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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9

미스터리 작가를 위한 법의학 Q&A - D.P. 라일 / 강동혁 : 별점 2점

미스터리 작가를 위한 법의학 Q&A - 4점
D. P. 라일 지음, 강동혁 옮김, 강다솔 감수/들녘

전문의이자 미스터리 작가이기도 한 저자 D.P 라일이 미스터리 작가들을 위해 운영하는 자문 사이트에 올라온 질문과 답변을 정리하여 모아 놓은 책.

실제 작품에 사용하기 위한, 굉장히 실용적(?) 인 질문이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저에게는 '독물'에 대한 정보들이 아주 유용했는데 예를 들어 사막에서 표류하는 사람의 죽음을 앞당기기 위한 물질은? 이라는 질문에 등장하는 알코올 관련 이야기는 인상적이에요. 맥주를 예로 들어 알코올은 이뇨제처럼 작용한다고 설명하는데 아주 그럴듯했거든요. '라식스' 라는 약을 사용하면 큰 효과를 볼 것이라는 정보와 함께 말이죠.
흰독말풀이 효과적인 독극물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도 유용합니다. 악취도 심하고 맛도 지독하지만 먹일 수만 있다면 굉장히 유독하다고 하니까요. 술에 섞으면 좋을 것이라는 조언도 있고요. 비슷하게 쉽게 구하 수 있는 벨라도나, 독미나리, 디가탈리스, 사리풀 등에 대한 정보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항상 궁금했던, 수은 온도계의 수은이 정말로 유독한지에 대한 답도 나와 있습니다. 실제로 유독하며 섭취보다는 증기로 만드는게 더 강력하다는군요. 이런 위험한 물질을 어린 시절 가지고 놀았다니! 놀랍기만 할 뿐입니다.
그 외에도 베타 차단제라는 일련의 약품은 스트레스 반응을 무디게 하여 거짓말 탐지기를 무력화 시킬 수도 있다던가, 담수 익사와 염수 익사의 구분 방법, 협죽도를 먹으면 고양이가 중독되는지 여부 등 관심이 있다면 쓸만한 정보가 많아요. 실제로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그런 내용들이 가득하니까요.

독물 외에도 평상시 궁금했던 내용도 많아요. 그 중에서도 알코올 섭취로 동사를 막을 수는 없다와 표류 중 소변을 마시는 건 생존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의외라 기억에 많이 남네요. 베개를 이용한 질식 살인이 굉장히 효과적이라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을테고요. 같은 이치로 다양한 시신 유기 방법에 대한 정보도 읽을만 했습니다.

하지만 문제라면 읽으면서 재미를 찾기는 힘들다는 점입니다. 물어보는 사람한테만 궁금한 이야기가 대부분이고, 답변도 원론적인 의학적인 사식에 기반한 내용이기에 재미있을리가 없지요. 내용도 별다른 가공없이 인터넷 사이트를 그대로 옮겨놓은 느낌이고요. 차라리 정보를 기반으로 한 작품과 함께 소개하는 식으로 재미를 더하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요? 이대로라면 작가 지망생을 위한 일종의 자료집에 불과해 보일 뿐이에요.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정말로 미스터리 작가를 지망한다면, 혹은 사람이 죽는 과정이라던가 방법에 관심이 많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구태여 구해 읽을 필요는 없습니다. 내용도 어차피 인터넷으로 찾을 수 있는 내용들이 많으니까요. 설령 이 책을 읽지 못했다 하더라도 미스터리 작품을 쓰는데 큰 문제는 없으리라 확신합니다. 의사들만 미스터리 작품을 쓰는 건 아니잖아요?

덧붙이자면, 책의 성격은 굉장히 애매한데 "추리, 호러 관련 독서" 로 분류합니다. 추리 소설을 쓰기 위한 일종의 참고서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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