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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3

두산 베어스, 제발 한 해는 리빌딩 합시다.


지난 몇주간은 두산 베어스의 현실이 꼴보기가 싫어서 야구를 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한 시즌이 저물어가니, 현재는 한 번 되짚어보게 되네요.

두산 베어스의 가장 큰 문제는 야수진입니다. 우완 영건 중심의 투수진은 탄탄한한데 반해, 야수들 중 자기 포지션에서 OPS건, WAR이건 뭐건 1위를 하고 있는 선수는 없습니다. 자기 수비 포지션을 전부 소화하고 있는 선수도 거의 없고요. 노쇠화, 부상 탓입니다. 비싼 FA 선수들도 마찬가지이지요. 이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지금 연봉값 정도 활약을 하는 FA 선수는 정수빈 선수가 유일합니다. 이마저도 연봉이 비교적 낮은 덕분이고요.
때문에 이번 드래프트에서 No.1 야수인 박준순 선수를 1라운드에 지명한건 당연합니다. 양석환(1), 강승호(2), 김재호(유), 허경민(3) 선수로 구성된 내야 라인업 중 김재호, 허경민 선수는 당장 내년부터 못 볼 수 있으니까요. 유격수와 3루수가 필요합니다. 오재원 사건 때문에 선수 여럿이 날아갔고 몇년 뒤 강승호 선수도 못 잡는다고 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안재석(유) - 박준순(2) 키스톤 컴비에 박준영(3) 선수로 구성된 내야진을 볼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오재원 탓만 할건 아닙니다. 이 팀의 육성 능력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올해를 빼고라도, 24년에는 당해년도 No.2 야수 여동건 선수를, 22년에는 2차 1라운더로 김동준 선수를, 21년에는 무려 1차 지명으로 안재석 선수를, 20년에는 2차 1라운더로 장규빈 선수를, 2019년에는 1차 지명으로 김대한 선수를 뽑았었습니다. 모두 제대로 된 지명인지는 둘째치고서라도, 스카우터들은 23년을 빼고는 상위 라운더로 재능을 모아 주었습니다. 내, 외야에 포수까지 골고루요. 이들을 제대로 키워내지 못한건 코치진의 잘못입니다. 특히나 서울권 1차 지명이자 전국으로 확대해도 1차 지명이 유력했던 김대한, 안재석 선수를 성장시키지 못한건 당연히 책임져야 합니다. 그렇다면 누가 책임져야 할까요? 당연히 이승엽 감독입니다. 
솔직히 이승엽 감독 선임은 불안했지만, '국민 타자'라는 별명답게 타격 코칭 쪽으로 능력을 발휘하여 이러한 신예들을 잘 키워낼걸로 생각했는데 2년간 본 모습으로는 전혀 그렇지 못했습니다. 이승엽 감독 부임 후 키워낸 야수는 없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이유찬 선수? 이승엽 감독 부임 전에 이미 2군에서 수위 타자를 차지했었고, 그보다 지금 실력이 늘었다고 보기 힘듭니다.

그렇다고 이기기 위한 기용을 잘 하고 있는가? 그렇지 않습니다. 한계가 이미 명확한 조수행 선수를 선발 좌, 우익수로 쓰는게 대표적입니다. 조수행 선수 최적 역할은 대주자와 중견수 대수비라는건 증명된지 오래입니다. 선발은 당연히 장타력이 있는 선수, 최소한 이유찬 선수를 써야합니다. OPS만 봐도 1푼 이상 높으니까요. 선발 투입은 물론이고, 지난주 중요했던 LG전 9회 마지막 공격에서 양의지 선수 대신 대타로 조수행 선수를 기용하는 장면에서는 정말 할 말을 잃었습니다.
그래도 외야 컨버젼을 통해 꾸준한 출장 기회를 받은 이유찬 선수는 나은 편입니다. 신인급 중에서 1군에서 기회를 받는 야수는 전무합니다. 기회를 줘도 발빠른 쌕쌕이들 중심이고요. 1군에서는 빠른 발 밖에 보여주지 못하는 김태근 선수가 외야에서도 실수를 범하는 모습을 본 홍성호 선수 등은 도대체 무슨 생각이 들까요?

이승엽 감독의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투수진 혹사도 책임져야 합니다. 시즌 중 필승조 중에서 두 명이나 부상 이탈한 것, 지는 경기에도 필승조를 소모해서 부담을 가중시킨 것 등 책임질게 한두개가 아니에요. 외국인 선발 투수들이 모두 망해서 그랬다는건 핑계입니다. 지는 경기만 확실하게 버렸어도 이렇게는 안됐겠지요. 또 중요한 경기를 이기지 못하는 모습은 안타깝기까지 합니다. 어제 경기만 해도 그래요. 총력전을 펼칠거였다면 발라조빅 선수를 1회에 내렸어야지요. 이제 와서 투수 관리를 하는 건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네요. 매년 호구 잡히는 팀이 있다는 것도 큰 문제고요 (작년 LG, 올해 삼성).

그러니 한 해는 리빌딩합시다. 현재 이 팀은 우승권 전력에서 멀어져 있습니다. 외국인 선수들 활약으로 플레이오프 정도는 나갈 수 있을지라도 그 이상은 힘듭니다. 무리하지말고 안재석 선수가 복귀할 26 시즌을 목표로 신인 선수들을 고루 기용하면서 옥석을 가려야 할 때입니다. 당장 내년의 센터라인 주전, 백업 - 정수빈, 조수행, 강승호, 이유찬, 양의지, 김기연 선수 등 - 은 나름 견고한 만큼 유격수와 코너 내, 외야에 박준순, 박준영, 여동건, 김대한, 홍성호, 전다민, 양찬열 선수 등을 기용해서 한 ,두 명이라도 건져야 합니다. 그리고 26년에 승부를 걸어 봐야지요.
또한 앞서 문제점들의 책임지는 모습을 위해서라도 타격 부문 코치진의 전면 교체가 동반되어야 하는건 물론입니다. 감독도 바꾸면 좋을텐데, 제발 구단주의 빠른 결단이 있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나마 올해 니퍼트 선수의 은퇴식은 잘했습니다. 다만 영상으로 이미 은퇴했거나 타 팀으로 이적한 왕조 시절 동료들이 더 나와주었더라면 좋았을텐데, 그건 좀 아쉽더군요. 김태형 감독, 장원준 선수, 오재일 선수, 최주환 선수 등이 그리워지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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