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녀전설 1 - 호시노 유키노부 지음, 강동욱 옮김/미우(대원씨아이) |
좋아하는 작가 호시노 유키노부의 단편집.
요녀 (妖女)의 사전적 의미는 '요사스러운 여자'입니다. 요망하고 간사한 데가 있는, 한마디로 사람 마음을 가지고 놀 줄 아는 악녀를 뜻하지요. 제목만 보고 이렇게 사람 마음을 흔들어 조종하고, 그래서 파멸을 불러오는 여자들이 나오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요녀'와는 관계없는 작품이 더 많습니다. 수록된 8편의 단편 중 제목에 값하는 작품은, 질투심 때문에 젊은 여인을 죽이려다가 파멸하는 귀족 여성이 등장하는 <<메두사의 머리>> 와 젊은 여성을 이용하는 늙은 흡혈귀 여성의 이야기인 <<카르밀라의 영원한 잠>> 두 편 뿐입니다.
조금 폭을 넓혀 본다면 일본 인형극 용 인형이 감정을 가져 연주가와 동반 자살한다는 <<히다카가와>>, 설녀가 다가오는 빙하기에서 인간을 구하기위해 후손을 남기려 한다는 <<만가>>는 여성형 크리쳐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순애보나 드라마에 가까와서 요녀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래도 이 정도는 아슬아슬하게 요녀 커트라인선인데, 나머지 작품들은 아예 '요녀'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재미라도 있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고요.
<<월몽>>은 카구야 히메의 SF 변주인데, 일본 전래 동화를 소재로 한 탓에 전혀 와 닿지 않았습니다. 높이 평가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일본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는 그렇게까지 높이 평가할 이야기는 아니라 생각됩니다. 마을에 찾아온 여인과 화가를 마녀로 몰아 죽인다는 <<로렐라이의 노래>>는 히틀러와 엮은 결말이 영 억지스러웠고요.
아라비아의 로렌스와 마타 하리가 타이타닉호에서 라스푸틴과 추격전을 벌인다는 이야기인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 체사레 보르자의 몰락이 루크레치아가 칸타렐라를 로마 시내에 뿌린 탓이라는 <<보르자 가의 독약>>은 간단한 줄거리 요약만 보셔도 아시겠지만 내용이 어처구니를 쌈싸먹은 수준이라 아쉽습니다. 그나마 두 작품 중 <<보르자 가의 독약>>이 이야기의 완성도로는 조금 더 낫기는 합니다. 특유의 기발한 아이디어로 실제 역사를 가지고 노는 팩션 전개는 돋보이고요. 문제는 루크레치아를 무슨 성처녀처럼 그린 것과 칸타렐라가 전염병의 숙주같은 존재였다는 설정입니다. 루크레치아가 오빠와 놀아나는 등 문란한 행각을 벌였다는건 역사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고, 칸타렐라는 '삼산화비소' 였을거라는게 대부분 역사가들의 추측이니까요. 다 빈치의 등장과 결말 역시 무리수였습니다.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1.5점. 제목에 부합하고 내용도 괜찮았던 작품은 <<카르밀라의 영원한 잠>> 딱 한 편입니다. 다른 작품들은 여러모로 완성도도 부족하고 기대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2권이 있다는데 찾아보게 될 것 같지는 않네요.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1.5점. 제목에 부합하고 내용도 괜찮았던 작품은 <<카르밀라의 영원한 잠>> 딱 한 편입니다. 다른 작품들은 여러모로 완성도도 부족하고 기대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2권이 있다는데 찾아보게 될 것 같지는 않네요.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