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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3

살인 카드 게임 - 제임스 패터슨 / 조은아 : 별점 1점

살인 카드 게임 - 2점
제임스 패터슨 지음, 조은아 옮김/북플라자

내 소개를 하지. 이름은 딜런. 저명한 심리학 교수지. 어느 날, 아름답고 당찬 여형사가 학교로 나를 찾아왔지. 그녀는 대뜸 내게 피 웅덩이 위에 쓰러진 피해자의 사진을 보여주었어. 맙소사, 사진 속 모습이 얼마나 참혹한지 역겨움이 들 지경이었어. 그녀는 범인이 시신 옆에 트럼프 카드 ‘킹’을 두고 갔다고 설명했어. 남기고 간 카드로써 다음 희생자를 예고하는 연쇄 살인 게임이 시작된 거야. 나는 그녀를 도와 범인을 잡는 수사에 참여하기로 했지. 그런데 빌어먹을! 놈은 그런 우리를 비웃듯이 교묘한 방법으로 살인을 계속 저질렀어. 과연 이 살인 카드 게임의 종착지는 어디일까?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인용)
미국의 인기 작가 제임스 페터슨의 신작. 제임스 페터슨 작품은 아주 오래 전 몇 권 읽어보았는데 사실 좋았던 기억은 없습니다. 그래도 세월이 흐른 만큼 뭔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살짝 기대를 했습니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역시나 실망이었습니다. 그것도 그냥 실망도 아니고 왕실망이었어요.

미치광이 연쇄 살인마와 주인공이 대결하는 작품은 너무나도 많습니다. 살인마가 특정 소재 - 동요라던가, 타로 카드라던가... - 로 살인 예고를 한다는 작품도 많고요. 무작위로 보였던 피해자들에게 무언가 공통점, 패턴이 있다는 이야기도 굉장히 흔합니다. 그렇다면 이야기에 무언가 특별한걸로 차별화된 재미를 선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차별화된 재미 요소는 전무하다시피 합니다. 그나마의 노력은 주인공 캐릭터의 설정 뿐입니다. 주인공 딜런 라인하르트 교수는 예일대의 이상 행동 분석 교수로 정신 감정 전문가이자 전직 CIA요원, 거기에 아이를 입양하려고 하는 게이 부부의 남편! 이거든요. 파트너격인 엘리자베스 니덤은 게이마저도 반할만한 매력적인 여성이라는 점에서 그에 뒤지지 않고요. 그런데 이게 과연 재미요소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헐리우드 영화같기는 한데 딱히 이야기와는 별 상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이렇게 캐릭터를 구성하기 위한 여러가지 이야기에 시간과 노력을 낭비한 덕에 이야기는 구멍 투성이입니다. '트럼프 카드'로 다음 피해자를 예고한다는 핵심 설정부터 억지스러워요. '클로버 킹'이 뉴욕 클럽의 왕으로 군림했던 두번째 피해자를 나타낸다는 것, 그리고 '하트 퀸'이 여성 흉부외과 전문의를 가리킨다는 정도만 아슬아슬하게 괜찮은 수준이며 그 외에는 전부 무리수입니다. 예를 들어 하트 2가 두명의 불륜 남녀를 가리킨다? 그 대상자는 뉴욕에 수만명은 될 겁니다. 킹스맨 재판 관련자라는 조건이 걸리더라도 둘의 불륜을 어떻게 알아낼까요? 최소한 경찰은 알아내기가 불가능했을 겁니다.

그래도 억지스럽지만 피해자들을 어떻게든 알아내기는 합니다. 허나 범인보다 앞서가고자 할 때마다 간발의 차이로 항상 범인이 앞선다는 식상한 이야기가 반복됩니다. 너무 뻔해서 놀랄 정도였어요. 그리고 이렇게 범인에게 계속 뒤진다면 경찰이 딜런 교수에게 협조를 요청할 이유도 없죠. 실제로 딜런 교수가 사건 해결을 위해 한 일은 거의 없습니다. 피해자들 모두 악인들로 킹스맨에게 재판받았다는 공통점을 찾아내고, 진범이 엘리야 티미츠라는걸 눈치챈 뒤 그라임스 기자에게 달려간 정도만 경찰보다 빠른 정도죠. 하지만 이건 무의미한 행동이었습니다. 엘리야 티미츠는 그라임스 기자를 죽일 생각이 없었으니까요. 어차피 킹스맨 판사가 범인이 아니라는게 밝혀진다면 그의 자동차, 옷을 손에 넣을 수 있었던 유일한 인물인 엘리야 티미츠가 범인이라는게 드러나는건 시간 문제였고요. 마지막에 시장을 구하는 활약? 범인이 죽기전 '나를 야구장으로 데려다 주오'를 부르고 손목에 문신이 새겨졌다는 정도로 무언가 행동을 벌인다는건 억지 아닐까요? 그야말로 작위적인 전개의 끝판왕 느낌이었습니다. 즉, 딜런 교수의 유일한 활약은 총상을 입은 엘리자베스를 구한게 전부입니다. 

범인 엘리야 티미츠의 설정과 그의 범행들도 억지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경찰에 특별한 연줄도 없고, 대단한 기술을 배우지도 않은 흑인 청년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복잡하고 거대한 살인 계획을 경찰보다 앞서 실행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전무합니다. 그냥 어릴 때 부터 다이너마이트와 피를 가까이하면서 살았는게 고작이에요. 전직 경찰이었다, 전직 무슨 요원이었다는 등으로 어떻게든 설득력을 갖추고자 하는 시도는 없습니다. 등장도 급작스러워서 반전의 묘미도 없고요.

한마디로 독서에 들인 시간이 아까운 수준입니다. 별점은 1점입니다. 리뷰를 쓰기도 아깝지만 다른 피해자 (?) 분들을 막기 위해 몇 자 적습니다. 앞으로 두 번 다시 제임스 페터슨의 소설은 손에 대지도 않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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