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후지코 후지오 컴비 (그 중에서도 A인 마가 미치오)를 모델로 한 장편 만화. 전 4권짜리 애장판으로 전체 연재분에서 <<입지편>>, <<청운편>>, <<야스나로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한 권당 900 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을 통해 마가 미치오와 사이노 시게루가 만화가를 꿈꾸다가 데뷰하고, 성공 가도를 달리지만 스스로의 과욕과 실수로 쓰디쓴 좌절을 맛본 후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구하기는 오래 전에 구해 놓았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다가 올해 들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워낙 방대한 양이라 독파하는데 꽤나 시간이 걸렸네요.
"만화가가 나오는 만화는 재미있다!"라는, 제가 만든 말이 있습니다. 대표격인 <<바쿠만>>, <<아오이 호노오>> 외에도 개그 만화인 <<호에로 펜>>, <<만화가의 사랑>>, <<만화가와 어시스턴트>>, <<월간 순정 노자키군>> 등등 만화가가 나오는 만화는 뭐 하나 빼 놓기 어려울 만큼 재미있었으니까요. 하라 히데노리의 <<언제나 꿈을>>은 조금 취향과 다르긴 했지만 뭐 나쁘진 않았고요.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다른 작품들 못지 않게 재미있었습니다! 어린 컴비가 만화가로 데뷰하고 연재작을 이어간다는 부분은 <<바쿠만>>에 가까운데 거장의 실제 경험이 뒷받침된 덕에 큰 설득력을 갖추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물론 오바타 다케시와. 컴비도 경험이야 있었겠죠. 허나 이 작품을 그린 후지코 후지오 A는 본인 스스로 만화의 거장일 뿐 아니라 초창기 시절을 데즈카 오사무, 이시노모리 쇼타로, 아카츠카 후지오 등 토키와 장을 중심으로 현대 일본 만화 거장들과 함께 한, 굉장히 특별하면서도 그야말로 역사적인 인물이니 비교가 안돼죠.
게다가 후지코 후지오 컴비 및 토키와장 멤버들의 당시 작품들이 함께 소개되는데 이 역시 아주 볼만합니다. 특히 후지코 후지오 컴비의 초기작은 집대성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충실하게 수록되어 있습니다. 학생 때 습작인 <<작은 권총왕>>에서 시작하여 후지코 후지오 컴비의 단행본 데뷰작 <<유토피아 최후의 세계 대전>>, 최초의 잡지 개제 <<서부의 어딘가에>>, 최초의 의뢰이자 별책인 <<3인 형제와 인간 포탄>>, 최초의 연재 <<4만년 표류>>, 초기 창작 방법을 엿볼 수 있는 <<백마가 온다>>, 상경 전 마지막으로 그린 의뢰작 <<선풍도시>>, 세미 다큐멘터리 터치로 그린 <<해발 6천미터의 공포 (히말라야의 설인)>>과 <<남부전선 이상 없다>>, 상경 이후 최초로 각자 동시 진행한 소년클럽 의뢰작 <<콘크리트 정글>> (후지코 후지오 A)와 만화 동화 <<사자와 꼬마 사슴>>, 상경 후 첫 정식 연재작 <<해저인간 메바루>>, 처음으로 가혹한 프로의 일정에 도전하게 된 <<치비와카마루>>, <<장미와 반지>>, 이후 연재작 <<밤의 왕자님>>, <<세계와 싸운 소년>>, 땜빵으로 그린 첫 스포츠 만화 <<철권의 분노>> 등등등 정말 수많은 작품이 등장합니다. 장편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편 감상이 가능한 수준으로 말이죠. 컴비의 작품 외에도.신만화당 합작물인 <<4개의 시계>>, <<도감 시리즈>> 등도 충실하게 수록되어 있습니다.
