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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23

오전 0시의 몸값 - 교바시 시오리 / 문승준 : 별점 1.5점

오전 0시의 몸값 - 4점
교바시 시오리 지음, 문승준 옮김/내친구의서재

<<아래 리뷰에는 진범, 진상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신참 변호사 고야나기 다이키는 보스의 지시로 여대생 혼조 나코와 상담을 진행했다. 그녀는 범죄 조직 리더 가와사키의 여자친구였던 친구 사키때문에 보이스 피싱 사기 범죄에 가담했었다. 그러나 가와사키에게 맞은 사키가 죽고나서 복수하고자 가와사카의 중요한 물건을 빼돌린 뒤, 조직에게 쫓기는 중이었다. 다이키는 그녀를 자수시키려 했지만 나코는 사라져버렸고, 다음 날 아침 나코의 몸값을 요구하는 협박장이 일본 최대의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모기업 ‘사이버앤드인피니티’에 전달되었다. 범인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나코의 몸값 10억엔을 모금하라고 요구했다.
나코를 구하고자 발품을 팔던 다이키는 사무실 보스 미사토 변호사가 사건과 관련이 있다는걸 깨닫는데...


소갯글이 흥미롭길래 읽어보게 된 신작. 잘 모르는 작가인데 이 작품이 데뷰작이더군요. 잘 모를 수 밖에.
나코의 유괴와 몸값 요구에서 시작되어 숨쉴 틈 없이 계속 사건이 벌어진다는건 장점입니다. 나코 유괴는 어느새 사이버앤드인피니티의 기밀 자료를 노리는 산업 스파이 범죄와 관련이 있다는게 밝혀집니다. 여기에는 다이키의 보스도 연루되어 있고요. 그러다가 다이키의 사촌 와카를 납치한 뒤 기밀 자료를 요구하던 가와사키가 폭사하며, 이 모든 사건의 배후에는 나코의 친아빠였다는 결말로 이어집니다. 이런 내용이 적절한 분량 안에서 펼쳐져서 읽는 재미는 괜찮은 편이에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비현실적입니다. 범인이 세세한 조건을 붙여서 크라우드펀딩으로 몸값을 요구한다는 아이디어부터가 그러합니다. 흥미롭기는 하나 실제로 범인이 몸값을 수령할 가능성은 전무한 탓입니다. 작 중에서는 "별도로 몸값을 입금할 계좌를 알려주겠다"고만 언급하고 대충 넘어가는데, 이 점 하나만으로도 몸값 수령이 범인의 의도가 아니라는건 잘 알 수 있습니다. 이럴 바에야 차라리 어디 기부하라고 하는게 더 나았을 겁니다.
'사이버앤드인피니티'가 납치 사건과 몸값 모금을 일으킨 진짜 흑막이 아닐까하는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전개도 억지스러웠습니다. 막 런칭해서 이름을 알려야하는 스타트업이었다면 해 볼만한 시도였겠지요. 하지만 중요한 기밀을 빼돌리려는 산업 스파이를 잡아내기 위해서 납치 사건을 조작했다? 단순 산업 스파이 수사는 경찰이 나서지 않고, 안이하게 직원들 도움을 요청할 수 없어서? 납치 사건을 일으켜서 직원들을 재택 근무시킨 뒤 시스템을 조사하고, 회사에 파견된 경찰 수사진에게도 회사 내부에 협력자가 있을지 모른다는 정보를 흘려 스파이를 찾도록 만든다? 뭐 하나 이해가 되는게 없었습니다. 직원이 4,000명이나 되는 회사의 산업 스파이 조사 의뢰를 경찰이 흘려듣는다는 것 부터가 와 닿지 않는데 뒷 이야기들은 더 말해 무얼하겠습니까.

물론 사이버앤드인피니티가 가짜 유괴를 저지른다는 막장으로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가짜 유괴 사건을 일으키고, 가와사키를 조종해서 회사 기밀 정보를 빼돌리려고 했던건 나코와 사키의 친 아빠들이었다는게 진상이니까요. 문제는 별로 설득력이 없다는 점입니다. 나코가 저지른 범죄로 가족이 가와사키에게 협박을 받았고 사키는 가와사키 때문에 죽었다는게 동기라면, 가와사키만 죽이면 됩니다. 가짜 유괴 사건을 일으켜 몸값을 요구할 이유는 전무합니다! 심지어 가와사키를 죽였던 상황은 유괴 사건과는 무관하게 와카가 납치되었기 때문에 만들어졌습니다. 그렇다면 언제든 기회만 있으면 죽일 수 있었다는 말인데, 왜 전 국민이 주목하는 사건을 일으켰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네요. 앞서 이야기했듯, 보스의 산업 스파이 색출 작전과 가짜 유괴가 어떻게 절묘하게 맞물렸는지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요.

사건의 진짜 동기라 할 수 있는 사이버앤드인피니티사의 기밀 정보도 굉장히 유치한 발상인데다가, 이를 가방에 넣고 다니거나, USB로 전송한다던가 하는 묘사는 어설펐습니다. 화룡정점은 마지막에 빨간 USB와 파란 USB를 건네주며 하나만 진짜라고 하는 장면입니다. 수십년은 늦은 <<매트릭스>>의 철지난 흉내에 불과하니까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1.5점입니다. 유괴물의 핵심인 몸값 전달에 있어 획기적인 무언가를 선보이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했습니다. 별로 추천드릴만한 작품은 아닙니다.

2022/03/04

시크릿 스파이 - 헤더 베센트 외 / 박지영 : 별점 2점

시크릿 스파이 - 4점
헤더 베센트 외 지음, 박지영 옮김/시그마북스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첩보 활동의 역사를 정리해서 알려주는 책으로, 시대 순으로 유명 스파이와 첩보 활동, 주요 활약상 및 스파이들이 사용했던 장치, 암호 등을 소개해 줍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250여 페이지의 분량을 풀 컬러로 가득 채운, 화려한 도판입니다. 모든 주제를 한 장 안에 도판과 함께 담고 있어서 읽기 쉽다는 점도 장점이고요. 흥미로운 주제를 짤막하게 요약하여, 다양한 도판과 함께 담았다는 점에서 '카드 뉴스'를 연상케 합니다.

