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주신 분들께 안내드립니다.

2020/12/19

회사 밥맛 - 서귤 : 별점 2.5점

 

회사 밥맛 - 6점
서귤 지음/arte(아르테)

독립 출판 작가인 서귤이 쓴 회사 생활 속 에피소드와 식사를 결합하여 풀어내는 짧은 수필들 30편에 관련된 4컷 만화들을 함께 수록하고 있는 에세이 생활툰 모음집.

저는 서귤 작가를 좋아합니다. <<환타스틱 우울백서>>를 빼고는 작가가 쓰고 그린 전작을 구입했으니 팬이라고 해도 되겠죠. 좋아하는 이유는 나도 이런데? 라는 동질감을 불러 일으키거나, 나도 할 수 있겠는데?, 혹은 내가 그래도 낫네! 라는 상대적 우월감을 심어주는 특유의 자학 개그가 딱 제 취향이기 때문입니다. 플러스펜 같은 걸로 대충 그린 듯한 그림도 이야기에 아주 잘 어울리고요. 아래 이야기처럼요.
이 책은 만화보다는 수필이 메인이지만 글들도 역시 서귤 작가의 감성이 잘 살아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야근, 회사 내 불편한 인간 관계 등 무거운 이야기를 여전한 자학 개그로 무겁지 않게 풀어가는 감성은 역시나 일품이었어요. 읽다보니 남의 일 같지 않은 이야기가 많아서 공감도 많이 되었고요. 서귤 작가는 회사 생활 7년차이고, 저는 20년이 넘은 직장인이라 단순 비교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직장인들이 느끼는 감정은 다 비슷할테니까요. 회사 냉장고 얼음을 훔쳐먹는 얼음 도둑 이야기처럼 제가 직접 겪은 에피소드가 있을 정도입니다. 역시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구나 싶네요.
함께 수록된 4컷 만화도 여전히 재미있었어요. 4컷 만화만 따져도 120편이 수록되어 있는 셈이니 양도 풍성해서 마음에 들고요.

그러나 비슷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되는 탓에 좀 지루한 부분도 없지는 않습니다. 이전 <<책낸자>>에서 부터 이어져 내려온 설정과 내용들이라 이전 작품을 읽었던 독자라면 더 비슷하다고 생각할거에요. 일상 속 이야기 외에 중요한 회의 중 급작스럽게 화장실을 가야 한다던가, 터키에서 성추행범을 만난다던가 하는 비일상적인 이야기도 있기는 합니다만 상대적으로 비중은 적습니다.
다음 책도 이런 내용이라면 선뜻 구입하지는 않을듯 합니다. 책의 볼륨에 비하면 가격도 다소 과한 측면이 없지 않고요. 그래서 별점은 2.5점입니다.

덧 1 : 서귤 작가의 직장이 좀 의외였습니다. 이전 단행본을 봤을 때에는 큰 회사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구내 식당에다가 기숙사가 딸려있는 연수원에 고과 체계도 완벽하게 갖춰진 대기업이더라고요. 보통 이런 직장에서 근무하면 책을 내는 등 별도의 영리 활동이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는데, 어떤 회사인지 좀 궁금해집니다.
덧 2 :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복면 작가인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유튜버까지 하시더군요? 더더욱 궁금합니다. 이 정도면 투잡 수준이 아니잖아요?
덧 3 : 책 안에서는 아이돌 P군을 좋아한다고 되어 있고 간략한 정보만 드러내는데, 인스타그램을 가 보니 워너원의 박지훈 군 실명을 써 놓았더군요. 그냥 책에서도 이름을 쓰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네요.
덧 4 : 팬이라고 자칭하지만 <<환타스틱 우울백서>>를 구입하지 않은 이유는, 예전에 <<우울증 탈출>>을 읽었던 탓입니다. 남이 앓은 우울증에 대한 투병기는 아무리 개그 작가가 그리더라도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는걸 깨달았거든요.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