또 작품 자체가 후지코 후지오 컴비의 활동을 다루기에 단순히 소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품들이 어떤 과정에서 탄생되고 완성되었는지도 자세하게 알려줍니다. 마가 미치오의 개인 경험을 토대로 그려내었다는 <<꼬마 권총왕>>, 급작스러운 폭설로 놀랐던 경험이 바탕이 되어 살아있는 눈 괴물(?)을 그려낸 <<백마가 온다>>, 영화 <<아스팔트 정글>>을 감명깊게 본 후 갱스터 만화를 그려야겠다!고 생각하여 작업한 <<콘크리트 정글>> 등이 그러합니다.
이외 모든 작품 시작 전 관련 노트를 만들고 줄거리와 캐릭터 설정을 적어놓는데 꽤 그럴듯하더라고요. 앞으로 저도 따라해 봐야겠다 싶을 정도로요.
다른 등장 작가들의 작품도 풍성합니다. 유명 작가의 등장 시 짤막한 소개를 곁들이는 정도가 많지만 적극적으로 이야기에 개입하는 작품도 제법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정글 대제>>입니다. 두 컴비가 처음 데즈카 오사무를 만날 때 신연재물로 그리기 시작하고, 후일 마가가 급한 도움 요청으로 마지막화의 어시스턴트로 참여한다는 식으로 말이죠. 아마도 실화겠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드라마틱하다 생각되더군요.
또 <<만화 소년>>, <<모험왕>>, 등등 당대 유수의 잡지들과 출판사, 편집자 들도 다수 등장하여 극의 흐름예 동참하는데, 이러한 점은 <<바쿠만>>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물론 편집자는 마감 독촉 및 원고 수령 밖에는 딱히 하는게 없긴 하지만..
그리고 짧은 기간 (약 2년?)이지만 마가의 신문사 근무 중 진행한 각종 일러스트와 광고 도안, 만화도 아주 인상적입니다. 그림 실력 및 디자인 감각이 정말 빼어나더라고요. 이게 정말 갓 고등학교 (작중 중학교)를 졸업한 신입의 솜씨라니! 확실히 거장, 천재의 편린이 엿보이는 작업물들이었어요. 만화가 아니라 이쪽, 산업 미술 쪽으로 매진하였어도 충분히 디자인 사에 이름을 남기지 않았을까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아울러 당대 (1950~60년대)를 잘 그려낸 여려가지 디테일들도 좋습니다. 영화가 유일한 취미로 보이는 컴비가 감상하는 여러가지 영화들 (<<베라크루즈>>, <<아스팔트 정글>>, <<위대한 환영>>, <<제 3의 사나이>>, <<너의 이름은>> 등등등....), 증기 기관차를 이용한 출퇴근과 도쿄 상경, 전화가 드문 시절의 전보와 공중전화를 이용한 연락, 산보 등을 통해 보여지는 당시의 거리 풍경들 모두 굉장히 흥미로왔습니다.
당시 두 컴비의 여러가지 일상 생활 묘사도 재미있습니다. 상경 전 학창 생활에 대한 상세한 묘사에서 시작하여 첫 하숙집 좁은 방에 대한 묘사, 매일매일 프랑스 빵과 우유 등으로 때우는 식사, 가끔 나가는 산책 등 모든 부분이 디테일하면서도 푸근하고 따뜻하게 그려지거든요.
거의 악역이 등장하지 않고 멘토인 데즈카 오사무와 도키와장의 큰 형님격인 테라오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은 컴비를 도와주지 못해 안달난 사람으로 보이는 등 이야기도 모두 푸근하고 따뜻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중학교 때의 담임 선생님을 들 수 있습니다. 만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옹호해주고 그 꿈을 위해 노력하라는 조언을 해 주는 선생님이라니! 놀랍기만 할 따름입니다. 첫번째 하숙집의 주인인 마가의 백부도 역시 만화는 잘 모르지만 컴비의 꿈을 위해 아무런 조건 없이 토키와장의 보증금으로 거금 3만엔을 선뜻 빌려주겠다고 할 정도고요.