역사 속 유명 스파이, 첩보 활동 중 몰랐던 내용도 많았습니다. 남북전쟁 때, 노예해방론자들과 흑인 노예들은 남부 연합 안에서 정보원 활동을 했었고, 반대로 노예제를 지지했던 사교계 인사 로즈 오닐 그린하우는 북부에서 정보를 수집해 전달했다는 이야기처럼요. 영화로 만들어도 좋을 소재네요. 영국이 인도 지형을 조사할 때 고용했던 현지인들 중 가장 유명했던 '1번' 나인 싱 라와트도 보다 상세하게 조사해 보고 싶어졌고요. 

1차 대전 시기부터는 친숙한, 고전적인 스파이 활동 이야기가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소설이나 영화 등으로 익히 알고 있는, 약간 낭만적이기까지도 한 그런 이야기들 말이지요. 외다리였던 몸을 이용하여 측량 기계를 의족을 숨긴 채 독일의 알프스 지역 요양원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캐고 다녔던 미국인 하워드 버넘 이야기가 대표적입니다. 건강 악화로 죽을 때 유언마저도 '독일군은 알프스 산맥에 전선을 구축할 계획이 없다' 였다니, 죽음마저도 고전전이네요. 프랑스에서는 평범한 주부였던 루이즈드 베티니가 첩보망을 조직, 운영하였고, 벨기에에서는 '하얀 여인' 첩보방을 전화 기술자 발테르 드베가 운영했다는 등의 일반인 영웅들 이야기도 인상적입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부유한 사회 지도층 아마츄어들 - 백만장자 빈센트 에스터, 루스벨트 주니어 - 이 뭉쳐서 '더 룸' 이라는 명칭으로 첩보 활동을 했다니 확실히 미국적이다 싶군요. 당시 미국인이 머나먼 유럽 등을 정탐하기 위해서는 큰 돈이 필요했을테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또 러시아에서 활약했다는 영국의 에이스 스파이 시드니 라일리는 사실 별 활약 없이 1925년, 볼셰비키 타도를 목적으로 러시아에 재입국하다가 체포되어 총살되었다는 등의 팩트 체크도 볼거리였고, 치머만 전보의 암호 해독처럼 실제로 전쟁에 큰 역할을 했던 놀라운 성과들도 눈에 뜨였습니다.

2차 대전 때부터는 막강해진 국가별 정보 기관들과 고위층 스파이 '두더지' 들, 상대편 스파이들을 속여서 체포하고, 내부 스파이들을 솎아낸 뒤 처형하거나 변절자로 만드는 (더블 크로스 시스템) 등 현대적인 스파이 작전 이야기가 많아집니다. 이 중에서는 독일 해외방첩청 아프베어의 수장이었던 빌헬름 카나리스 이야기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반나치 정책을 나름대로 펼친 끝에, 종전 직전 사형당했다는데 과연 살아있는채로 종전을 맞았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 조금 궁금합니다. 아무리 반나치 주의자였다 한들, 방첩조직의 우두머리였다면 처벌을 피할 수는 없었겠지요? 

그런데 미드웨이에서의 일본군 패배와 야마모토 이소로쿠의 전사는 모두 정보가 미리 유출되었기 때문이며, 영국이 에니그마를 해독한게 승리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내용은 좀 과장된 것 같습니다. 연합군의 승리는 필연적인 것이었으니까요. 물론 독일 침공을 사전에 첩보원들이 파악하여 제보했지만, 이를 무시했던 스탈린의 사례를 볼 때, 첩보 활동 자체가 중요하다는건 의심의 여지가 없기는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스탈린이 이렇게 그를 위해 일했던 첩보원들을 전쟁 후 모두 강제 수용소로 보냈다는 후일담이 더 인상적이기는 했습니다만.... 

독일 최고의 스파이로 중립국 터키의 영국 대사 휴 내치불휴게슨의 부하였던 바즈나의 활약도 그냥 지나치기 힘듭니다. 그는 노르망디 상륙 작전 코드네임이 오버로드라는 등의 고급 정보를 넘기는 활약을 했지만, 독일은 그 정보의 진가를 몰라봤다지요. 심지어 그에게 준 30만 파운드의 거액도 작센하우젠 수용소에서 찍어내었던 위조지폐였다고 하고요. 기승전결이 완벽한, 한 편의 영화같은 일화였습니다.

냉전부터는 음모와 배신이 판치는 존 스마일리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로젠버그 부부 이야기 등 익히 잘 알려진 사건들이 많이 소개되는데, 이 중에서는 M16의 수장으로 KGB 스파이였던 킴 필비와 그의 동료들이었던 이른바 케임브리지 5인조와 이스라엘이 시리아 고위층에 침투시켰던 스파이 엘리 코헨의 흥망성쇠가 흥미로왔습니다. IBM과 히타치의 분쟁 등 산업 스파이 이야기도 빼 놓을 수 없는데, F1 레이스에도 산업 스파이가 개입했었다는건 처음 알았습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자동차 디자인과 설계가 성공의 필수적인 요소이니까요. 페라리의 정비사 나이절 스테프니가 멕라렌에게 정보를 넘겼던 사건인데, 스테프니의 불행한 죽음으로 마무리되어버려 조금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사이언톨로지교가 자기들의 면세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백설 공주 작전'이라는걸 벌였다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국세청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연방 검사 사무실까지 뒤졌다니 종교의 힘이 정말 대단합니다. 우리나라도 힘 있는 사이비 종교들이 최근 많아진 듯 한데, 항상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첩보 활동 외. 첩보 기술에 대한 설명들도 볼만했습니다. 동독의 '로미오 스파이' 작전처럼요. 25~35살 사이의 교육을 잘 받은, 잘 생기고 매너 좋은 남자들을 이용하여 서독 여성들을 포섭했다지요. 러시아의 여성 해외 정보 요원 '스패로'는 이와 반대로 남성을 유혹하기 위해 훈련받았다는데, "레드 스패로"라는 영화가 나올 정도로 흥미로운 소재인건 분명해 보입니다. 두 작전 중 어느 쪽이 더 효과가 좋았을지 조금 궁금하기는 합니다. 

