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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1

천재탐정 미타라이: 살인사건의 진실 (2016) - 이즈미 세이지 : 별점 2.5점


<<아래 리뷰에는 진범, 진상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잡지 편집자인 오가와가 미타라이를 찾아와 미해결 수수께끼 사건 해결을 요청했다. 미타라이는 고고섬에 변사체가 연달아 떠내려온 사건에 흥미를 갖고, 조사와 추리로 사체는 후쿠야마에서 해류를 타고 내려왔다는걸 알아냈다.
후쿠야마로 향한 미타라이는 다른 외국인 변사체와 함께, 류진 폭포 부근에서 눈과 입이 꿰메어진 부부와 그들의 죽은 아기가 발견된 사건과 마주쳤다. 그리고 사건에는 후쿠야마 굴지의 기업인 사이쿄 화학 공업과, 과거 '세이로'라고 불리우던 전국시대 병기가 관련되어 있다는걸 밝혀내는데....


작가가 허락하지 않아서 영상화가 늦어졌다는, 시마다 소지미타라이 시리즈 첫 번째 영화. 티빙에서 감상했습니다. 지난 연초에 감상했는데 리뷰가 늦었네요.

여러 사건이 등장해서 추리적으로 풍성하다는게 장점입니다. 아래 순서로 사건이 일어납니다.
  1. 고고 섬으로 6구의 변사체가 떠내려온다. 한편 후쿠야마 바다에서는 '수룡'을 목격한 사람들이 나타났다.
  2. 류진 폭포 부근에서 눈과 입이 꿰메어진 이비 부부와 그들의 죽은 아기가 발견되었다.
  3. 후쿠야마에서 외국인 여성 변사체가 발견되었고, 경찰은 사체를 옮기려던 외국인 무리를 검거했다.
  4. 역사 연구가 타키자와가 전국시대 병기 '세이로'의 존재를 알아냈다.
  5. 타키자와가 수상한 외국인과 부딪혔는데, 그는 이상한 알약을 떨어트렸다. 그 뒤 타키자와를 외국인 무리가 습격하려다 그녀의 저항으로 되려 추락사했다.
여기서 '외국인'들이 관련되어 있는 고고 섬 변사체, 후쿠야마 여성 변사체, 타키자와 습격 사건은 한 묶음입니다. 위험 약물을 제조 판매하던 외국인 무리가 관련자들 사체를 바다에 버렸고, 타키자와가 비밀을 눈치챘다 여기고 죽이려 했던 겁니다. 

이 사건들을 빼면 핵심 사건은 이비 부부 사건과 수룡의 정체, 두 가지로 중반 이후에는 두 사건, 그 중에서도 정통 추리물이라 할 수 있는 이비 부부 사건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이 사건은 아기 보모 타츠미가 실수로 아이가 추락사한걸 감추려고 유괴극을 꾸몄으며, 복수를 위해 이비 씨 가족을 감시하던 마키타 사장이 이를 눈치채고 부부마저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는게 진상인데 여러가지 단서, 복선을 나름 공정하게 보여주면서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습니다. 마키타 사장이 협박 편지를 남긴게 아니라서, 이비 씨에게 편지 내용을 읽어보라고 시켰고(내용 파악을 위해), 몸값 약속 시간도 선뜻 바꾸어 주었다는 등의 추리도 합리적이었어요.
'세이로'가 수룡이며, 이는 알고보니 잠수함이었다는건 역사 추리물 형태인데, 역사 속 기록과 연결하여 팩션처럼 전개하는게 재미있었습니다. 전국시대 병기가 흑선에 대항할 비밀무기로 기능한다는건 말도 안되지만, 잠수해서 흑선의 '외륜'만 노린다면 혹시? 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설득력도 있었고요.

영화 만듦새도 좋습니다. 특히 촬영이 아주 인상적이에요. 요새 영화에서 보는 선명한 조명이 아니라, 자연광을 쓴 듯 자연스럽고 다소 낮은 채도의 약간 오래 전 영화같은 화면을 보여주는데 굉장히 좋았어요. 작위적일 수 밖에 없는 추리물이지만 이런 자연스러운 화면이 그래도 생생함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촬영 덕분에 후쿠야마, 세토 내해 일대를 배경으로 삼는, 일종의 '여정 미스터리'로서의 가치도 높습니다.
주연 타마키 코지의 미타라이 연기는 본격물 탐정으로서의 모습에 충실해서 나쁘지 않았어요. 전형적이지만 이런 작품 속 탐정들이 뭐 대부분 그러하니까요. 만약 미타라이가 실제로 있다면 이렇게 생겼을 것 같다!는 이미지는 잘 전해줍니다.
하지만 추리면에서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습니다. 이비 부부 사건은 마키타 사정의 동기, 그리고 경찰 수사 부분에서 아쉽거든요. 단순 복수로 이런 엽기적인 범행을 벌인다? 설득력이 낮습니다. 아기가 이미 죽었다면 그 자체만으로 충분한 앙값음이 되었을텐데 말이지요. 외국인 수하들을 시켜 진작에 복수할 수도 있었는데 이런 기묘한 범행을 구태여 저지른 이유도 설명되지 못합니다. 이비 씨 가족을 꾸준히 감시해왔다는 설정, 성공한 사업자가 자기 공장에서 불법 의약품을 제조한 이유도 작품 내에서 조금 설명해주는게 좋았을 겁니다.
그리고 경찰은 이비 씨가 과거 과격한 환경 단체 시위를 했고, 그 시위 탓에 사이쿄 화학공업 관계자가 자살했다는걸 알아냈습니다. 그렇다면 자살자의 가족을 찾아 나섰다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을거에요. 영화에서처럼 '하나 뿐인 아들의 행방은 지금 알 수 없다'며 대충 흘려보낸다는건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도 마지막에 잠수함 세이로를 마키타 사장이 타고 도주하던 화물선에 충돌시켜 멈추는 장면은 뭔가 했습니다. 이유도 알 수 없고, 당황스럽기만 했거든요. 이렇게까지 해서 화물선을 멈춰야할 이유도 없었으니까요.

이렇게 단점이 없지는 않으나, 미타라이 시리즈 팬이라면 즐길만한 작품인건 분명합니다. 2시간 남짓한 상영시간동안 저는 충분히 즐거웠어요.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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