그러나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은 시대 착오적인 작화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원고 마감에 맞추지 못하는 사고를 치는 장면이 계속 되는 식으로 극적인 사건은 자주 반복되어 지루합니다. 주로 꿈이긴 하지만요. 또 청춘물이기도 해서 마가의 상대역 여성을 등장시키는데... 뭔가 관계가 이루어질 것 처럼 떡밥만 던져놓지 제대로 된 드라마를 그리지 못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는 않았어요. 이렇게만 등장할거면 분량 낭비에 불과하죠.
그래도 읽는 재미는 충분했습니다. 제 별점은 3점입니다. 한국에 번역되어 출간될 가능성은 없지만 어떤 식으로든 소개되면 좋겠습니다.
그나저나 읽다보니 이 때가 축복받은 시대가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비록 먹고 살기는 좀 힘들고 척박한 시기지만 젊은 혈기와 열정은 보답받는, 잡지사에 원고를 보내거나 들고 가면 원고가 실리고, 급하게 땜빵이든 뭐든 어떻게든 작업을 할 수 있는 그러한 시대로 소개되기 때문입니다. 수요에 비하면 공급이 부족해 보였기에 열정만 있다면 어떻게든 데뷰 자체는 좀 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리 재미있는 만화라 하더라도 데즈카 오사무 혼자 6~7개 잡지 모두에 연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이니까요. 두 컴비는 20대 초반, 테라오는 20대 중반, 데즈카 오사무도 20대 후반에 불과한 청년들인데 당대 만화계를 짊어진다는 설정을 볼 때 정말로 만화가가 없지 않았나 싶어요.
물론 철야 등의 혹독한 환경 속에서 꿈과 열정을 잃지 않는 두 컴비의 노력, 그리고 결과물의 완성도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던 것은 분명합니다. 아무런 정보도, 어시스턴트 한명 없이 한달에 100페이지가 넘는 원고를 스토리부터 전부 스스로,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만 그려내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니까요. 초기작의 스토리가 영화나 서적에서 따온 것이 많은 이유도 아이디어 구상에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없는 환경 탓이 커 보였습니다. 다른 신만화당 멤버들이 대체로 잊혀진 것에 반해 후지코 후지오, 이시노모리 쇼타로, 아카츠카 후지오 등이 지금도 거장으로 남은 이유는 이러한 환경을 극복하고 꾸준히 히트작을 내 놓는 실력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죠. 즉 한마디로 '노력하는 천재가 시기를 잘 만났다'는 것이 정답일 것 같습니다.
"만화가가 나오는 만화는 재미있다!"라는, 제가 만든 말이 있습니다. 대표격인 <<바쿠만>>, <<아오이 호노오>> 외에도 개그 만화인 <<호에로 펜>>, <<만화가의 사랑>>, <<만화가와 어시스턴트>>, <<월간 순정 노자키군>> 등등 만화가가 나오는 만화는 뭐 하나 빼 놓기 어려울 만큼 재미있었으니까요. 하라 히데노리의 <<언제나 꿈을>>은 조금 취향과 다르긴 했지만 뭐 나쁘진 않았고요. 이 작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다른 작품들 못지 않게 재미있었습니다! 어린 컴비가 만화가로 데뷰하고 연재작을 이어간다는 부분은 <<바쿠만>>에 가까운데 거장의 실제 경험이 뒷받침된 덕에 큰 설득력을 갖추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물론 오바타 다케시와. 컴비도 경험이야 있었겠죠. 허나 이 작품을 그린 후지코 후지오 A는 본인 스스로 만화의 거장일 뿐 아니라 초창기 시절을 데즈카 오사무, 이시노모리 쇼타로, 아카츠카 후지오 등 토키와 장을 중심으로 현대 일본 만화 거장들과 함께 한, 굉장히 특별하면서도 그야말로 역사적인 인물이니 비교가 안돼죠.