카메라, 통신 장비, 암살 장비 등의 소개는 비밀 무기류에 사족을 못 쓰는 제 동심을 자극해 주었습니다. 독침 우산과 청산가리 가스총이 언급되는데, 이 둘을 합친 장비가 "마스터 키튼"에도 등장했었지요. 고양이 몸 속에 배터리, 안테나, 마이크를 장착하여 도청하려는 '어쿠스틱 키티' 계획도 황당하지만 멋졌고요. "쉬리"가 얼마나 좋은 아이디어였는지 새삼 감탄하게 만드네요. 1984년 미국 모스크바 대사관, 레닌그라드 영사관의 타자기에 설치되었다는 키 자동 기록기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한 기묘한 레트로함이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타자기 내부에 설치되어 활자 뭉치가 회전하며 일으키는 자기장 교란을 측정하여 입력되었을 법한 글자를 추측한 뒤, 전파를 터트려 도청자에게 수집한 정보를 보내는 장치였다는데, 당시 기술을 생각해보면 엄청난 하이테크 기기였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재미있고 새로왔던 이야기도 많지만, 아쉬운 점도 많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모든 주제를 한 장으로 요약한 탓에 깊이가 없으며, 스파이와 관련이 없는 이야기도 많다는 점입니다. 특히 고대 시대 이야기는 너무할 정도로 허술했습니다. 한니발의 패배가 스파이 덕분인 것 처럼 써 놓았을 정도로요. 실제 내용을 보면 스파이가 아니라, 단순히 사전 염탐을 한 것에 불과한데 말이지요. 토이토부르크 숲 전투의 패배 역시 정찰이 부족한 탓이었을 수 있겠지만, 이 역시 스파이 활동과는 별 관계가 없습니다. 이슬람교의 패권이 무함마드가 스파이 활동에 통달한 덕분이었다는 언급도 어처구니 없었고요. 

이런 류의 과장은 뒤에도 계속됩니다. 나폴레옹이 아우스테를리츠에서 러시아, 오스트리아 연합군을 격파할 수 있었던게 스파이 카를 슐마이스터가 거짓 정보를 뿌려 오스트리아 군이 속았기 때문이라는건 억지스러웠습니다. 남북 전쟁 당시, 영국에 사무소를 두고 남부 목화 판매 댓가로 전쟁 물자를 구입했던 제임스 불럭을 스파이라고 부르는 것도 억지였고요. 이건 단순한 통상 업무에 지나지 않잖아요? 암살과 테러범들 이야기를 스파이라고 소개하는 것도 별로 와 닿지는 않았어요. 심지어 고급 창부였던 '크리스틴 킬러' 마저도 한 챕터를 차지한다는건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또 암호에 대한 소개가 적지 않은데, 9세기 학자 야쿱 이븐 이스하크 알 킨디가 암호학을 발전시켰고, 그의 가장 중요한 업적은 어떤 글자가 다른 글자보다 많이 사용된다는 원리인 빈도의 원리를 발전시킨 것이라는 등 볼거리가 없지는 않습니다. 관련된 도판도 충실했고요. 그러나 이런 류의 책은 이미 "암호의 과학" 등에서 많이 보아와서 별로 새롭지 않았고, 책의 정체성과는 거리가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입니다. 재미가 없지는 않으나, 가격에 비하면 별로 깊이가 없어서 감점합니다. 이 책 보다는 특정 스파이 활동과 작전, 혹은 암호 등에 촛점을 맞춘 다른 전문 서적을 읽어보는게 훨씬 낫겠습니다.

2003/12/14

싸이퍼-Cypher - 빈센조 나탈리

 


따분한 현실...도피처가 필요하다.
새로운 자극의 선택 ‘디지콥’의 산업 스파이!!

지루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실직 회계사인 모건 설리번은 불행한 삶의 탈출구를 찾던 중 다국적 하이테크 기업 디지콥의 산업 스파이가 된다. 첫 임무 수행을 위해 위조 아이디를 부여받은 모건은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다양한 무역회의에 스파이로 파견되면서 본격적인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5,700초 동안의 기억이 지배하는 또 다른 세계!

경력이 쌓여 갈수록 자신감마저 생겨난 모건은 정체불명의 아름다운 여인 리타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디지콥’에서 하는 스파이 활동들은 세뇌용 약을 통해 자아를 잃게 만드는 계략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준다. 자아를 잃은 진짜 스파이의 대량 생산이라는 이 거대 음모의 희생양이 된 것.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모건은 아무 것도 믿을 수 없다. 늘 괴롭히던 두통은 극에 달해 현실과 꿈의 경계마저 모호해진다. 이 악몽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

죽음의 위협을 느낀 모건에게 리타는 썬웨이 사의 스파이가 되면 구해 준다고 약속한다. 이중스파이가 된 모건! 이제 생존은 그의 행동과 마음에 달려있다, 모건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이 음모에 말려들게 된 것일까? 서서히 전혀 새로운 모습의 또 다른 진실의 실체가 드러나고...


줄거리대로 "세뇌"라는 설정을 기본축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는 큐브라는 걸출한 저예산 스릴러를 만든 빈센조 나탈리 감독의 영화입니다. 뭐 큐브 2는 별로였지만 이 영화는 평도 좋고 큐브에 얽매이지 않은 무언가 새로운 것이 있을것 같아 호기심반, 기대반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기대를 무자비하게 배신하더군요. 기존의 수많은 영화들에서 본듯한 설정과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왠지 이야기가 앞뒤가 안 맞는것 처럼 삐걱거립니다.
더군다나 기대했던 마지막의 반전은 억지스럽습니다. 일단 재미측면에서 어느정도 예상 가능한 반전이어서 시시했을 뿐더러, 그 당위성이 의심스럽거든요. 도대체 주인공이 왜! 그랬는가에 대한 답을 속 시원하게 주지 못하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세뇌 과정과 거대한 배후조직 (대기업)에서 벌이는 산업스파이에 대한 묘사는 제법 괜찮았습니다. 디테일하기도 하지만 모처럼 꽉 짜여진 연출력을 보여주던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루시 리우를 빼면 별로 아는 얼굴은 없지만, 남자 주인공 모건 역의 제레미 노덤은 연기력과 분위기가 제법 괜찮더군요. 은근한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루시 리우는 요새 영화 참 많이 나오는군요. 이 영화에서도 여주인공을 맡았는데 저는 도무지 감정이입이 안되더라고요. 뭔가 강하면서도 예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가 나야 하는데..

결론적으로 선전만큼 재밌지 않았던 그냥 저냥한 스릴러라 생각됩니다. 반전의 묘미나 꽉 짜여진 구성에서 발생하는 서스펜스를 원하신다면 비추입니다. 큐브를 기대하신다면 분명! 실망하실겁니다.

2008/07/12

파라노이아 - 조셉 핀더 / 박찬원 : 별점 2점

파라노이아 - 4점
조셉 핀더 지음, 박찬원 옮김/로크미디어

애덤 캐시디는 대기업 와이엇의 하급 직원으로 해고된 직장 동료를 위해 시스템을 조작해 거액을 융통했다가 들통난다. 그런 그에게 사장인 와이엇은 경쟁사 트리온 시스템에 입사하여 고급 정보를 빼내올 것을 명령하며 그 명령을 거부할 경우 애덤은 곧바로 감옥에 갈 상황에 처해 어쩔 수 없이 그 제안을 수락한다.

