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대기 - 이종철 지음/보리 |
'까대기'는 택배 상하차 일을 일컫는 말로 이 작품은 만화가를 꿈꾸는 주인공 이바다가 까대기 알바를 하면서 꿈을 이루어가는 이야기입니다.
까대기 알바를 하면서 만났던 여러 사람들, 까대기 알바 중에 있었던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펼쳐지는 와중에 이바다가 꿈을 이루기 위해 보내는 치열한 삶의 묘사가 담담하게 그려진게 인상적입니다. 굉장히 평면적인 구도, 묘사, 전개로 일관하고 있거든요.
나쁘게 말하자면 극적인 드라마는 거의 없긴 한데, 저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과장된 묘사와 억지스러운 눈물 짜내기가 없었기 때문이에요. 오히려 이바다의 긍정적이고 치열한 모습과 택배 상하차 알바의 실상이 담담한 묘사를 통해 더 설득력있게 다가온 것 같아요. 결국 데뷰라는 꿈을 이루는 순간마저도 담담할 정도입니다. 겨울철 까대기 알바 중 너무너무 힘들지만 '눈물 대신 콧물만 나온다' 는 식으로 달관과 유머가 느껴지는 이야기들도 좋았고요.
악역이 거의 없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어요. 처음 일했던 중소 택배회사 지점장이 사실상의 악역이지만 비중은 적으며, 그나마의 악행도 이바다에게 타격을 입히는건 거의 없거든요. 짠돌이이자 문제를 일으키기 싫어서 일하다 쓰러진 택배기사를 위한 구급차를 부르기 망설였다는 장면은 선명한 악의를 드러내지만, 이 장면에서는 등장하지도 않습니다.
아, 매력적인 악역의 존재를 부정하는건 아닙니다. 단, 일상계 만화로 일상 속 에피소드가 그려지는 작품에서 강력한 악역이 나오는건 비현실적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그렇게 사악하고 나쁜 사람이 있었다면, 이바다는 아르바이트 하는 마당에 오래 근무했을리가 없잖아요? 무슨 노예 계약을 한 것도 아니고요.
나는 과연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는가, 사람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사는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제 별점은 2.5점입니다. 앞으로 이바다, 아니 이종철군의 앞길에 꽃길만 펼쳐지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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