게다가 후지코 후지오 컴비 및 토키와장 멤버들의 당시 작품들이 함께 소개되는데 이 역시 아주 볼만합니다. 특히 후지코 후지오 컴비의 초기작은 집대성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충실하게 수록되어 있습니다. 학생 때 습작인 <<작은 권총왕>>에서 시작하여 후지코 후지오 컴비의 단행본 데뷰작 <<유토피아 최후의 세계 대전>>, 최초의 잡지 개제 <<서부의 어딘가에>>, 최초의 의뢰이자 별책인 <<3인 형제와 인간 포탄>>, 최초의 연재 <<4만년 표류>>, 초기 창작 방법을 엿볼 수 있는 <<백마가 온다>>, 상경 전 마지막으로 그린 의뢰작 <<선풍도시>>, 세미 다큐멘터리 터치로 그린 <<해발 6천미터의 공포 (히말라야의 설인)>>과 <<남부전선 이상 없다>>, 상경 이후 최초로 각자 동시 진행한 소년클럽 의뢰작 <<콘크리트 정글>> (후지코 후지오 A)와 만화 동화 <<사자와 꼬마 사슴>>, 상경 후 첫 정식 연재작 <<해저인간 메바루>>, 처음으로 가혹한 프로의 일정에 도전하게 된 <<치비와카마루>>, <<장미와 반지>>, 이후 연재작 <<밤의 왕자님>>, <<세계와 싸운 소년>>, 땜빵으로 그린 첫 스포츠 만화 <<철권의 분노>> 등등등 정말 수많은 작품이 등장합니다. 장편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편 감상이 가능한 수준으로 말이죠. 컴비의 작품 외에도.신만화당 합작물인 <<4개의 시계>>, <<도감 시리즈>> 등도 충실하게 수록되어 있습니다.
또 작품 자체가 후지코 후지오 컴비의 활동을 다루기에 단순히 소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품들이 어떤 과정에서 탄생되고 완성되었는지도 자세하게 알려줍니다. 마가 미치오의 개인 경험을 토대로 그려내었다는 <<꼬마 권총왕>>, 급작스러운 폭설로 놀랐던 경험이 바탕이 되어 살아있는 눈 괴물(?)을 그려낸 <<백마가 온다>>, 영화 <<아스팔트 정글>>을 감명깊게 본 후 갱스터 만화를 그려야겠다!고 생각하여 작업한 <<콘크리트 정글>> 등이 그러합니다.
이외 모든 작품 시작 전 관련 노트를 만들고 줄거리와 캐릭터 설정을 적어놓는데 꽤 그럴듯하더라고요. 앞으로 저도 따라해 봐야겠다 싶을 정도로요.
다른 등장 작가들의 작품도 풍성합니다. 유명 작가의 등장 시 짤막한 소개를 곁들이는 정도가 많지만 적극적으로 이야기에 개입하는 작품도 제법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정글 대제>>입니다. 두 컴비가 처음 데즈카 오사무를 만날 때 신연재물로 그리기 시작하고, 후일 마가가 급한 도움 요청으로 마지막화의 어시스턴트로 참여한다는 식으로 말이죠. 아마도 실화겠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드라마틱하다 생각되더군요.
또 <<만화 소년>>, <<모험왕>>, 등등 당대 유수의 잡지들과 출판사, 편집자 들도 다수 등장하여 극의 흐름예 동참하는데, 이러한 점은 <<바쿠만>>이 떠오르기도 하네요. 물론 편집자는 마감 독촉 및 원고 수령 밖에는 딱히 하는게 없긴 하지만..
그리고 짧은 기간 (약 2년?)이지만 마가의 신문사 근무 중 진행한 각종 일러스트와 광고 도안, 만화도 아주 인상적입니다. 그림 실력 및 디자인 감각이 정말 빼어나더라고요. 이게 정말 갓 고등학교 (작중 중학교)를 졸업한 신입의 솜씨라니! 확실히 거장, 천재의 편린이 엿보이는 작업물들이었어요. 만화가 아니라 이쪽, 산업 미술 쪽으로 매진하였어도 충분히 디자인 사에 이름을 남기지 않았을까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아울러 당대 (1950~60년대)를 잘 그려낸 여려가지 디테일들도 좋습니다. 영화가 유일한 취미로 보이는 컴비가 감상하는 여러가지 영화들 (<<베라크루즈>>, <<아스팔트 정글>>, <<위대한 환영>>, <<제 3의 사나이>>, <<너의 이름은>> 등등등....), 증기 기관차를 이용한 출퇴근과 도쿄 상경, 전화가 드문 시절의 전보와 공중전화를 이용한 연락, 산보 등을 통해 보여지는 당시의 거리 풍경들 모두 굉장히 흥미로왔습니다.