와이엇은 그에게 엘리트 사원으로 보이게끔 다양한 스파이 훈련을 시키고 갖가지 내부 정보를 알려 주고 그 덕에 애덤은 트리온에서 승승장구하며 트리온 사장 고더드의 신임을 받고 점차 진정한 인격자 고더드의 인품에 매료되어 와이엇을 배반할 계획을 세우게 되는데...


드디어 추리 / 호러 관련 카테고리의 300번째 포스트입니다. 리뷰만을 다루므로 300권째 관련 카테고리 리뷰가 되겠네요. 6년여만에 300권째 포스팅이니 1년에 50여권씩 읽었다고 할 수 있는데 참 감개무량합니다^^  리뷰에 앞서, 일단 이 책도 역시 국내 굴지의 추리 사이트 "하우미스테리"의 이벤트를 통해 얻게 된 책입니다.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또한 하기 리뷰에는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으니 참고하세요.

어쨌건, 닥치고 리뷰부터 하자면 이 책은 줄거리만 보셔도 아시겠지만 "산업 스파이물" 입니다. 산업 스파이로 선택된 주인공의 이력이 좀 특이하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전형적인 이야기이죠. 그런데 읽으면서 많이 실망스러웠습니다. 치밀한 부분보다는 예상된 수순에서의 전개와 결말을 이끌어 내기 위해 무리수를 많이 둔 느낌이 강하거든요. 또한 와이엇과 트리온이라는 두 회사를 절대악과 절대선에 비유하여, 주인공이 절대선 앞에서 고뇌하는 전개 역시 많이 뻔하고요. 킬러가 암살 대상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와 별로 다를 것도 없었거든요. 애덤의 승승장구하는 과정 역시 현실에 기반하지 못한 만화같은 느낌이 물씬 묻어났습니다.

무엇보다도 마지막 반전의 허탈함이 가장 문제로 보입니다. 절대선이 사실은 절대악을 능가하는 절대악이었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설득력이 떨어졌거든요. 작중에서 꽤 산전수전 다 겪은 여우로 나오는 와이엇이 고더드의 가식 뒤에 숨겨진 진짜 모습을 눈치채지 못한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이정도 업력이면 이미 업계에 소문이 나도 엄청나게 퍼진 것이 당연할텐데 말이죠. 이러한 세세한 부분에서 작중 계속 보여주는 고더드의 연기(?)를 효과적으로 설명하고 있지 못하기에 반전 자체의 충격은 잠시 있지만 그것이 유지되지 못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이 정도로 독자를 설득시키려 하는 건 무리죠. 무협지에서 뜬금없이 죽은 아버지의 원수가 사부였다! 라는 정도 수준이랄까요.

물론 무리수를 두긴 했지만 결말의 반전 덕분에 스토리가 명쾌하게 정리되고 주제의식을 드러내긴 합니다. 그러나 반전 직후 작가가 주인공 애덤의 시각을 빌어 말하는 기업과 직원과의 관계, 즉 직원은 기업에 속한 소유물이 아니라는 생각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습니다. 직원은 어떻게 보면 월급을 주는 회사의 소유물이 맞기 때문이죠. 그게 싫다면 회사를 다니지 말고 평생 자유인으로 가난하게 살아가던가... 때문에 이야기 자체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지만 직장생활을 10년이상 한 저에게는 환타지 소설과 같이 현실성 없는 이야기일 뿐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시마과장"이 산업 스파이로 나오는 기업 환타지랄까요... 아니, 차라리 시마과장 쪽이 더 현실감 있어 보일 정도에요.

한마디로 전형적인 헐리우드 스릴러로 별점은 2점입니다. 제가 직장인이기에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드네요. 결코 공짜로 읽었다고 생각보다 높은 점수를 주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책 뒷커버를 보면 영화화가 진행중이라고 선전하고 있으며 영화화한다면 나름 2시간 동안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작품이긴 한데 정작 imdb에는 관련 정보가 뜨지 않는군요. 판권만 팔린 것 같은데 이런건 과장 광고가 아닌가요?

2005/05/25

야망의 덫 - 다카기 아키미쓰 / 백야성 : 별점 4점

증권회사에서 촉망받는 젊은이로 야망에 불탔던 세가와 시게오는 연이은 실패로 알거지가 된 채 퇴사하고 말았다. 그 뒤 친구 야마구치 가즈미의 소개와 상당한 월급에 끌려 사까이 미끼오라는 사나이가 이끄는 정체불명의 회사에 입사했다. 하지만 사까이 미끼오의 정체는 스파이 회사의 사장이었다. 그는 세가와에게 옛 친구 오기노가 상무로 있는 "시찌요오 화학"이 개발 중인 일종의 첨가제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라고 요청했다. 세가와는 큰 돈과 과거 자신의 연인이었던 오기노의 아내 에이꼬에 대한 감정이 얽혀 산업 스파이로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밀고를 받은 오기노에게 모욕당하고 쫓겨났는데 그 직후, 오기노가 교살당했다. 세가와를 보호해 주기 위해 가즈미는 둘이서 거짓 알리바이를 만들었지만 가즈미마저 살해되었고, 현장에서 도망치는 세가와를 목격한 목격자까지 등장해서 경찰은 세가와를 범인으로 지목하는데....

풍림출판사에서 출간된 다카키 아키미쓰의 작품입니다. 다카키 아키미쓰 작품은 상당수 번역되어 있지만 구하기 쉽지 않은데, 이 책은 헌책방에서 운좋게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원제는 "밀고자"입니다. "문신 살인사건"의 가미즈 교스케가 아닌 "기리시마 사부로" 검사가 탐정으로 등장하는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지요. 조사해보니 발표년도는 1965년이군요.
기리시마 사부로 검사 시리즈는 이전에 "제로의 밀월"이라는 작품을 읽어본 덕에 그다지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천재형이라기 보다는, 이지적이면서도 냉정하고 객관적인 판단력의 소유자로 평범한 사람에 가까운 인물로 묘사되는 인물입니다. 현실적으로 와 닿는다는 점에서 마음에 듭니다.

