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도감 - 보즈콘냐쿠 지음, 방영옥 옮김/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321개에 달하는 스시 (초밥)를 재료별로 고퀄리티의 사진과 각종 정보와 함께 저자의 평을 곁들여 한 페이지, 또는 반 페이지로 구성하고 있는 제목 그대로 스시 도감입니다.
재료에 대해 간략하지만 필수적인 정보 (제철, 어떻게 먹으면 맛있는지 등)가 잘 정리되어 있으며 "최고가", "고가", "보통", "저가" 로 구분하여 명확한 값어치를 알려주는 식으로 유용한 정보도 많아요.
무엇보다 재미 요소는 만화나 각종 컨텐츠에서 접해보기만 했지 실제로 보거나 먹어본 적은 없는 신기한 재료와 초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맛의 달인>> 에서 이사무가 먹고 눈물을 흘렸던 청새치 초밥이라던가, 역시나 <<맛의 달인>> 에서 생선을 착각해서 망신당할 뻔한 오오하라 사장을 구해주는 에피소드에 등장한 자바리 (구에) 로 만든 초밥 등등 이름만 친숙한 재료가 가득합니다.
또 이런 것도 초밥으로 먹나? 싶은 재료도 눈에 뜨입니다. 회로도 먹기 힘든 다금바리라던가, 군대에서 가장 저렴한 반찬으로 등장했던 임연수어 등이 그러하죠.
이렇게 많은 초밥 중 맛보고 싶은 걸 몇 개 꼽아본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저자가 천년에 한 번 맛볼 수 있는 진미라는 황적퉁돔 (센넨다이) 초밥, 결점이 없는게 결점이라고 할 정도로 완벽할 뿐 아니라 가격도 저렴한 편인 청황돔 (고로다이) 초밥, 재산을 탕진할 정도로 맛있다는 쥐노래미 (아이나메) 초밥, 태평양의 최고급 새우로 초밥 1개 가격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싸서 어시장에서도 '살면서 한 번쯤 초밥으로 먹어보고 싶다'는 포도 새우를 우선 꼽고 싶네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단골 초밥집에 들러서 "오늘은 포도 새우 하나 쥐어 주세요"라고 말할 때가 오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모든 분들이 재미를 느낄만한 책이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책을 들고 다니면서 어디서든 유용하게 찾아보라고 소프트 양장 실 제본 방식으로 제작했다는 책 소갯글을 보면 초밥을 먹으면서 한 장씩 내용을 찾아보고 감탄하며 정보와 함께 진짜 맛을 음미하도록 하는게 주 용도가 아닌가 싶군요. 아니면 초밥집에 비치해 놓던가요. 하지만 휴대하기에는 조금 크고 무겁다는 점은 좀 아쉽습니다. 차라리 문고본 사이즈였다던가 이 책의 정보를 바탕으로 초밥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면 훨씬 나았을 것 같아요. 조금 범위를 확장하면 해산물 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말이죠. AI를 활용해서 사진만 찍으면 정보를 제공해 준다던가, 예산을 입력하면 근처 어떤 제철 초밥을 어디서 몇 개 정도 먹을 수 있는지 알려준다던가 하는 식의 서비스를 붙이면 충분히 수익이 나지 않을까요?
하여튼 별점은 2.5점. 모든 분들께 권해드릴만한 그런 책은 아닙니다만 초밥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 보셔도 괜찮을 듯 합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