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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2

레블 리지(rebel ridge)(2024) - 제레미 솔니에르 : 별점 2.5점


전직 해병대원 테리는 사촌 동생 마이크를 풀어주기 위해 보석금을 가지고 가다가 경찰의 황당한 검문을 받고 돈을 압수당했다. 그 마을은 경찰이 수상한 사람의 돈을 압수하는게 당연시되는 곳이었다. 테리는 자신의 능력으로 경찰서장을 압박하여 돈을 회수했지만, 감옥으로 이감된 마이크는 살해당하고 말았다.
경찰서장은 테리를 회유하여 돈을 돌려주면서 마을로 돌아오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나 테리는 유일하게 도와주었던 서머가 위기에 처해서 돌아올 수 밖에 없었고, 둘은 죽을 뻔한 위기를 빠져나와 수상한 법정 기록을 토대로 경찰서장의 악행을 모두 알아챘다. 테리와 서머는 경찰서장을 끝장낼 증거까지 확보하나 서머가 잡혀버리고 마는데...

전직 해병대원이 사회적 부조리에 대항하여 떨쳐 일어난다는(?), 전형적인 권선징악 액션물. 연휴 기간에 넷플릭스를 통해 감상하였습니다.

뻔한 설정이지만 몇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요새 영화치고는 비교적 긴, 2시간 가까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덕분에 테리의 행동이 잘 설명됩니다. 어떻게든 참고 넘기려 했지만, 경찰서장을 응징하고야 마는 빌드업을 위한 분량은 충분하거든요. 주변인물인 서머에 대한 서사도 마찬가지로 잘 풀어내고 있고요.
두 번째는 요새 영화치고 별로 잔인하지가 않다는 점입니다. 테리가 사람을 죽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두들 누군가의 아빠, 엄마라는게 강조되고 있기도 하고요. 악에 가담한 무리라면 경중을 따지지 않고 모두 죽이는 "잭 리처"같은 작품만 보다가 보니 아주 신선했습니다.

각본도 괜찮습니다. 우선 경찰서장의 음모가 좋았어요. 파산에 몰리자 무차별적으로 돈과 귀중품을 압수해 시의 재원으로 삼았고, 혹시 모를 소송을 방지하기 위해 무조건 90일 구류기간을 두었다는 - 하드디스크의 체포관련 기록이 삭제되는 기간 - 건데, 참신하면서도 놀라왔어요. 미국은 정말 이렇게 아무나 수상하다고 검문하고 체포해도 되는걸까요? 어떻게보면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마약범은 언제, 어디서든 심문 및 체포가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해왔었는데, 범죄를 불문하고 왜 합법적인 체포 절차가 필요한지 새삼 느꼈습니다.
경찰서 내에 있는 서머의 협력자 '서피코'의 정체가 여성 경관 제시카가 아니라 남자 경찰 에브였다는 반전도 돋보였어요. 아, 정말 생각도 못했네요.

캐스팅도 좋습니다. 추억의 배우 돈 존슨이 악역 경찰서장을 맡았는데, 색다르지만 잘 어울렸습니다. 백인 우월 사상에 빠져있는 남부 꼰대 개저씨를 대표하는 연기였어요.

하지만 액션물로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듭니다. 전체적으로 액션 장면 분량은 턱없이 부족하고, 스케일도 작은 탓입니다. 해병대 무술 교관 출신의 인간 흉기인 테리의 강함도 잘 그려지지 않고요.
결말에서 제시카가 마지막에 서장을 체포하는건 뭔가 싶었습니다. 에브가 서피코가 아니라 제시카가 서피코였던걸까요? 그렇다면 애초에 테리를 왜 체포하려 시도했는지, 중요한 증거물인 메모리 카드 파손은 왜 방조했는지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결말도 뭔가 시원한 사이다 느낌은 주지 못합니다. 다른 경찰들은 어떻게 됐는지도 모르겠고, 경찰서장만 주경찰에 체포되는 정도로는 많이 부족했으니까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킬링 타임용으로 가볍게 보기 좋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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