이 작품은 50여년 전의 일본 작품답지 않게 변격물적인 느낌이 거의 없다는게 특징입니다. 상당히 현실적인 이야기가 전개되어 이후의 사회파 작품들과 유사한 느낌을 전해주거든요. 이전에 읽었었던 작가의 다른 작품인 "문신 살인사건"같은 당시 일본 작품 특유의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아무래도 검사라는 주인공 탐정의 특징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잔혹하지 않은, 어떻게 보면 평범한 2건의 살인이 등장할 뿐이지만 산업스파이와 불륜관계가 상당히 복잡하게 얽히고, 세가와가 진범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독자에게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전개시키는 솜씨는 정말로 탁월합니다. 그야말로 거장이라는 명성에 값한달까요?

또 트릭이 정통본격물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뛰어나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등장인물도 적고, 정확한 동기마저 가려져 세가와에게 의심이 집중되는 와중에 극적인 반전이 벌어진다는 점, 그리고 독자에게 모든 정보를 공정하게 제공하는 정통물의 미덕까지 갖추었다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단서가 일종의 "우연"에 의지하고 있다는 점, 결국 범인의 사소한 실수와 방심으로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는 구조 등 약간의 단점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변격물을 지나 사회파에 이르는 과도기의 다리 역할을 충실히 하는, 그러면서도 "추리"라는 쟝르의 기본 정신을 잃지 않는 좋은 작품입니다. 다카키 아키미쓰의 거장으로서의 풍모와 시대를 앞서가는 감각을 충분히 전해주고요. 별점은 4점입니다.

그나저나... 번역이 더욱 좋았더라면 완벽했을텐데 약간 아쉽네요.

2018/12/08

원더랜드 - 스티븐 존슨 / 홍지수 : 별점 4점

원더랜드 - 8점
스티븐 존슨 지음, 홍지수 옮김/프런티어

"재미와 놀이가 어떻게 세상을 창조했을까" 라는 부제로, 여러가지 대중 오락에 얽힌 역사를 풀어나가는 미시사 서적입니다. 의미있는 활동을 통해 만들어지는 결과물이 아니라 그냥 재미와 유희, 놀이를 통해 만들어진 무언가가 세상을 변화시키고 궁극적으로 무언가에 이르른 갖가지 사례들을 상세하게 설명해줍니다.
재미 외에 특별한 목적이 수반된 경우도 있습니다. 자주색 염료를 만들 수 있는 뮤렉스 달팽이를 찾아 페니키아인들이 지중해를 벗어나 대서양으로 나아갔다는 활동은 명백히 "돈"을 위함이니까요. 책에서는 이 역시 자줏빛 의상이 그것을 걸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었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해석하고 있지만요. 즐거움을 주는 물건들은 가치가 있어서, 사람들이 이를 상업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신기술을 개발해서 시장을 개척한다는 논리인데, 아주 틀린 말은 아니긴 하네요.

첫번째 단락은 상점을 무대처럼 장식하여 고객을 사로잡고, 구매 행위를 일종의 오락처럼 만드는 과정과 면직물의 유행을 통해 산업 혁명이 촉발된 후 "유행"이 "소비"를 창출하여 "백화점" 이 등장하는 과정, "쇼핑몰"이 도시 계획과 맞물린 후 미래 도시의 비젼을 제시했다는 내용입니다. 음악 역시 마찬가지로 즐거움을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이는 각종 악기의 발전과 오르골 등을 거쳐 로봇 공학과 자동 방직기로 이어집니다. 방직기는 프로그래밍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고요.
악기의 발전은 전문적인 공학의 발전과 맞물려야 했기 때문이라는 이유, 그리고 음악 관련 기술의 발전이 현대의 디지털 시대에 이르는 과정 모두가 굉장히 설득력있게 설명됩니다.

유희, 즐거움이라면 미식이 빠질 수 없죠. 향신료 교역이 불러온 갖가지 이야기도 소개되는데, 로마 제국이 후추에 너무나 열광해서 아피키우스의 요리책 조리법의 80%가 후추를 사용한다는 이야기 같은 잡학이 가득해서 마음에 듭니다. 프랑스인 푸아브르가 네덜란드가 독점하다시피 한 정향을 빼돌려 재배에 성공한다는 일종의 산업 스파이 이야기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향신료 중 가장 마지막까지 사치품 지위를 유지한게 바닐라라는건 처음 알게 된 사실이네요. 토머스 제퍼슨이 바닐라 아이스크림 조리법을 미국에 도입했다던가, 가루받이가 어려워 퍼지기 어려웠지만 한 노예 소년의 아이디어로 양산(?)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도 마찬가지고요. 특히 이 노예 소년 이야기가 향신료 교역을 상징합니다. "스페인이 지배하는 멕시코에 자생하는 식물을 인도양에 있는 한 섬에서 프랑스인이 재배했고, 프랑스 노예상인들이 그 섬에 데려온 아프리카인의 후손인 한 소년이 그 꽃을 최초로 가루받이 했다" 는 이야기니까요.

다음에는 만들어진 "환영" 에 대한 소개가 이어집니다. 영화의 전신인 특수 효과 공연과 이 중 가장 유명했던 유령 쇼 "팬태즈머고리아", 풍경을 실제처럼 느끼게 해 주는 파노라마 전시, 활동 사진과 월트 디즈니의 혁신, 이윽고 등장하게 된 "유명인들" 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가 다양한 도판과 함께 설명됩니다. 이러한 시각 효과를 활용한 오락거리가 문화적으로 어떻게 침투했고,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고찰이 함께 진행되는데,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가 많습니다.
게임 또한 빠지지 않습니다. 여기 소개된 단락 중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인데 체스 게임은 "비유"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 주었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도입부부터 신선했고, 이를 통해 인공 지능이 발전되는 과정, 그리고 진보주의자들에 의해 시작되었지만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게임이 된 보드 게임 (모노폴리) 등 모든 소개 내용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콜롬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서 발견한 "공 놀이"가 고무라는 혁신적인 물질의 역사로 이어지는 과정과 비디오 게임의 등장이 컴퓨터를 재미로 쓸 수 있다는 혁신적인 발상의 시작이었으며, 덕분에 컴퓨터가 일상 생활 속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는 설명도 흥미롭습니다.

마지막은 다양한 놀이 공간에 대한 이야기인데 선술집에서 시작해서 커피 하우스, 박물관, 동물원, 공원 등의 역사가 실려 있습니다.

