빌가의 개"에서 홈즈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추리 과정에서 무책임함과 오류를 드러낸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또, 홈즈에 대한 부담감이 그를 '개'에 비유하게 만들었으며, 결국 '바스커빌가의 개'와 '베이커스트리트의 개'라는 이름이 발음상 유사성을 통해 대칭점에 놓이게 되었다는 주장은 매우 기발했고요.

그러나 기대했던 소설 속 진범 찾기 부분은 다소 아쉬웠습니다. 물론 스태플턴이 진범이 아니라는 근거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으며, 앞서 언급한 '홈즈 컴플렉스'와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부분도 재미있었습니다. 그러나 개에 '인'을 바른 이유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고, 결국 '이득'을 보는 인물이 베릴밖에 없다는 이유도 너무 큽니다. 또한, 베릴의 동기인 '스태플턴에 대한 복수'와 '바스커빌가의 유산'을 노린다는 설정에는 헨리 바스커빌이 베릴에게 반했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헨리 바스커빌이 베릴에게 반한건 이전 찰스 바스커빌 사건과 무관합니다. 즉 이는 예상하기 어려운 인과관계로 보였습니다. 아울러 저자는 찰스 바스커빌 사건을 거의 사고로 몰아가고 있는데, 이 역시 설득력이 낮습니다. 차라리 진범이 베릴이 아니라 공범이었고, 나중에 베릴이 배신했다는게 더 설득력 있었을 겁니다.

전체적으로 흥미롭지만,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와 비교하자면 신선함이나 추리적인 부분에서의 재미가 다소 떨어집니다. 심리학적인 분석도 코난 도일보다는 셜록 홈즈 쪽을 진행하는 편이 팬들에게는 더욱 반가웠을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별점은 3점입니다. 셜록 홈즈 팬이라면 읽어볼 만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로 만족하는게 나을겁니다.

2010/11/06

선택의 심리학 - 배리 슈워츠 / 형선호 : 별점 2.5점

선택의 심리학 - 6점
배리 슈워츠 지음, 형선호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제목 그대로의 책입니다. 우리 주변에 넘쳐나는 선택들, 그에 따라 좌우되는 심리(주로 '후회'), 그리고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한 원칙까지 담긴, 그야말로 '선택의 심리학'에 대한 종합 선물세트 같은 책이죠.

하지만 전체적으로 '당연하다', '뻔하다' 싶은 내용까지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심리학적으로 분석한건 지나쳤습니다. 지루하기도 했고요. 또,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한 원칙 역시 결국 '안빈낙도(安貧樂道)'라는 동양철학적 사고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케팅에 접목하면 유용할 법한 이론과 개념이 많다는 점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선택의 가짓수가 많아질수록 후회도 커진다는 것(대안이 많을수록 후회가 커진다), 자기 자신이 받는 비용보다 남보다 얼마나 더 받는지가 중요하다는 점 등은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활용할 수 있는 개념이라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이 책에 따르면 결국 모든 것은 선택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기에 최적화된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요.

그러나 담고 있는 결론 자체가 뻔하기에, 아무리 이론이나 설명이 흥미롭고 유익하더라도 평이한 수준을 넘어서기는 어려웠던 책이었습니다. 별점은 2.5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