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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7

퍼시픽 림: 업라이징 (2018) - 스티븐 S. 디나이트 : 별점 2점




출장 중 비행기에서 본 영화도 이제 떨어져 가는군요. 거대 괴수와 거대 로봇이 격돌하는 남자아이의 꿈 같은 영화 속편입니다. 

일단 전작에 비해 거대 로봇 예거의 액션 장면만큼은 절대적으로 늘었습니다. 모든 액션이 야간이 아니라 주간에 벌어진다는 것도 큰 특징이고요. 덕분에 시각적인 볼거리는 더 많았습니다.
또 이미 끝난 줄 알았던 카이주와의 전쟁이 다시 시작되는 상황과 급작스러운 전투로 예거 기지와 조종사들이 많이 망가지고 다쳐서 주인공과 제자들이 출격할 수 밖에 없는, 일종의 성장기스러운 과정 묘사도 나쁘지는 않았어요. 원전격인 일본 애니메이션스러운 느낌도 나고 말이죠.

하지만 좋은 작품이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이유는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과 매력이 무엇인지를 간과한 제작진과 감독 탓이에요. 손가락 하나만 움직여도 느릿느릿이지만 그야말로 거대한 쇳덩어리가 움직이는, 중력과 무게가 압도적으로 느껴졌던 전작에서의 느낌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예거들이 붕붕 날아다니면서 가볍고 잔망스러운 액션을 펼치고, 예거들의 특수 무기들도 철퇴를 제외하면 하나같이 가볍기 짝이 없는 등 거대 로봇 액션물답지 않은 묘사들은 전반적으로 실망스러웠어요. 빌딩 숲 속에서 싸우기는 하지만 거대함이 영 느껴지지 않는 촬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한마디로 사람이 인형탈을 뒤집어 쓰고 몸을 날리는 특촬물같았달까요?

또 거대 로봇의 액션이 핵심이고 스토리나 캐릭터는 부수적이라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쳐도 주인공이 도둑에서 갑자기 레인저 전사로 거듭나는 과정의 설득력이 전무하고, 악역으로만 보였던 샤오가 갑자기 주인공의 조력자로 거듭난다는, 기묘할 정도로 중국 돈냄새가 물씬 나는 식의 이야기는 정말이지 최악이에요. 전편의 히로인 마코의 허무한 퇴장도 아쉬웠던 점이고요.

뉴턴 박사가 카이주에게 지배당해 샤오, 그리고 인류를 배신하는 설정 하나만큼은 괜찮았는데 이 설정을 축으로 샤오는 등장시키지 말고 그냥 예거와 예거 개발자, 레인저 들 만으로 이야기를 푸는게 훨씬 나았을 겁니다.

그래서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2점. 돈을 들인 티는 나는 만큼 시간을 죽이기 위한 킬링타임용으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기는 합니다. 허나 또 보라고 하면 글쎄요... 후속편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별로 기대가 되지 않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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