이렇게 즐거움, 놀라움을 추구하는 인간이 얼마나 새로운 걸 많이 만들어내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어서 아주 좋았습니다. 혁신을 하고자 하면 무슨 일이든 재미있게 즐기는 마음가짐이 필수일 듯 합니다. "즐기는 사람을 절대 이길 수 없다"는 옛 말은 과연 허언이 아닌거죠. 또 단지 혁신에 대해 되새겨 보는 측면 외에도 다양한 놀거리와 즐길거리에 대한 미시사 서적으로도 탁월해서 만족스럽네요.
글의 내용이 통사적 구분이라기 보다는 주제별로 좀 널뛰는 감이 없잖아 있다는건 단점이지만 장점에 비하면 극히 사소합니다. 도판도 충실한 편이고요. 이렇게 취미에 가까운 놀거리, 즐길거리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모든 분들께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최소한 엉망인 제 리뷰보다 훨씬 좋은 책이에요. 별점은 4점입니다.

참고로 책 뒤 "감사의 말씀"을 보니 방송 프로그램을 책으로 만든 듯 싶더군요. 책보다는 방송으로 보는 게 훨씬 나은 내용일 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방송으로 봤다면 4점 이상도 줬을 것 같습니다.

2013/09/02

과학사의 뒷얘기 4 : 과학적 발견 - A.섯클리프 외 / 신효선 : 별점 2점

과학사의 뒷얘기 4 - 과학적 발견 - 4점 A. 섯클리프 외 지음, 신효선 옮김/전파과학사

"옛 추억 전파과학사 문고"

1,2,3권은 수십년 전에 이미 읽었기에 있는지도 몰랐던 4권부터 읽게 되었습니다. 

4권의 부제는 "과학적 발견", '새로운 것이 어떻게 발견, 발명되었고 그것이 어떻게 널리 퍼지게 되었는가?'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 1. 최초의 압력솥
  • 2. 유별난 스테이크 굽는 법
  • 3. 한 접시의 감자
  • 4. 튤립광 시대
  • 5. 콩에 얽힌 기담
  • 6. 애플파이와 열의 전도
  • 7. 병맥주의 효시
  • 8. 담배는 만병 통치약
  • 9. 보라빛 속에서 태어나
  • 10. 두가지 식물 염료
  • 11. 두 수도승, 누에알을 훔쳐내다
  • 12. 국왕을 위해 면양을 훔쳐내다
  • 13. 정부를 위해 고무의 씨앗을 훔쳐내다
  • 14. 음악을 잘하는 못대장장이
  • 15. 도기와 자기
  • 16. 셰필드의 칼 대장장이
  • 17. 현수교 위에서는 발을 맞추지 말라
  • 18. 플림솔의 마크 - 만재홀수선
  • 19. 초기의 증기기관
  • 20. 기관차, 길에 나오다
  • 21. 탱크의 비밀
  • 22. 일식, 월식의 공포
  • 23. 우리에게 열하루를 돌려다오
  • 24. 콜롬부스와 달걀

목차만 보아도 알 수 있지만, 과학적 발견 이외의 것들도 많이 실려있습니다. 감자와 담배가 전래된 과정, 네덜란드의 튤립광 시대를 다룬 부분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 모두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티레의 쇠고둥에서 보라색을, 섀프런과 꼭두서니에서 오렌지색과 붉은색을 추출하여 천연 염료로 쓴다는건 처음 알았고요.

또한, 산업스파이 행위에 대한 상세한 소개도 볼거리입니다. 예를 들자면 러시아의 못 만드는 기계를 바이올린 연주자로 가장하여 2년 동안 친분을 쌓은 뒤 설계도를 그려 귀국했지만, 중요한 핵심 설계도가 빠져 있어서 제대로 동작하지 않자 다시 잠입하여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자르기 전에 물을 뿌린다'를 알아낸다는 이야기처럼요. 이 이야기가 실재인지, 아니면 허구인지도 저자가 자세하게 설명해 줍니다(실재로 있었음직한 이야기라고 하네요).

그 외에도 와트의 증기기관에 대한 상세한 설명, 탱크의 탄생에 대한 비밀 등 진짜 발명 이야기도 많습니다. 현수교 위를 행진하던 군대가 발을 맞추어서 공진현상이 일어나 현수교가 무너진 사건 같은 황당한 이야기는 보너스 같은 느낌이고요.

아울러 책 뒤 번역자의 말도 아주 인상적이었어요. 최대한 많은 자료를 가지고 번역에 신경 쓴 노고도 감탄스럽지만 번역한 해가 1973년이기 때문입니다! 무려 40년 전, 저와 같은 나이의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더욱 반가웠습니다.

그러나 책 자체의 완성도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뒤로 갈수록 그렇잖아도 형편없었던 인쇄가 더 엉망이라 글자 자체가 번지고 어떤 페이지는 반쯤은 흐릿하게 인쇄되는 등 기본적인 부분이 부실한 탓입니다. 웬만한 복사집 제본책보다도 못한 결과물이에요. 책 뒤를 보니 2006년에 13쇄를 찍은 이후의 기록이 없고, 원래의 가격을 칼로 파내고 8,000원이라는 가격 스티커를 붙여 놓았던데 원가 천 원 이하의 재고본을 쌓아놓고 저 같은 호구에게 책을 팔아서 연명하는 게 아닌가 싶은 의심마저 듭니다.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내용만 본다면 8,000원이라는 가격은 그다지 과하지 않고 저만의 옛 추억을 되새기는 의미에서는 충분히 지불할 만한 가격이지만 이래서야 남에게 권하기는 어렵겠습니다.

2024/01/13

로봇 소년, 학교에 가다 - 톰 앵글버거, 폴 델린저 / 김영란 : 별점 3점

로봇 소년, 학교에 가다 - 6점
톰 앵글버거.폴 델린저 지음, 김영란 옮김/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맥스가 다니는 뱅가드 중학교에 로봇 퍼지가 등교하게 되었다. 퍼지는 정부에서 추진하는 로봇 통합 프로그램(RIP)의 핵심으로, 기술적 기반인 퍼지 논리를 발전, 완성시키기 위해 학교에 보내진 것이었다. 하지만 퍼지는 등교 첫날부터 시끌벅적한 복도를 걷다가 먹통이 되고 말았다. 연구팀은 퍼지를 완성시키기 위해 맥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맥스의 도움과 퍼지 스스로의 프로그래밍으로 퍼지는 진짜 '인간'과 같은 생각을 갖게 되었다.
한편 뱅가드 중학교를 철저히 관리하는 인공지능 바바라 교감은 맥스를 퇴학시키려 노력하고 있었다. 맥스가 장래 학업을 방해하는 위험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이를 알게 된 퍼지는 맥스를 돕기 위해 자신의 전력을 다한다....


