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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1

2차대전의 마이너리그 - 한종수 : 별점 3점

2차대전의 마이너리그 - 6점
한종수 지음, 굽시니스트 그림/이미지프레임


2차 대전 중심에 있지는 않았지만 전화에 휘말려 국가의 운명이 바뀐 3국에 대해 상세하게 정리한 전사 - 미시사 서적.

3개국은 폴란드핀란드이탈리아를 말합니다. 핀란드는 '겨울 전쟁'이라는 묵직한 한방이 있기에 실패만 반복한 폴란드, 이탈리아와 같이 엮이는 것은 조금 적절치 않아 보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겨울 전쟁' 외에는 잘 몰랐던 내용이 대부분이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재미 뿐 아니라 타산지석으로 삼을만한 내용들이 많기도 하고요.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순간의 이익과 과거의 영광에 눈이 멀어 전쟁에 휩쓸린 뒤 열강들의 정치적 농간에 의해 국가가 거의 패망해 버린 폴란드, 전 국민이 일치단결하여 국가를 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성공한 핀란드, 그리고 무능한 지도자 때문에 그나마도 부족한 자원을 순차적으로 소모하고 비웃음거리가 된 이탈리아 모두에서요.

이 중에서도 폴란드 이야기는 여러모로 안쓰럽더군요. 독일과 소련에게 점령당한 것이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이후 2차 대전 동안 패망한 국가라는 서러움에도 불구하고 연합군을 위해 굉장히 많은 피를 흘렸는데도 불구하고 열강, 특히 영국에게 너무 뒷통수를 세게 맞거든요. 대접을 받기는 커녕 배신이나 당하다니... 이에 비하면 소련이 카틴 숲 학살을 일으켰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독일과의 전쟁을 위해 이를 외면하는 미국과 영국의 깨알같은 협잡질은 배신 축에도 못 낄 수준이에요.
또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도자였던 브와디스와프 시콜스키, 그리스의 메탁사스가 급작스럽게 사망한 후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버린 흐름은 유능한 지도자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해 주고요.

이러한 교훈 외에도 제목 그대로 마이너리그이기에 잘 알지 못했던 각종 전사를 읽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몇가지 예를 들자면 우선 폴란드 기병대의 전설(?)을 꼽고 싶네요. 기병대가 전차에 돌격했다는 이야기는 비웃음거리로 이런저런 매체에서 접해보았었는데 이 책에서는 말 그대로 소문일 뿐 그들의 전과는 혁혁했다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하기사 영국 경기병대의 돌격도 아니고, 자동화기가 보편화된 시기에 전차대를 향해 자살과 같은 공격을 했을 리가 없죠...
그리고 이탈리아 군대는 비웃음거리에 가깝지만 그래도 로마 군단의 후예임을 알려주는 용맹한 병사들도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UDT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수동 어뢰 특공대원 라펜느 대위 (백작)의 활약이라던가 어린 시절 TV 명화극장에서 보았던 영화 <<엘 알라메인>>에도 등장했던 이탈리아 폴고레 사단의 용맹한 전과가 그러합니다.

그 외에 등장하는 소소한 이야기거리들도 볼거리에요. 특히나 시콜스키 수상의 비행기 사고사는 처칠의 명령에 의한 영국 정보부의 행위일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음모론은 아주 그럴싸 했습니다.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굽시니스트의 만화도 적당히 볼만 했고요.

결론내리자면 별점은 3점. 출처 등의 자료적 가치를 높이는 내용이 부족하고 책의 만듬새가 마음에 들지 않아 조금 감점하지만 재미와 교훈을 함께 주는 좋은 전사 - 미시사 서적입니다. 2차대전에 관심이 있으신 모든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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