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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5

인크레더블 2 (2018) - 브래드 버드 : 별점 3.5점



14년만에 찾아온 후속편. 놀랍게도 제가 14년 전 감상했던 전편의 리뷰를 이 블로그에 남겼었더군요. 그때는 결혼도 하기 전이었는데 아내, 딸과 함께 감상하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당시 리뷰에 댓글을 달아주신 잠본이님이 아직 건재하신 것에도 무척 감사드리고 싶네요. 이글루스를 앞으로도 오래오래 지켜 주시길.

작품의 상세 줄거리와 내용은 다른 분들이 많이 올려주시고 해서 구태여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재미있게 감상했습니다. 확실히 잘 만든 작품이더군요.
특히 엘라스티 걸 헬렌의 활약 장면들이 정말로 놀라웠습니다. 바이크를 타고 질주하며 자기 부상 열차를 멈추는 씬은 속도감과 공간감이 엘라스티 걸의 초능력과 잘 결합된 그야말로 명장면이었어요.
또 다양한 능력의 슈퍼 히어로들이 나와서 액션을 보여주는 것도 좋았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는 딱히 없지만 시각적으로 화려하고 합도 잘 짜여져 시각적 쾌감이 상당했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프로존이 대활약하는 것도 마음에 든 점이고요.

하지만 전편과 비교해 볼 때 미스터 인크레더블의 비중이 대폭 감소한 건 아쉬웠습니다. 일단 단독 액션씬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전편에서는 홀로 옴니드로이드를 격파하고, 나중에 도시를 습격한 거대 옴니드로이드의 약점 (자신의 무기로 부술 수 있다!)을 간파하여 해치우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데 말이죠.
또 이렇게 단순히 액션씬에서의 비중만 감소한 것도 아닙니다. 초반부 언더마이너와의 싸움에서 일격을 당해 큰 위기를 불러온다던가, 헬렌은 척척 해낸 아이들 돌보기마저도 제대로 못 해서 며칠 잠도 못 잘 정도로 고생하고 어려움에 처하는 장면은 한심해 보이기까지 했어요. 근육질 마초 남성이 아이들 돌보기를 힘들어 한다는 흔해빠진 코미디 영화와 별로 다를게 없었고요. 그나마 자력으로 성장하는 모습, 가족의 화합을 디즈니스럽게 그린 묘사는 괜찮았지만 역시나 전형적인 부분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합니다.

반대로 앞서 말씀드렸듯 엘라스티 걸 헬렌의 비중이 대폭 상승한 것에 더하여, 전편에서는 민폐 캐릭터에 가까왔던 바이올렛의 변신과 비중도 대단히 커졌습니다. 사실 헬렌은 전편에서도 굉장히 능력있고 적극적인 여성으로 그려졌기에 비중이 커진걸 대단한 변신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바이올렛은 정말이지 제작진의 의도가 아닌가 느껴질 정도입니다. 수동적으로 몸을 숨기고 방어막에 집중했던 전편에서는 상상도 못했을 (작중 시점에서는 고작 3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세뇌당한 보이드와의 결투 (심지어 이기기까지!) 에 더해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는 "컨트롤 타워" 역할까지 수행하니까요. 뭘 노린건지는 모르겠지만 약간 씁쓸하기도 하네요. 이는 전편에서 제대로 스피드스터의 모습을 보여주며 각성한 대쉬가 개인 단독 액션 장면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완전한 쩌리로 전락한 것과 일맥 상통하겠죠.

그래도 이 모든 것은 시대가 변했고 제가 늙었기 때문에 느낀 감상일 뿐, 재미있고 좋은 작품이라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슈퍼 히어로물의 팬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꼭 한 번 보아야 할 작품이에요. 별점은 3.5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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