딸 아이의 논술학교 교재입니다. 별 기대없이 읽어보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인공 지능의 발전과 '인간성'이 어떻게 비롯되는지, 그리고 인공지능에 '인간성'이 타당한지 등의 심각한 주제들을 인공지능 두 개를 통해 이야기로 잘 풀어나간 덕분입니다.
인공지능의 하나는 바바라, 또 하나는 퍼지인데 바바라는 일체의 오류를 허락하지 않는 수학적인 연산 기계로,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고 결론에 맞게 상황을 조작까지 하지요. 이로써 인간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기계는 전형적인 흑백논리에 의해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반면 퍼지는 오류를 인정하고, 이를 통해 성장해나가면서 점차 인간적인 판단을 내리게 됩니다. 즉, 사람은 실수를 하지만 이를 통해 성장하며 어른이 된다는걸 퍼지를 빌어 알려주는 것이지요. 그래서 완벽하지는 않지만 사람과 함께 살아갈 수 있게 되고요. 반면 인간성은 인공지능, 로봇으로서는 필요한건 아니었기에, 인간의 명령을 듣지 않는 문제도 일으킵니다. 
이렇게 어느 쪽이 옳다는걸 확실히 알려주지는 않는 것과 이러한 퍼지의 반항(?)이 예상치 못한 결말로 이어지는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잘 짜여진 느낌이에요. 인간성을 갖춘 퍼지보다는, 말 그대로 주어진 명령에 충실한 바바라야말로 훨씬 군대에 적합한 인공지능임에는 분명하기도 하고요.

바바라가 학업 성과를 올리기 위해 중학교 아이들을 통제 대상으로 삼는 설정도 인상적입니다.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그럴듯하게 설명해주는 덕분입니다. 
퍼지가 함정에 빠진 맥스를 돕기위해 벌이는 여러가지 활약, 맥스와 친구들의 활약이 그럴듯해서 모험 소설로도 괜찮습니다.

물론 '퍼지 이론'은 지금 읽기에는 다소 낡은 이론이기는 합니다. 냉정한 전자 계산기같은 기계와 인간의 마음을 가진 로봇의 대결도 친숙한 소재이며, 로봇이 학교를 통제하는 것 역시 "폭력 교실 1999"가 바로 떠오를 정도라 신선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중국 회사임이 분명한 로봇 회사 순쭈사의 산업 스파이는 등장하지 않는게 좋다 싶을 정도로 불필요한 설정이었고요.
무엇보다도 끔찍한 표지 일러스트와 유치한 제목은 최악입니다. 원제 (Fuzzy)를 살리고 보다 고급스럽게 디자인을 바꾸는게 높을거에요. 요새는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좋은 디자인이 뭔지 잘 아는 시대이니까요.
제 별점은 3점입니다.

2021/09/10

공기의 바닥 - 데즈카 오사무 : 별점 2점


데즈카 오사무가 1960년대 후반 ~ 1970년대 초반에 발표했던 성인풍 단편 극화 모음집입니다. "동경 표류 일기"를 읽고, 동시대 감성을 데즈카 오사무는 어떻게 표현했을지 궁금해서 찾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무려 열 네 편이나 되는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인간 드라마, 범죄극, 멜로물, 기묘한 맛, SF, 심지어 서부극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장르 스펙트럼을 보여줍니다. 성인물답게 정사 장면도 많고, 근친 상간에 수간!까지 등장한다는게 이채로왔고요. "블랙잭"으로 재기에 성공하기까지, 침체기에 놓였던 데즈카의 다양한 시도들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딱히 재미있지는 않더군요. 지금 읽기에는 진부한 설정과 내용이 많았고, 결말도 대체로 예상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예상 못했던 결말의 경우는, 그 결말이 딱히 좋다고 느껴지지도 않았고요. 완성도도 문제가 많습니다. 일부 작품의 경우는 기본적인 전개 구상도 없이 생각나는대로 그린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대표적인 예가 "카멜레온"입니다. 능력있는 직장인 카자마가 주인공인 기업 드라마로 시작해서, 카자마가 산업 스파이라는게 밝혀지면서부터 범죄물이 됩니다. 그러다가 카자마가 자신을 유혹했던 여자에게 배신당하고, 자신이 훔쳐낸 정보로 만들어낸 약의 실험 대상이 된 뒤에는 일종의 SF로 돌변합니다. 뇌 사용이 극대화되고 대신 끊임없는 식탐에 시달린다는 설정으로요. 그리고 카자마를 유혹한 여자는 카자마가 학생 운동을 할 때 밀고로 죽고만 친구의 동생으로 모든건 복수를 위해서였다는 복수극으로 바뀝니다. 결말은 카자마가 말도 없이 화염병을 던져서 여자와 그 아버지가 타고 온 헬기를 파괴한다는, 다소 허무한 마무리였고요. 식탐으로 기형이 되어버렸지만, 분명 머리가 좋아졌을 카자마인데 그런 모습은 보이지 않는게 이상했고, 솔직히 뭘 이야기하려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복수의 끝은 공멸이라는 걸까요? 설령 그렇다손 쳐도, 이 모든걸 설득력있게 풀어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분량이었습니다. 분량을 늘렸더라면 그래도 볼 만 했을텐데 말이지요.

엄청난 인종 차별 주의자 오하라가 베트남 전쟁에서 큰 부상을 입고, 부하였던 흑인 죠의 심장을 이식받은 딜레마를 그린 "죠를 방문한 남자", 홈리스 거지로 분장하는 취미가 있는 사장이 한 눈에 반한 거리의 여자와 사장 신분으로 결혼하지만, 그녀는 홈리스 거지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밤의 소리", 계곡에 갖혀 사는 가족의 비밀이 드러나는 "우리 계곡은 사람들이 모른다" 정도는 볼만했지만, 이들도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듭니다. 오히려 "밤의 소리"는 결말에 큰 문제가 있습니다. 청년 사장 가보리가 취미인 거지로 변장했을 때 만나 사랑에 빠진 여인을 자기 회사에 입사시켜 결혼까지 하지만, 그녀가 사랑했던건 홈리스 거지였다는 것까지는 나쁘지 않아요. 그러나 여자가 가보리를 총으로 쏜 시점에서, 그녀가 빠져나갈 방법은 없었다는 약점은 치명적입니다.