당시 두 컴비의 여러가지 일상 생활 묘사도 재미있습니다. 상경 전 학창 생활에 대한 상세한 묘사에서 시작하여 첫 하숙집 좁은 방에 대한 묘사, 매일매일 프랑스 빵과 우유 등으로 때우는 식사, 가끔 나가는 산책 등 모든 부분이 디테일하면서도 푸근하고 따뜻하게 그려지거든요.
거의 악역이 등장하지 않고 멘토인 데즈카 오사무와 도키와장의 큰 형님격인 테라오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은 컴비를 도와주지 못해 안달난 사람으로 보이는 등 이야기도 모두 푸근하고 따뜻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중학교 때의 담임 선생님을 들 수 있습니다. 만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옹호해주고 그 꿈을 위해 노력하라는 조언을 해 주는 선생님이라니! 놀랍기만 할 따름입니다. 첫번째 하숙집의 주인인 마가의 백부도 역시 만화는 잘 모르지만 컴비의 꿈을 위해 아무런 조건 없이 토키와장의 보증금으로 거금 3만엔을 선뜻 빌려주겠다고 할 정도고요.
그러나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조금은 시대 착오적인 작화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원고 마감에 맞추지 못하는 사고를 치는 장면이 계속 되는 식으로 극적인 사건은 자주 반복되어 지루합니다. 주로 꿈이긴 하지만요. 또 청춘물이기도 해서 마가의 상대역 여성을 등장시키는데... 뭔가 관계가 이루어질 것 처럼 떡밥만 던져놓지 제대로 된 드라마를 그리지 못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는 않았어요. 이렇게만 등장할거면 분량 낭비에 불과하죠.
그래도 읽는 재미는 충분했습니다. 제 별점은 3점입니다. 한국에 번역되어 출간될 가능성은 없지만 어떤 식으로든 소개되면 좋겠습니다.
그나저나 읽다보니 이 때가 축복받은 시대가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비록 먹고 살기는 좀 힘들고 척박한 시기지만 젊은 혈기와 열정은 보답받는, 잡지사에 원고를 보내거나 들고 가면 원고가 실리고, 급하게 땜빵이든 뭐든 어떻게든 작업을 할 수 있는 그러한 시대로 소개되기 때문입니다. 수요에 비하면 공급이 부족해 보였기에 열정만 있다면 어떻게든 데뷰 자체는 좀 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리 재미있는 만화라 하더라도 데즈카 오사무 혼자 6~7개 잡지 모두에 연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이니까요. 두 컴비는 20대 초반, 테라오는 20대 중반, 데즈카 오사무도 20대 후반에 불과한 청년들인데 당대 만화계를 짊어진다는 설정을 볼 때 정말로 만화가가 없지 않았나 싶어요.
물론 철야 등의 혹독한 환경 속에서 꿈과 열정을 잃지 않는 두 컴비의 노력, 그리고 결과물의 완성도가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던 것은 분명합니다. 아무런 정보도, 어시스턴트 한명 없이 한달에 100페이지가 넘는 원고를 스토리부터 전부 스스로,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만 그려내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니까요. 초기작의 스토리가 영화나 서적에서 따온 것이 많은 이유도 아이디어 구상에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없는 환경 탓이 커 보였습니다. 다른 신만화당 멤버들이 대체로 잊혀진 것에 반해 후지코 후지오, 이시노모리 쇼타로, 아카츠카 후지오 등이 지금도 거장으로 남은 이유는 이러한 환경을 극복하고 꾸준히 히트작을 내 놓는 실력이 뒷받침 되었기 때문이죠. 즉 한마디로 '노력하는 천재가 시기를 잘 만났다'는 것이 정답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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