한마디로 극화 전환기에 표류하던 데즈카 오사무의 상태를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들이라 생각됩니다. 좋아하던 모험물, SF에 인간 드라마, 사회 고발 등을 자극적인 성관계와 폭력으로 녹여내고 있지만, 잘하고 좋아하던 것에 비하면 확실히 완성도는 떨어진다는 점에서 말이죠. 제 별점은 2점입니다.

2019/02/02

1930년대 한국 추리소설 연구 - 오혜진 : 별점 3점

1930년대 한국 추리소설 연구 - 6점
오혜진 지음/어문학사

6년전에 읽고 리뷰까지 남겼었는데, 어쩌다보니 깜빡하고 다시 구입해서 읽은 책입니다. 5년이 지난 탓에 새로 읽는 것과 다를게 없었네요. 다시 리뷰 남깁니다.

총 5장으로 구성된(5장은 맺음말로 내용은 4장 구성), 해방 전까지의 한국 추리 소설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정리한 책으로 문학사니까 일종의 미시사 서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전에 읽었던 "대중서사장르의 모든 것 3 : 추리물"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해방 전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 점은 "조선의 탐정을 탐정하다"와 더 비슷한데, 내용이 연대기적으로 구성되어 있고 시각이 일관된 덕분에 더 나은 점도 많습니다. 이전에 유사한 책들을 많이 읽어왔지만, 여전히 눈에 뜨이는 부분도 제법 되고요.

우선 추리 소설을 어떤 기준으로 연구했는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브 뢰테르의 세가지 분류 - Mystery, Crime novel, Suspense - 를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과 서구 추리 소설이 어떻게 발전되었는지를 짤막하게 소개하는 등의 도입부가 마음에 듭니다. 연구서다운 상세한 설명과 접근 방법이 좋더라고요.

이후 실제 한국 추리 소설의 역사 역시 재미있는 내용이 많습니다. 우선 1920년대 중반 "취미"라는 용어가 일상화 되었다는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원래 있던 단어인줄 알았는데 말이지요. 당시 중산층의 개념이 1년 수입으로 1년간 채무 없이 살 수 있는 정도를 뜻하며, 극히 드물었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때문에 "취미"에는 돈이 들고, 사람들은 돈이 없어서 값싼 인쇄물을 가까이 하는 책읽기가 그나마 일반적인 취미로 널리 퍼졌다고 하고요.
또한 이러한 출판 산업의 호황에 더해 당시 언론 통제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가 난무한 것, 그리고 "자본주의" 때문에 상업화로 흐른 등 "대중 소설"을 위한 토양이 갖추어져 결국 추리 소설이 등장하게 되었다는 큰 흐름을 읽을 수 있던 것도 좋았습니다.
그나저나 지금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비싼 책 값 때문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아울러 당시에도 코난 도일과 르블랑에 대한 편식이 심했다는 것도 재미있었고요.

이후 당시 발표된 여러 추리 소설을 소개하는데 이 역시 흥미로왔습니다. 최독견의 "사형수" 라던가, 신경순의 "피무든 수첩", "제 2의 밀실", 최유범의 여러 작품들이 그러합니다. 특히 최유범의 작품은 비록 일부 표절("브루스 파팅턴 설계도")이 있지만 미스터리 추리 소설로 장르의 규칙을 철저히 수행하고 있다고 하니 놀랍네요. 수수께끼 풀이가 완벽한 수준의 해방전 국내 작품은 그 유래를 찾기 힘든데 말이지요.
그 뒤에 이어지는 다른 작품들은 국내 추리 소설의 한 전형이라 할 수 있는 "사랑과 연애사"가 부각되는 작품들이라는 점에서 최유범의 작품이 더욱 빛을 발합니다. 그 뒤 김동인의 "광염소나타", 박태원의 "우맹", 김유정의 "만무방"과 같은 추리 서사가 도입된 국내 소설 소개가 이어집니다. 염상섭의 "사랑과 죄" 역시 마찬가지죠. 영화에 나온 수법을 따라하는 모방 범죄가 등장하고, 살인 사건이 주요한 내용인 등 꽤 진지한 추리 서사가 도입된 작품이라는데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몇몇 부분은 안타까움을 전해주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것은 "통속 소설", "대중 소설"에 대한 세간의 인식이 당시부터 존재했었다는 점입니다. 추리 소설이 싸구려 통속 소설로 폄하된 이유가 이 땅에 추리 소설이 소개된 시점에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인데, 심지어 추리 소설을 창작, 번역하기까지 했던 일부 작가들조차(염상섭 등) 동일한 인식을 지녔다는 점에서 통탄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원래 과학적, 근대적 사고가 널리 퍼진 것이 논리적인 사고를 기반으로 하는 추리 소설의 유행과 관계되어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이러한 근대적 사고 방식을 토대로 한 작품이 이렇게까지 폄하되는 것도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물론 당시 미디어, 작가들의 잘못도 크겠지만요.

마지막 4장에서는 1930년대를 대표하는 세 편의 작품 - 채만식의 "염마", 김동인의 "수평선 너머로", 김내성의 "마인"- 을 상세하게 설명하며 당대 추리 소설의 수준, 그리고 어쩔 수없는 한계를 설명하며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김내성의 여러 작품들을 소개해 주는데, 김내성의 "마인"을 굉장히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이 눈에 뜨입니다. 지금 읽으면 많이 허술하지만 당대 국내 추리 문학계를 대표했던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그 외 작품 소개 모두 읽을만 합니다. 그러나 책의 특성상(일종의 학술 논문) 전편 내용이 수록된 것이 아니라는게 좀 아쉽습니다. 관심이 크다면 별도로 구해 볼 수 밖에 없으니까요.

마지막에는 1940년대로 넘어오면서 전쟁 탓에 스파이 소설이 범람하였으며, 이른바 "친일 문학"으로 여러 작품이 발표된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외국인 여성 마리에가 만드는 센닌바리가 경성의 방공 시설과 반도내 포대 위치를 말하는 모르스 부호가 숨겨져 있음을 폭로한다는 김내성의 "수놓은 송학"이 대표적인데, 꽤 괜찮은 아이디어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식민지에서의 친일, 매국 문학으로 전락한 작가의 모습은 서글프기까지 합니다. 다른 작품들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별점은 3점입니다. 이는 6년 전과 같습니다. 다른 유사 자료, 도서와 차별화되는 점도 크고, 나름의 재미는 물론 여러가지 정보와 함께 큰 흐름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덕분입니다. 추리 소설 역사에 대해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저는 두 번 읽었지만 여전히 좋은 독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